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자연의 반격] 역대 최고 기온, 때이른 열대야…이상기후 현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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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선영 기자
입력 2022-07-14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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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여름, 대기 불안정으로 홍수·태풍 빈도 높아질 듯

  • 2080년에는 우리나라 연평균 기온 6.3℃ 상승 전망

폭우로 서울 시내 도로 곳곳이 침수된 6월 30일 서울역 앞에서 시민들이 택시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역대 최고·최저, 기록적인 폭우 혹은 폭설…. 최근 날씨 정보를 얻을 때 심심찮게 볼 수 있는 수식어다.

올해로 국한하더라도 봄 평균기온은 역대 가장 높았고, 5월 강수량은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관측 이래 처음으로 가장 빠른 6월에 열대야가 발생하기도 했다.

극단으로 치닫는 날씨 탓에 북부 지방이 남부보다 개화 시기가 더 빠른 것도 예삿일이 됐고, 역대급 가뭄이나 슈퍼 태풍은 연중행사다. 불볕더위 후 국지성 호우로 인한 피해도 이어지고 있다. 홍수·가뭄·폭염 등 각종 이상기후가 우리를 위협하고 있는 것이다.
 
날마다 이상기후…한 번도 경험 못한 날씨

[사진=연합뉴스]

이상기후는 북극이나 아프리카만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나라만 하더라도 온난화 영향으로 기상이변으로 몸살을 앓고 있고, 앞으로 이런 일은 더 자주, 더 극단적으로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14일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봄철(3~5월) 전국 평균기온은 13.2℃로 평년대비 1.3℃ 높았다. 이는 1973년 기상관측망을 전국적으로 확충한 이후 최고 수준이다.

이동성고기압의 영향을 받아 봄철 강수량은 154.9㎜로 평년(222.1~268.4㎜)보다 적었다.

특히 5월은 강수량 하위 1위를 기록했다. 강수일수(3.3일)와 상대습도(57%)도 가장 낮았다.

이 같은 이상기후의 모습은 6월에도 나타났다. 6월 하순 전국의 평균기온은 25.7℃로, 역대 1위를 기록했다.

전국 열대야일수(1.2일)도 역대 가장 많았다. 서울, 수원, 춘천 등 13개 지점에서는 관측 이래 처음으로 6월 열대야가 발생했다.

낮 기온도 높아 6월 전국 폭염일수는 1.6일(최다 3위)로 평년(0.7일)보다 0.9일 많았다.

기상청이 올 초 발표한 '2021년 기후 분석 결과'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지난해는 역대 두 번째로 높은 기온과 17일간의 짧은 장마, 큰 기온 변동 등 기후위기를 몸소 느낀 해였다. 간단히 말하자면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날씨'였다.

높은 기온으로 서울 벚꽃 개화일이 1922년 관측 이래 100년 만에 가장 빨랐고, 5월 강수일수는 역대 가장 많았다. 

가을철에 접어든 이후에도 10월 중반까지 가장 높은 수준의 기온을 유지하다가 10월 중순 기온이 급격히 하강하면서 10월 기온 변동폭도 역대 가장 컸다. 

서울의 첫 얼음은 10월 17일에 발생하며 1988년 이후 가장 빨랐다.
 
기후변화 피해액 30조 '훌쩍'…홍수·가뭄으로 몸살

6월 13일 강원 인제군 남면 일대 소양호가 최근 이어지는 가뭄에 물길이 좁아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세계기상기구(WMO)가 지난달 발표한 '2021 글로벌 기후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태풍·가뭄·홍수 등 기후변화로 인해 우리나라의 사회·경제적 피해액은 총 242억7900만 달러 규모로 나타났다. 우리돈으로 30조원이 넘는 금액이다. 

피해규모는 중국과 인도, 일본에 이어 아시아 4위였다.

행정안전부 통계에서도 태풍과 홍수·한파·폭염 등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액은 2010~2019년 연평균 3516억9300만원, 복구액은 8212억4700만원으로 집계됐다. 

모든 자연재해가 이상기후에 따른 것은 아니지만 피해규모가 갈수록 커지고, 홍수·태풍의 빈도는 늘어나고 있다.

우리나라는 2020년 여름, 54일간의 최장기간 장마로 전국 평균 강수량이 평년(371.2㎜)보다 1.8배 많은 687㎜를 기록했다. 당시 춘천·순창·담양 등에서는 500년 빈도 이상의 강우가 발생하는 등 홍수피해 위험에 노출됐다. 

홍수가 발생하지 않은 해에는 가뭄으로 몸살을 앓았다. 1950년 이후 가뭄 발생빈도와 강도는 지속해서 증가하는 추세다. 폭우가 내린 2020년을 제외하곤 2008년 이후 매년 가뭄이 극성이었다. 

최근 1년간 전체 누적 강수량은 886.6㎜로, 평년 대비 33.4% 수준에 그쳤다.

올여름에는 대기 불안정과 평균 수온 상승에 따라 국지성 호우와 태풍의 발생이 증가할 전망이다. 높아진 기온과 고기압의 영향으로 여름부터 홍수·태풍의 빈도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2100년엔 해운대해수욕장 사라질 수도…연평균 6.3℃ 상승
미래 전망은 더 암울하다. 지구온난화 등의 영향으로 이 같은 이상기후는 심화할 가능성이 높다.

기상청이 발표한 '남한상세 기후변화 전망보고서'에 따르면 고탄소 시나리오를 적용할 경우 21세기 후반기(2081~2100년) 우리나라의 연평균 기온은 지금보다 6.3℃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른 폭염일은 최대 70.7일, 열대야일은 65.3일까지 증가할 수 있다.

대기 불안정이 심화하며 평균 강수량은 현재 대비 18%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평균 기온이 상승하면서 겨울 한파는 4일 미만으로 매우 드물게 발생할 전망이다.

지구온난화로 우리나라 해수면 상승 속도도 갈수록 빨라진다.

이미 지난 30년 동안(1990~2019년) 우리나라 전(全) 연안의 평균 해수면은 해마다 3.12㎜씩 높아지고 있다. 이는 지난해 발표한 30년(1989~2018년) 평균 상승률(연 2.97㎜)보다 더 빠른 속도다.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정해보면 한반도 주변 해수면은 2040년까지 0.18m 상승한 뒤 2080년 이후엔 0.83m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렇게 되면 부산 지역의 모든 해수욕장이 사라지고, 주요 항만과 산업공단도 침수된다.

IPCC 보고서에서는 해수면 상승에 따른 부산의 연간 피해액이 2070년엔 30억 달러, 2100년엔 74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같은 기간 인천은 9억6200만 달러, 24억 달러의 경제적 손실을 입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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