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모빌리티 택시 기사들, 매각 반대 안 한다…"양손 들고 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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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정 기자
입력 2022-07-10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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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9일 서울 은평구·상암동 직영 택시 자회사 가보니

  • 기사 A씨 "대규모 자본 투입으로 근로환경 개선 등 기대"

  • "바빠서 잘 몰랐다"…카모 매각 금시초문이라는 기사들도

서울 은평구 증산동에 위치한 케이엠7 차고지 전경 [사진=최은정 기자]

카카오모빌리티(이하 카모)가 가까운 시일 내에 국내 최대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를 새 주인으로 맞이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가 자사의 10% 후반대 지분을 MBK파트너스에 매각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최근 밝히면서다.

이 가운데 카모의 자회사 소속 택시기사들 대다수가 이 같은 매각 소식을 모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는 고용승계 보장, 근무환경 개선 등 기대감 등을 보이며 환영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더불어 택시 기본요금을 더 높여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아주경제는 지난 9일 카모 택시 운영 자회사들의 차고지가 모여있는 서울 상암동과 증산동을 방문했다. 이번 매각과 관련한 택시기사들의 입장을 직접 듣기 위해서였다. 카모는 현재 지분 100%를 보유한 티제이파트너스 아래 케이엠1~케이엠7, 진화, 동고택시 등 총 9개 직영 택시법인을 두고 있다.
 

(오른쪽부터) 케이엠4, 케이엠5, 케이엠6 사무실 건물이 상암동 부근에 줄지어 위치해 있다. [사진=최은정 기자]


투자 수익을 추구하는 사모펀드는 운영 목적상 기업을 인수하면 그 실적과 기업 가치를 높이기 위해 계열사를 처분하거나 구조조정을 단행할 수 있다. 카모 매각 조건이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카모의 자회사인 직영택시 법인 소속 기사들이 일자리를 잃을 가능성이 있다.

그런데 당사자인 카모 직영택시 기사들이 이 소식에 대해 보인 반응은 예상 밖이었다.

서울 상암동 케이엠4~6 차고지에서 만난 카모 직영택시 법인 택시기사 A씨는 "사모펀드가 자본을 갖고 카모를 인수하는 이번 경우는 고용승계가 원칙"이라며 "카모 아래 티제이파트너스 등 업체는 모두 승계하는 조건이어서 (운영 방식 등이) 바뀌지 않는다고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MBK파트너스가 인수 초기 전문 경영인을 투입해 자본을 더 투자할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A씨는 또 "카카오 직영체제에서 벗어나면 택시기사들은 양손 들고 환영한다"면서 "누가 인수를 하든 간에 근무 환경과 조건만 좋아진다면 현재 상황보다 더 나빠질 것은 없다"고 강조했다.

근무환경이 열악한 이유를 묻자 A씨는 "전액관리제 때문에 회사는 적자일 수밖에 없고 기준금에 미달해도 기사에게 최저임금은 맞춰줘야 해 회사나 기사 전부 어려운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전액관리제는 카모 직영 법인이 택시기사 운행 수입에서 일정액을 거둬 가는 제도인데 기준 액수(15만원)를 채우지 못한 기사에게도 월급을 그대로 지급한다는 점에서 일반 택시 회사 '사납금'과 다르다.

A씨 설명에 따르면 현재 직영 택시기사 노동 강도가 직영 또는 카카오 가맹이 아니면서 '카카오T' 콜 서비스를 이용하는 일반 택시의 1.5배 수준이지만 수입은 1.5배에 미치지 못한다. 그는 최근 1년새 자신이 속한 법인 택시기사 수가 150명에서 110명으로 줄었다며 그만큼 카모 직영 택시기사 급여와 근로환경이 열악하다고 주장했다.

택시의 기본요금이 더 높게 책정돼야 근본 문제가 해결된다는 입장이다. A씨는 "택시 기본요금이 최소 5000원은 돼야 한다. 그래야 (기사가) 목적지를 몰라도 승객을 더 빨리 태울 수가 있지 않겠나. 기본요금이 바뀌지 않는다면 승차거부는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은평구 증산 부근 케이엠7과 동고택시 차고지에서 만난 양사 소속 택시기사 5명은 모두 카모 매각 소식을 몰랐다. 이들은 기자에게 "그런 얘기는 처음 들어본다", "일이 바빠서 잘 모르고 있다", "뉴스를 안봐서…" 라고 답하며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사모펀드에 인수되면 뭐가 달라지는지 되묻는 기사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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