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금리역전] "美 금리인상 영향 제한적"이라지만…당국 수장들 시장 변동성 대비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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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지 기자
입력 2022-07-28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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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입회장 내 스크린에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기자회견 모습이 비치는 가운데 트레이더들이 업무를 처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자이언트스텝(한 번에 0.75% 금리 인상)'을 단행하면서 한미 기준금리가 약 2년 반 만에 역전됐다.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 등 관계당국 수장들은 일단 "미국의 금리 인상 결정이 국내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라며 시장을 안정시켰지만 마냥 안심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는 분석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자본유출 가능성은 물론 원화가치 하락으로 인한 환율 상승이 소비자물가까지 연쇄적으로 파장을 일으킬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김주현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28일 서울 은행회관에서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었다. 미 연준이 27일(현지시간) 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1.50~1.75%에서 2.25~2.50% 수준으로 0.75%포인트 인상한 데 따른 대책 회의를 연 것이다. 

연준은 지난달에도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올렸다. 연준이 기준금리를 두 차례 연속 75bp(1bp=0.01%포인트) 이상 인상한 것은 1980년 11월과 12월 각각 300bp, 200bp 올린 이후 가장 큰 폭의 인상이다. 연준의 이번 결정으로 미국 기준금리가 한국의 기준금리(2.25%)보다 높아지는 역전 현상이 발생했다. 미국 기준금리가 한국보다 높아진 것은 2020년 2월 이후 약 2년 반 만이다.
"美 자이언트 스텝, 국내 금융시장 영향 제한적" 시장 안심시킨 당국

[사진=한국은행]

추 부총리는 "미국 연준의 결정은 대체로 시장 예상에 부합하는 수준"이라면서 "오늘 새벽 국제금융시장이 이번 FOMC 회의 결과를 무리 없이 소화함에 따라 국내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도 제한적일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그는 "한·미 정책금리 역전으로 외국인 자금 유출 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있지만 과거 세 차례 역전 상황에서 국내 외국인 증권투자자금은 순유입을 유지한 바 있다"면서 "우리 경제 펀더멘털과 글로벌 이벤트에 대한 적절한 대응이 자본 유출입에 더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추 부총리는 "우리 경제의 대외 건전성을 살펴보면, 견실한 경제성장과 재정건전성을 바탕으로 역대 최고 수준의 국가신용등급을 유지하고 있다"며 "충분한 수준의 외환보유액과 다층적 유동성 공급망 체계 등을 통해 위기 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안전판도 충분히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달 들어 외국인 자금이 주식·채권에서 순유입을 기록하고 있는 점이 그 방증이라고 부연했다.

한은도 이승헌 부총재 주재로 시장상황 점검회의를 개최해 미 FOMC 결과에 따른 국제금융시장 상황과 국내 금융‧외환시장에 미칠 영향을 점검했다. 이 부총재는 "이번 FOMC 회의에서의 정책금리 75bp 인상 등 통화정책 결정은 시장의 예상에 대체로 부합하는 것으로 평가됨에 따라 국제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다소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금융시장 일단 안도했지만···전문가들 "낙관할 수 없다"

28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이 전광판 앞에 서 있다. [사진=연합뉴스]

일단 간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시장의 예상대로 0.75%포인트를 올린 데 이어 다음 회의에서는 인상 폭이 축소될 수 있음을 시사하자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크게 회복해 원·달러 환율과 증시는 모처럼 만에 활기를 띠었다. 특히 환율은 이날 17.2원 내린 1296.1원에 장을 마감했다. 

그러나 마냥 낙관적으로 금융시장을 볼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통상적으로 금리가 역전되면 국내 경제에는 악재로 작용한다. 외국인 투자자 관점에서 원화 가치가 달러보다 하락하면 우리나라 주식과 채권 투자 가치가 떨어진다. 금리가 높은 미국보다 수익률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투자 가치가 떨어지는 만큼 자금을 빼내 다른 국가로 옮겨갈 가능성이 크다.

이는 원화 약세를 부추겨 원·달러 환율에 상승에도 영향을 미쳐 경제 악순환을 반복한다. 원·달러 환율이 올라 수입물가에 영향을 줄 경우 이는 결국 소비자물가로 전이된다. 소비자물가가 오를수록 인플레이션 압력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7월 소비자동향조사결과에 따르면 7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6월 3.9%보다 0.8%포인트 오른 4.7%로 집계됐다.

전문가들은 미 연준이 연말까지 계속 금리를 큰 폭으로 올리면 우리 시장에서 자금 유출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연말까지 한미 금리 역전 폭이 0.50%포인트 벌어질 경우 시장에서 자금이 유출할 가능성이 상존한다"고 분석했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연준의 공격적 긴축 우려 완화에 금융시장이 안도할 수 있으나 오는 9월에 인플레이션 지표들이 다시 불안정해지면 금융시장 변동성이 다시 확대될 가능성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당국도 "면밀 모니터링, 컨틴전시플랜 대응" 강조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8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비상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금융당국도 미국의 높은 인플레이션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미 연준의 금리인상 속도 및 폭에 대한 불확실성이 상존해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에 대비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추 부총리는 "정부 내 구축된 비상대응체계를 토대로 대내외 리스크 요인을 철저히 모니터링하는 한편 필요하면 부문별 컨틴전시플랜(비상계획)에 따라 선제적으로 대응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추 부총리는 "채권시장 변동성 확대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이미 마련한 회사채·기업어음(CP) 시장 안정조치를 차질 없이 시행하겠다"며 "채권시장이 과도하게 반응할 경우 정부의 긴급 국채 조기상환(바이백), 한은의 국고채 단순매입 등도 적절한 시점에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글로벌 투자자들의 국내 금융시장 접근성 제고에도 만전을 기하겠다"며 외환시장 선진화 방안을 3분기 중에 마련하고 세계국채지수 편입 노력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앞서 정부는 세계국채지수 편입을 위해 외국인(비거주자)이나 외국 법인이 우리나라 국채에서 지급받는 이자·양도소득에 대해서는 비과세를 적용하기로 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3일 기업 자금시장 안정화를 위해 기존 산업은행, 기업은행 등이 운영 중인 4개 회사채·CP 매입 프로그램의 운영 종료 시한을 내년 3월 말까지로 연장하고 수급 여건이 어려운 부문을 중심으로 최대 6조원을 추가 매입하겠다고 밝혔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금융시장 리스크점검회의에서 "유사시에 대비해 금융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외화채권을 활용해 해외에서 달러를 조달하는 방안을 추진할 것"이라면서 "금융회사의 자발적 거래를 통해 국내 외환시장 수급안정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국내은행이 국내 보험사로부터 외국국채를 차입한 후 해외시장에서 이를 담보로 RP매도를 통해 외화자금을 조달해 국내에 외화유동성을 공급하는 방식이다. 국내 주요 금융회사가 보유한 미 국채와 국제기구 채권 등의 규모는 344억6000만 달러로서 지난해 국내은행이 외화채권 발행과 중장기차입을 통해 조달한 외화자금(266억2000만 달러)의 129.5%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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