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호 부총리가 지난 21일 은행회관에서 열린 세제발전심의위원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오른쪽은 손경식 위원장. [사진=연합뉴스]

얼마 전 세제 개편안이 발표됐다. 세금을 누구한테 얼마나 거둘 것이냐를 결정하는 것은 모두를 만족시킬 수 없다는 점에서 언제나 논란이 될 수밖에 없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특히 주식시장과 관련된 개정안들은 여러 면에서 아쉬움을 자아낸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아쉬운 점은 국내상장주식 양도소득세와 관련한 대주주 기준 완화 조항이다. 기존에는 상장주식 한 종목을 10억원어치 이상 가지고 있는 '대주주'들이 주식을 매도할 때 양도소득세를 과세했는데 이번에는 이 기준을 100억원으로 10배나 올렸다. 일각에서는 '대주주' 요건을 피하기 위해 연말에 주식을 무더기로 내다 파는 현상이 완화될 것이라는 점에서 주식시장에 긍정적일 것이라는 평가가 있다. 정부도 이와 관련해 '신규자금 유입 유도 등 주식시장 활성화'를 개정 이유로 언급했다. 그러나 누가 봐도 큰 손 투자자들에게 유리한 세제 개편임을 금세 알아차릴 수 있다. 즉 '부자 감세'다. 일반 서민이나 개인 투자자들 가운데 보유 종목을 모두 합쳐도 10억원이 넘는 사람은 거의 없다. 가뜩이나 현 정권과 여당은 돈 많고 힘 있는 이른바 '가진자'들을 위한 정당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지 않은가.
 
금융투자소득세 도입을 유예한 것도 논란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금융투자소득세란 주식과 채권, 펀드, 파생상품 등의 금융투자 상품에서 얻은 이자나 배당, 매매차익 등을 합산해서 일정 금액을 넘길 때 부과하는 세금이다. 지금까지는 앞서 언급한 대주주의 주식 양도분이나 비상장주식 양도의 경우에만 과세 대상이 되었으나 금투세가 도입되면 일반 주주들도 상장주식 양도소득에 세금을 내야 한다.

당초 내년 1월 1일부터 시작될 예정이었지만, 이번 개정안이 통과되면 2025년부터 도입된다. 금투세 도입을 두고서는 오래전부터 논란이 뜨거웠다. 주식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우려가 있지만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이 있다'는 대명제에 따라 세금을 부과해야 한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았다. 부동산 등 대부분의 자산에 양도소득세가 부과되고 있는 가운데 유일하게 상장주식(대주주 제외)에만 양도소득세가 부과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형평성이 문제되고 있는 것이다. 대선 전부터 `공정’을 핵심 가치로 내세웠던 윤석열 정부. 하지만 여기저기에서 공정의 가치와 어긋난 정책과 처신을 두고 말이 많다. 금투세 도입 연기도 공정의 가치와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증권거래세 인하 부분도 짚고 넘어가자. 앞선 두 가지 항목은 주식시장 관련 세제를 완화하는 방향이다. 하지만 증권거래세에 대해서는 이와는 반대 방향이다. 기존의 세율 인하 속도에 제동을 건 개정안이 제시됐다. 이는 현 집권 세력이 '주식양도세 폐지', 야당인 민주당이 '거래세 폐지'로 각각 자본시장과 관련된 기본 정책 방향을 잡고 있는 상황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그러면서 정부가 이번 증권거래세 인하 개정안에 대한 이유로 슬그머니 '주식시장 활성화 지원'을 집어넣은 것은 아무리 봐도 궁색하기 짝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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