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국내 완성차 부품사들이 안팎으로 위기를 맞고 있다. 코로나 사태로 인한 원자재 가격 폭등과 완성차 제조사들의 차량 생산 감소 등 각종 악재로 인해 원가 부담이 치솟고 있다. 특히 중소 부품기업들은 이러한 상황으로 경영난이 가중돼 한시가 급한 미래차 연구개발(R&D)은 엄두도 못 내는 악순환이다.
 
◆車 부품사 영업이익률, 대기업 3.6%·중소기업 1.6%

27일 한국자동차연구원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으로 국내 완성차 부품업체 1300여 개 영업이익률은 평균 2.4%로 나타났다. 대기업은 3.6%, 중견기업은 2.1%로 평균치 안팎을 형성했지만 중소기업은 1.6%로 영업이익률에서 큰 차이를 보였다. 순이익률에서는 대기업 3.6% 중견기업 2.3%, 중소기업 1.4%로 중소기업 취약성이 더욱 두드러진다.

또한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 영업이익률은 3.8%, 비계열사는 1.9%로 계열사 이익률이 2배 높았다. 순이익률은 계열사 3.8%, 비계열사 2.0% 수준이다. 기업 규모별 부채비율에서는 대기업 48.1%, 중견기업 106.4%, 중소기업 151.1%로 중소기업 경영 안정성이 크게 떨어진다.

이러한 현상은 코로나 사태로 인한 원자재 수급 불안정과 운송비 폭등 등 환경 변화가 주된 요인이다. 여기에 대기업들은 규모의 경제로 외부 위험 요인을 최소화할 여지가 있지만, 중소기업들은 환경 변화에 이렇다 할 대응이 쉽지 않은 형편이다.

지난해 주요 자동차 원자재인 철, 알루미늄, 구리, 니켈 등은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해 급격한 상승세를 보였다. 차량 주요 원자재인 열연강판 가격은 전년 대비 170.7%, 냉연강판은 176.9%, 알루미늄은 42.2%, 구리는 49.8% 상승했다.

원자재 수입과 제품 수출도 운송비 급등에 수익성이 크게 훼손되고 있다. 자동차 부품 운송수단별 비중은 해상이 90%대로 압도적 비중이며, 지난해 해상운임비는 전년 대비 약 3배 이상 증가했다. 물량이 많지 않은 중소기업들은 물류비 고통이 심할 수밖에 없다. 

더욱이 완성차 제조사들은 원자재 가격과 운송비 상승 등 비용 증가를 차량 판매 할인 축소와 차량 가격 인상 등으로 일부 상쇄할 수 있지만, 부품 중소기업들은 완성차와 부품기업 간 수직계열과 통합구조로 인해 납품가 조정이 쉽지 않은 실정이다. 대기업과 중견기업은 납품가 조정에 대한 협상 여지가 있어도 중소기업은 특정 완성차 제조사와 1차 부품사에 대한 사업의존도가 높아 협상이 어렵다.

업계 안팎에서는 중소기업들이 낮은 수익성을 개선하지 못하면 이자 지불도 어려워져 파산이 급증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최근 쌍용자동차 협력업체 340여 개로 이뤄진 상거래채권단은 쌍용차 인수 예정자인 KG그룹 컨소시엄 측이 제시한 채권 변제율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력히 반발했다. 현금 변제율 6%는 중소 협력사들이 감내하기 힘든 수치라며 대출금 상환과 이자 부담에 따른 연쇄 도산을 불러올 것이라는 주장이다. 현 상황에 대한 중소기업들의 어려움을 간접적으로 반영하고 있다.
 

현대모비스 기술홍보관에 전기차 차체가 전시돼 있다. [사진=현대모비스]

◆늘어나는 미래차 인력 수요, 국내는 갈수록 줄어들어

경영 악화로 인해 미래차 부품 개발에 대한 중소기업 투자가 크게 줄어든 것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산업은행이 집계한 ‘설비투자계획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자동차 부품 총 설비투자액은 3조784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0% 줄어들었다. 부품 기업들의 투자 여력이 크게 줄었음을 보여준다. 이와 달리 같은 기간 완성차 제조사의 설비투자액은 3조504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3% 증가했다.

또한 부품 대기업과 중견기업은 매출액 대비 인건비 비중이 유지 내지 감소하고 있지만 중소기업은 인건비 비중이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이러한 차이는 자본 장비율 차이부터 외주 가공비를 통한 협력사 인력을 활용한 인건비 절약, 해외 직접투자 확대 등이 꼽힌다.

코로나 사태로 원자재와 부품 부족 사태를 겪은 완성차 제조사들이 자동차 가치사슬을 ICT 중심으로 재편하면서 중소기업들의 설 자리가 더욱 좁아지는 현상도 문제다. 공급망이 새롭게 재편되면서 기존 전통 부품기업들의 역할이 축소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만약 부품 중소기업들이 대거 도산하게 되면 국내 미래차 산업 전환이 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진단이다. 한국자동차연구원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자동차산업 취업자 수는 49만3000명(2020년)에서 40만6000명(2030년)으로 약 18% 감소할 전망이다. 그러나 미래차 산업기술인력 수요는 7만2000명(2020년)에서 10만8000명(2030년)으로 증가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내 부품기업 중 미래차 부품을 생산할 수 있는 기업은 매우 부족한 형편이기에 중소기업들에 대한 미래차 R&D 지원이 시급히 이뤄져야 한다”면서 “수익성이 악화된 중소기업들의 투자 부담을 덜어주고 미래차의 성공적 전환을 위해서는 정부의 자금 지원과 세제 혜택, 교육 훈련, 미래차 전략 품목 정보 제공 등 방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부의 중소기업 진흥책은 미래차 인력 수요 대비는 물론 국내 미래차 산업 주도권 경쟁으로 직결될 수 있어 산업 구조 개편을 서둘러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래픽=아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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