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5 우세종으로 '6차 유행' 조짐...제약바이오, 백신·치료제 개발 살아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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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권 기자
입력 2022-07-18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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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A2.75보다 BA.5 확산 빠를 것으로 예상...업계 대응 준비 '착착'

코로나19 신규확진자 수가 12주 만에 최다를 기록한 18일 오전 서울 양천구보건소에 마련된 선별진료소에서 한 시민이 검체 채취를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BA.5 vs BA2.75(켄타우로스)'
 
코로나19 재유행이 시작된 가운데 방역당국과 제약바이오업계가 우세종 예측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우세종을 예측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는 현재 코로나19 백신·치료제 효과가 변이에 따라 조금씩 떨어지고 있어서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 이런 현상 때문에 제약바이오 회사들 간의 연구 개발 경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 재유행으로 국내 기업들의 개발 분위기도 다시 살아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 BA.5 검출률 지속 확대...방역당국, 우세종 가능성 높게 점쳐
18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오미크론 하위변위 'BA.5'가 국내 우세종이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반면 켄타우로스의 경우 인도에서는 이미 우세종이 되는 등 감염속도가 기존 변이보다 3~7배 빠른 것으로 알려졌지만 아직 우세종으로서 국제 사회의 대응은 본격화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7월 첫째 주 BA.5 검출률은 35%로 직전 주보다 6.8%포인트 상승했다. 해외 유입 확진자를 포함한 국내 BA.5 검출률은 6월 넷째 주 10.4%에서 6월 다섯째 주 28.2%로 껑충 뛰었고 7월 첫째 주는 35% 수준으로 높아졌다.
 
BA.5는 면역 회피성이 좋고 전파력이 강한 게 특징이다. 면역 회피성이 뛰어나 기존에 코로나19에 걸리지 않은 사람은 물론, 이미 감염됐거나 백신을 접종해 어느 정도 면역력이 형성된 사람도 BA.5의 표적이 될 수 있다. BA.5는 숙주 세포에 달라붙어 면역세포에 의한 파괴를 피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방역 당국도 BA.5의 우세종 가능성에 무게추를 옮기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BA.5의 우세종 확인이 기존 변이 바이러스 중 가장 빠를 것으로 예상된다. 과거 사례를 보면 4월 4주차(4.29) 델타 국내감염 첫 확인 후 델타 검출률은 7월 3주차 48.0%, 7월 4주차 61.5%로, 7월 4주 우세종 확인까지 14주 소요됐다. 오미크론은 12월 1주차에 국내감염이 처음 확인됐으며 1월 3주차 50.3%로 우세종 확인까지 8주가 소요됐다.
 
실제 국내에서는 BA.5 유입 이후 재감염률이 늘고 있다. 코로나19 재감염률은 5월 첫째 주 0.58%에서 6월 다섯째 주엔 2.87%로 늘었다. 재감염률이 늘고 있다는 것은 이번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코로나19 백신이나 치료제의 효능이 크게 하락했다는 의미다.
 
모더나와 화이자가 올여름 생산을 앞두고 있는 오미크론 원형 변이 대응 백신도 BA.5와 BA.4에는 면역력이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버드대 부속병원 연구팀에 따르면 BA.1과 BA.2에 비해 BA.4와 BA.5는 백신이나 감염으로 얻은 중화항체(바이러스를 무력화하는 항체)를 감소시키는 능력이 3배 강한 것으로 관찰됐다. 하버드대 부속병원 연구팀 관계자는 "이런 결과는 백신 접종률이 높거나, 기존 감염자가 많은 집단에서도 코로나19 감염이 급증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일부 코로나19 치료제가 오미크론 하위 변이에도 효과가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화이자는 먹는 코로나19 치료제인 '팍스로비드'가 오미크론 하위 변이에도 효과가 있다고 발표했다. 화이자 측은 '팍스로비드'의 주요 성분 니르마트렐비르가 알파, 베타, 델타, 감마, 람다, 뮤, 오미크론 등을 포함해 우세한 코로나 우려 변이·관심 변이에도 강력한 항바이러스 활성을 보였다고 밝혔다.
 
이어 "오미크론 BA.4 및 BA.5 하위 변이체의 메인 프로테아제(단백질 분해효소)에서 발견되는 일반적인 변이는 BA.1과 일치하며, 이를 통해 BA.4 및 BA.5 하위 변이도 BA.1과 유사하게 니르마트렐비르에 취약할 것임을 알 수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이 1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정례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국산 백신·치료제, 개발 분위기 '변화 감지'...BA.5 타깃 '치료제', 분야 확장한 백신 개발 '탄력'
상황이 이렇게 되자 침체됐던 국내 제약바이오업계 백신·치료제 개발 분위기도 살아날 것으로 기대된다. 엔데믹 공식화를 앞두고 크리스탈지노믹스, 종근당, GC녹십자, 부광약품 등은 코로나 치료제 개발 사업을 중단한 바 있다.
 
현재 국내에서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을 이어오고 있는 기업으로는 일동제약, 제넨셀, 신풍제약, 현대바이오 등이 있고 백신 개발 업체로는 SK바이오사이언스, 에스티팜, 차백신연구소, 셀리드, 랩지노믹스 등이 있다.
 
먼저 코로나19 치료제에서 가장 기대를 모으는 것은 일동제약과 시오노기제약이 개발 중인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조코바(S-217622)'다. 해당 치료제는 일본 긴급승인 여부가 이번주 결정될 전망이고 일동제약도 국내 보건당국과 협의를 거쳐 긴급승인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해당 치료제는 BA.5에도 높은 항바이러스 효능을 보인다는 발표가 나오며 승인 가능성에 힘이 실리고 있다. 시오노기제약은 지난 14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코로나 치료제 '조코바'는 비임상 시험을 통해 지금까지 출현한 변이종을 비롯해 오미크론 하위 변이인 BA.4와 BA.5에 대해 항바이러스 활성을 가진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천연물 항바이러스 의약품을 전문으로 하는 제넨셀도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ES16001'의 제2/3상 임상시험 환자 투약을 5월부터 진행 중이다. 'ES16001'은 국내 자생 식물 담팔수의 잎에서 추출한 신소재 기반의 신약후보물질이다. 제넨셀은 합성 의약품의 개발이 어느 정도 한계에 다다른 상황에서 천연물 의약품이 난치병 치료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제넨셀 관계자는 "6차 유행 분위기에 환자가 늘어나서 좀 더 임상이 활발히 진행될 순 있을 것 같다"며 "빠르면 하반기 2상 투약을 완료하고 연내에 긴급사용승인을 신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백신 개발사들은 다양한 분야로 백신 활용도를 높이고 있다. 코로나19 국산 1호 백신을 개발한 SK바이오사이언스는 코로나19를 비롯해 SARS(사스) 등이 속한 사베코바이러스 계열에 유효한 범용 백신을 개발하고 있다.
 
또한 셀리드, 에스티팜 등은 자체 플랫폼 기술을 활용해 오미크론 변이에 대응할 수 있는 백신을 개발하고 있다. 랩지노믹스는 기존 원형 바이러스에 델타·베타 바이러스 항원을 탑재한 3가 백신에 대한 동물실험을 마치고 임상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다.
 
차백신연구소는 독감과 코로나19를 동시에 예방할 수 있는 콤보백신을 개발하고 있다. 차백신연구소의 콤보백신은 자체 개발한 면역증강제 '엘-팜포'(L-pampo)를 활용해 면역력이 상대적으로 약한 고령층에 대한 예방 효과를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제약바이오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화이자(PFE)가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팍스로비드'를 내놓을 때만 해도 '게임체인저'가 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결과적으로 그렇지는 못했다"며 "변이의 위력 때문인데 그럼에도 재유행에 따라 관련 시장성이 높아질 순 있고 기업들에게도 동기부여 차원에서 분명 개발 쪽에서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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