[법&콘텐츠] '일본판 우영우'…이시코와 하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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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목 콘텐츠평론가·영화제 프로그래머
입력 2022-08-1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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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시코와 하네오 - 그런 일로 고소합니까?>

  •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와 태생적으로 비교될 수밖에 없는

  • 닮은 듯 다르게, 소시민의 법적 고충에 주목하는 소재

  •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법정공방보다 '원만한 해결'을 우선하다

  • 일본 '리갈 드라마'의 정통성을 잇는 신작

이시코와 하네오 - 그런 일로 고소합니까? [사진=TBS]

◆소리 소문 없이 등장한 일본 법정 드라마
전국이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열풍 속에 휩싸여 있는 한국에 변호사 사무소를 배경으로 천재 변호사와 주변 사람들이 등장하는 일본 드라마 한 편이 방영되기 시작했다. '이시코와 하네오', 부제는 "그런 일로 소송합니까?"다. 물론 우영우 열풍에 편승하려고 제작된 드라마는 아니다. 일본 역시 '리갈 하이'처럼 공전의 히트를 친 법정물('리갈 드라마'라 불린다)의 전통은 유서가 깊으니. 하지만 비슷한 시기에 상영 중인 두 드라마는 비교되지 않을 수 없는 운명인 것도 사실이다.

기본 설정은 이렇다. 변호사인 아버지를 두고 있는 이시다 쇼코는 '패러리걸', 즉 법률사무원으로 아버지의 사무소에서 근무 중이다. 마침 아버지가 허리를 다치는 바람에 사무소에 새로 하네오카 요시오 변호사를 영입하게 되고, '이시코'와 '하네오' 콤비는 매회 다양한 사건을 해결하게 된다. 그런 가운데 둘은 각자가 갖고 있던 콤플렉스와도 마주해 헤쳐 나가며 점점 극복해간다는 성장물 속성도 엿보인다.

이시다 쇼코는 도쿄대학교 법학부를 수석으로 졸업했지만 5회까지 응시할 수 있는 사법시험에서 4번 낙방한 상태다. 마지막 한 번만 기회가 남은 상태에서 그녀는 시험 응시를 포기하고 아버지인 우시오 변호사의 법률사무소 보조원으로 일하는 중이다. 지나칠 정도로 성실하다 못해 머리가 돌처럼 단단하다는 뜻의 '이시코'란 별명으로 불릴 정도다. 법률지식이 빵빵하지만 정작 법률사무원은 변호사를 지원할 수밖에 없기에 정의감 불타는 이시코는 답답한 일이 한둘이 아니다.

하네오카 요시오는 우영우처럼 한번 본 건 사진을 찍은 것처럼 전부 기억할 수 있는 '포토 그래픽 메모리' 능력을 가졌다. 사법시험도 단 한 번에 합격한 수재지만 '고졸'이다. 미국 대학에 진학했지만 중퇴했기 때문이다. 그 역시 성적은 무척 뛰어나지만 실제 현장 실적은 좋게 평가받지 못했다. 기억력은 절대적으로 뛰어나지만 임기응변 능력이 약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항상 일거수일투족을 미리 계산하고 메모해둬야 한다. 그리고 남들에게 자기가 어떤 이미지로 비치는지 '브랜딩'에 목숨을 거는 캐릭터다.
 

이시코와 하네오 - 그런 일로 고소합니까? [사진=TBS]

◆콤비가 선보이는 소박한 휴머니즘의 시공간
이들은 워낙에 호인인 디시코의 부친 우시오 와타로 변호사가 무료 상담을 남발하는 바람에 운영이 빠듯한 변호사 사무소 유지를 위해 고군분투하면서 썩 돈이 안 되어 보이는 의뢰를 아주 성실히 수임을 받는다. 에피소드마다 핵심이 되는 사안들을 보면 알 수 있다. 카페에서 핸드폰 충전하다가 벌어진 절도죄, 초등학생이 엄마 핸드폰으로 게임을 하다 발생한 신용카드 결제 취소 건, 영화 불법 업로드로 저작권법 위반, 뺑소니 여부를 둘러싼 구호 의무 위반 다툼 등인데 하나같이 수임료는 얼마 되지 않고 들어갈 품은 만만찮은 것들이다.

그런데 우시오 변호사에겐 신조가 있다. 법률 서비스란 근본적으로 성실히 사는 사람들이 위기에 처했을 때 '우산'이 되어줘야 한다는 것이다. 딸 이시코는 사무소 살림을 책임지며 달마다 그달 넘기기 팍팍한 운영난에 허덕이는 중이다. 주요 원인은 사람 좋은 아빠가 툭하면 무료 상담을 가져오기 때문이다. 그럴 때마다 눈을 흘기지만 우시오 변호사는 천하태평이고 이시고 또한 그 순간만 빼면 늘 성심으로 해결에 노력한다.

하네오는 늘 의뢰인 사정보다 자기 맘대로 의뢰를 진행해 버리곤 한다. '누가 뭐래도 내 갈길 가는' 타입이 도드라지는 캐릭터다. 그렇지만 예전의 큰 사무소에서 자리를 잡지 못하고 나온 뒤 갈 곳 없던 그를 받아준 우시오 변호사에게 감복된 그는 큰 틀에서 점점 그 신조에 녹아들게 된다. 그저 재판에서 양형을 위한 법리에만 매몰되는 게 아니라 현장을 발로 뛰고 상황을 자기 눈앞에 펼쳐진 것처럼 이해하려 현장 조사를 강조한다. 그래서 실제 의뢰절차 진행과는 다소 동떨어지지만 은근히 탐정물의 속성도 제법 보여주는 편이다.

드라마는 일본 드라마 특유의 아기자기한 코믹풍으로 흐르고 로맨스 느낌도 서서히 드러나긴 하지만 의외로 법률 관련 내용 전달에 충실한 데다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심이 상당히 반영된다. 생활법률 수준의 에피소드들은 매회, 사건 자체는 피식 웃음이 날 법한 소재들이지만 막상 개인이 당하면 어찌할 바를 모르고 낭패를 볼 것들이다. 아쉽게도 치열한 법정 공방을 선보이는 정통파 법정 드라마는 아니지만, 사건의 경위와 파장에 대한 묘사는 충분히 설득력이 있고 평범한 시청자들이 관심을 가질 법한 것들이다. 그리고 친절하게 마지막 에필로그마다 해당 에피소드 관련 법안 최신 상황을 업데이트해준다.
 

이시코와 하네오 - 그런 일로 고소합니까? [사진=TBS]

◆한·일 양국의 변호사 주인공 드라마 비교체험
'이시코와 하네오'는 비슷한 시기에 방영되어 센세이션을 일으키고 있는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와는 많은 부분 비교되지 않을 수 없는 운명이다. 제법 유사한 주인공들의 조화와 배경 등이 딱 그런 조건이다. 하지만 우영우 변호사를 연기한 배우 박은빈의 인생 연기가 만개하고 자폐 스펙트럼 장애에 대한 세밀한 묘사가 크게 호평받고 있긴 하지만 정작 외형상 해당 장르인 법정물 측면에선 그만큼의 찬사를 얻어내지는 못하고 있다. 대단한 인기에 따른 안티 발생 측면도 일정부분 존재하겠지만 구조적 한계도 지적되는 부분이다.

기본적으로 국내 로펌 중에서도 김앤장에 이어 업계 2~3위를 다투는 법무법인 태평양과 광장이 드라마 속 우영우가 근무하는 한바다, 그리고 깊이 연관된 태산의 모티브가 되었음은 (비록 제작진은 사실관계를 언급하지 않고 있지만) 법조계 내에선 많은 이들이 추측하는 부분이다. 거기에 서울대 법대와 로스쿨 출신의 주요 등장인물들이 개인사적으로도 서로 엉키는 전개는 절륜한 배우들의 연기로 중화되기는 하지만 ‘팩트’만 놓고 보면 꽤 위화감 드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말 그대로 주인공은 자폐 장애만 빼면 모든 걸 다 갖춘 만능형 천재에 가깝기 때문이다.

반면에 '이시코와 하네오'의 더블 주인공은 조금 더 현실적으로 결핍이 명확한 존재들이다. 물론 이 드라마의 두 주인공도 결코 평범하다고 우기긴 힘든 인물들이다. 이시코는 학력만 이야기하면 중학생들도 '와' 하며 경외심을 드러낸다. 그 덕분에 정작 변호사인 하네오가 의기소침해질 정도다. 하지만 낙방 콤플렉스로 제대로 실력을 발휘 못하는 캐릭터다. 그리고 하네오는 한국과 비슷하게 학벌과 인맥 따지는 문화가 기승을 부리는 일본 법조계 내에서 철저히 아웃사이더일 수밖에 없는 존재다.

그리고 무엇보다 둘 다 혼자 떨어져서는 온전히 실력 발휘를 할 수 없는 조건이다. 이시코는 변호사가 아니기 때문에, 그리고 하네오는 (우영우와 비슷하게) 응급상황 대처가 안 되고 당황해하는 콤플렉스를 갖고 있다. 그래서 서로 도움과 지원이 절실하다. 우영우 캐릭터가 주인공 원톱을 주변 인물들이 혼신을 다해 조력하는 체제라면, 이시코와 하네오는 좀 더 전형적인 버디물의 파트너에 가깝다. 또 대형 로펌이 아닌 작은 사무실이다 보니 ‘권모술수’형 캐릭터는 들어갈 틈이 없다.

이시코와 하네오가 있는 사무소는 변호사가 사실상 한 명, 법률사무원 한 명에 (두 번째 에피소드부터) 아르바이트 한 명이 추가된 아주 작은 사무실이다. 사건 의뢰인들도 첫 번째 에피소드에선 직장 내 따돌림에 시달리다 좌천된 회사원, 두 번째 에피소드에선 자녀 학원 수강비를 마련하느라 퇴근 후 투잡을 뛰는 싱글맘인 것처럼, (사무소 모토에 딱 들어맞도록) 성실히 살지만 법의 허점과 각박한 사회현실에 피해를 보는 이들이다.
 

이시코와 하네오 - 그런 일로 고소합니까? [사진=TBS]

◆훈훈하지만 일본 사회 현실을 진단하는 주제 의식
돈이 안 되는 사건만 항상 수임이 들어오는 터라, 늘 장부만 보면 한숨이 나오다가도 의뢰받은 것 몇 배로 제대로 된 사건 해결을 위해 이들 콤비는 머리를 싸매고 도전한다. 물론 그 해결 과정이 손에 땀을 쥘 만큼 정교하고 치밀하지는 못하다. 그보다는 대개 우연과 요행, 감정에 호소하는 방법으로 실마리를 찾는 경우가 적잖아, 생활 드라마로서 실용적인 도움은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 비교우위인 듯하다. (아직 국내 공개 상황 때문에 2편밖에 에피소드를 접하지 못했지만) '이시코와 하네오'의 진행 내용은 좀 정신없을 정도로 산만하게 많은 사건이 중첩되긴 하지만 흐름에 따른 개연성은 그리 나쁘지 않다.

1) 직장 ‘갑질’ 119 신고 전화를 연상케 하는 1화
1회에선 처음엔 의뢰인이 자동차 정비공장에서 퇴근 후 귀가 전 이것저것 일을 처리하는 단골 카페에서 휴대전화 충전을 금지했음에도 몰래 했다는 경고장으로 사건이 시작된다. 중소자영업자들의 비명이 심심찮게 들려오는 우리 현실에서 온라인 키보드 배틀 터지기 딱 좋은 건수다.

그런데 척 봐도 과도한 피해금액 보상 청구다. 휴대전화 충전에 대한 보상금이 100만엔(약 980만원)이 될 수가 없다. 간단하게 해결될 줄 알고 합의를 위해 찾아간 카페 사장은 법대로 하자며 뻗댄다. 당황스러운 상황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사건의 진상은 금방 밝혀진다. 카페 공간을 임대 중인 건물주가 임대료를 독촉하자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사장이 건수를 잡은 것. 의외로 첫 사건은 싱겁게 끝나버릴 것 같다.

하지만 이야기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이시코와 하네요 콤비는 카페 사장에게 의뢰인에 대한 고소를 취하하는 대신에 카페 사장에게 건물주와의 임대료 협의 법률지원을 제안한다. 사장은 감사히 제안을 받아들이고 제대로 된 법률지원에 힘입어 ‘원만하게’ 문제가 해결된다. 카페에는 '휴대폰 충전 자유, 하지만 2시간 1음료 기준은 지켜주세요~'라는 합리적 내용의 안내문이 붙는다. 비록 문제해결 과정이 전형적으로 시련이 쌓여가다 요행에 힘입어 술술 풀려나가긴 하지만 요즘 한국 세태로 볼 때도 유쾌한 결말이긴 하다. 물론 실제 법정까지 가지도 않았다.

그리고 의뢰인의 또 다른 사연이 알고 보니 첫 번째 에피소드의 메인 소재였었다. 정비공장에서 일하지만 실은 카페 건너편 판매 영업소 직원이던 그는 실적을 강요하던 영업소장의 눈 밖에 나 누명을 쓰고 좌천당한 뒤 그를 돕던 유일한 동료가 고생하는 걸 알게 되어 카페에 죽치고 앉아 직장 내 학대의 증거를 수집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 사실을 알고 조력하는 콤비와 오히려 소장의 편에서 분위기를 교란시키는 다른 직원들의 각축이 이어진다.

액션에 가까운 활극이 펼쳐지는 가운데 주인공들의 분전으로 끝내 결정적 증거를 확보하는 데 이르지만 이때부터가 제법 의외적인 면모를 보인다. 능청스러운 변호사는 악당 역할인 영업소장에게도 회사의 무리한 실적으로 인한 과로 상담을 즉석에서 진행한다. 비현실적인 개그 장면일 수 있지만 그 바탕에 깔린 정서와 함께 ‘내부고발’에 대한 사회적 환기를 열변하는 주인공들의 설득 장면은 꽤 공감가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이시코와 하네오 - 그런 일로 고소합니까? [사진=TBS]

2) 입시경쟁 속에서 우리가 잃어버린 것들 2화
두 번째 에피소드는 입시경쟁과 연결된다. 남자 중학생이 어머니 명의의 휴대전화로 게임을 하다 신용카드로 20만엔(약 195만여원) 가까운 돈을 결제해버린 사건이다. 이시코와 하네요 콤비는 별것 아니라 생각한다. 미성년자의 행위능력 여부 때문이다. 하지만 게임회사에선 성인 인증 절차가 사전에 확인을 거쳤다며 환불을 거절한다. 그리고 소년에겐 말하지 않은 비밀이 많았다. 이 미스터리를 풀어나가는 과정에서 과열화된 부모의 기대와 아이들을 옥죄는 입시교육의 폐단, 그리고 부모 조건에 따라 구별 짓고 차별하는 아이들의 섬뜩한 모습과 피해의식이 줄줄이 튀어나온다('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어린이 해방군’ 에피소드와 비교해서 보면 재미있다).

미성년자 과금 결제 문제는 국내에서도 낯설지 않은 사안이다. 오히려 기업에서는 미성년자 보호라는 명목으로 기업 활동에 과도한 피해를 준다고 볼멘소리를 하기도 할 정도다. 하지만 거대 기업의 힘과 든든한 법률지원을 감안한다면 해당 현안에서 소비자 보호는 여전히 우선되어야 할 가치지만 하네오의 과거 동료는 별 관심이 없다. 우리는 책임을 면할 조치는 취해 놨으니 법대로 하자는 태도다. ‘인간의 얼굴’을 한 법은 설 자리가 없다는 식이다. 이에 대해 결국 이시코와 하네요 콤비는 직접 해당 게임을 ‘즐기며’ 공략방법을 연구한다. 서로 일 안 하고 게임을 하며 논다고 구박하지만 알고 보니 둘 다 치밀하게 실증적인 태도로 문제 해결에 노력했던 것.

'이시코와 하네오'의 전반적인 기조가 그렇지만 특히 이번 에피소드에서는 시청자들의 관심을 빨아들이기 딱 좋은 코드, 손에 땀을 쥐게 할 재판 결과를 만능열쇠처럼 활용하기보단 등장인물들의 화해와 갈등 해소에 주력하는 태도를 고수한다. 재판의 통쾌한 승리보다는 그 결과로 이뤄져야 할 사안 해결을 보자는 입장인 셈이다. 호오가 갈리겠지만 주말 드라마로선 미덕이 될 방향성이다.

결말의 산뜻함에도 불구하고 주요 사안은 현대 일본사회의 폐해를 정면으로 제기하는 것들을 직구로 다루는 편이다. 특히 전반적인 분위기가 그렇게 무겁지는 않은 드라마 특성에도 불구하고 2회에서 특히 ‘부모 뽑기’라는 살벌한 표현이 등장하는 대목에선 오싹해지지 않을 수 없다. 아이들의 기준에선, 미리 정하는 건 절대 불가능하지만 자신들의 미래에는 결정적인 조건이 되는 게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인 세상이다. 그런 조건에 따른 운수를 본인들이 그렇게 표현하는데 한국의 (금·흙)수저 논쟁을 생각하면 결코 그냥 지나치기 힘들다. 에피소드의 사건 해결도 그와 상통하는 결말로 이어진다.
 

이시코와 하네오 - 그런 일로 고소합니까? [사진=TBS]

◆법정물의 서로 다른 방향을 제시하는 신작 드라마들의 매력
현대인들이 다양한 미디어에 노출되고 전통적 사회관계 대신 씨줄 날줄로 새로운 유형의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과정에서 히트작 드라마나 영화가 대중에게 미치는 파급력은 크다. 더 이상 일회성으로 간과할 수 없게 된 지 오래다. 물론 적지 않은 사람들은 고단한 일상에 지친 심신을 풀어주는 차원으로 해당 드라마들을 즐기면 된다고 한다. 너무 복잡하게 의미를 부여하고 피곤하게 해석하지 말자며 사회적 해석에 거부감을 드러내기도 한다. 개인의 권리이니 마땅히 존중받아야 할 부분이다.

하지만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는 슈퍼히어로물의 금언을 떠올리면, 사회적 파장이 큰 만큼 일정한 공공성의 반영과 사회적 책임성은 배제할 수 없다. 흥미와 오락성 대 계몽과 교양이 서로 과잉되지 않게 적절히 조화를 이루며 현실에서 찰나의 도피를 넘어 실제 사회적 상황과 조응하며 더 나은 방향을 모색하는 것, 요즘 같은 답답한 세상에 놓칠 수 없는 과제가 될 테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사회적 현상’이 되면서 사회적인 인식개선과 관심 환기가 이뤄진 측면은 절대 작지 않다. 이 작품 역시 큰 반향은 아닐지언정 그런 기능을 수행할 것이다. 한·일 양국 간 사회적 이질감이 일정 존재하지만 의외로 두 나라의 유사점이 더 많기도 하다. 두 편의 드라마는 마치 사전에 계획된 것처럼 무척이나 상호보완적 면모를 띤다. '이시코와 하네오'는 우영우 신드롬과 일일이 비교하며 품평하기보다는 비슷해 보여도 좀 다른 지점을 경유해가며 만만찮은 흥미와 완성도를 선보이는 대중적 법정물이다. 이번 여름 동안 잠시 짬이 나는 시간을 충분히 투자할 만하다. 

[작품정보]
이시코와 하네오 - 그런 일로 고소합니까? -
2022|일본|리갈 드라마(10부작)
채널 TBS(일본), 채널W, 왓챠(대한민국)
제작 TBS
PD 아라이 준코
각본 니시다 마사후미
연출 츠카하라 아유코, 야마모토 타케요시
출연 아리무라 카스미(이시다 쇼코 역), 나카무라 토모야(하네오카 요시오 역),
아카소 에이지(오오바 아오 역), 사다 마사시(우시오 와타로 역),
오이데야스 오다(시오자케 케이스키 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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