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민 새 삶의 출발점 '하나원'…"北 출신 지도층 많아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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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경조 기자
입력 2022-07-09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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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정권 출범 이후 1000명대로 줄어든 탈북민 입국자 수가 코로나19 발생 후에는 더욱 감소했습니다. 탈북민 취업의 질적 향상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경기도 안성에 위치한 북한이탈주민정착지원사무소(하나원) 본원. 탈북민을 위한 교육·의료시설 등을 갖춘 하나원이 개원 23주년을 맞이해 지난 8일 취재진에 공개됐다. 이는 2016년 남성 탈북민 전용시설인 제2하나원이 공개된 후 약 6년 만이다.
 

하나원 내 직업교육관의 요리실습실 모습. [사진=노경조 기자]


◆한적한 하나원···"코로나 이후 탈북민 입국자 급감"

하나원은 주로 동남아를 거쳐 재외공관으로 넘어온 탈북민들이 자유누리센터에서 2개월가량을 보낸 후 오는 곳이다. 지금까지 2600여명이 거쳐갔다. 한국사회 적응을 위한 교육과 생활에 필요한 서류·증명 발급, 주거 알선 등이 이뤄진다. 탈북민들은 여기서 3개월(12주·400시간)을 보낸 다음 거주지로 흩어진다. 하나원은 이때 미래행복통장 등을 통해 정착금을 지원하고, 탈북민들이 사회에 스며들 수 있게 돕는다.

지난해 기준 국내에 입국한 누적 탈북민 수는 3만3815명으로, 이 중 70% 이상인 2만4340명이 여성이다. 정착실태조사 결과 올해 3월 말 기준 총 3만1487명 중 65.1%가 서울·수도권에 거주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활동 참가율은 61.3%, 고용률은 56.7%로 일반 국민과 큰 차이가 없었다. 임금 수준도 유사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탈북민들에게 알선하는 국민임대아파트가 서울·수도권에 많다 보니 이런 통계가 나왔다"며 "대부분이 신변보호를 연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저임금 상승과 함께 탈북민 연차가 오래되면서 임금 수준이 높아진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창업을 원하는 탈북민도 증가하고 있는데 아무래도 성공보다는 실패가 많아 주의를 갖고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설명을 들은 후 둘러본 하나원 시설 곳곳은 한적했다. 특히 개관 만 2년을 맞이한 직업교육관은 최근 탈북민 수가 많지 않은 탓인지 한식조리 실습에 열중한 소수의 교육생만 볼 수 있었다. 네일아트나 제빵 등을 배울 수 있는 강의실도 마련돼 있었다.

의료시설은 내과, 치과, 소아청소년과, 산부인과, 한방과, 정신건강의학과 등 6개 진료과목이 운영 중이며, 협력병원은 35개를 두고 있다고 하나원 측은 설명했다. 탈북자들 다수가 의료혜택을 제대로 받지 못해 치료가 필요하다고도 했다.

◆권영세 "통일 전까지 탈북민 소중히 해야"

권영세 통일부 장관은 이날 '하나원 개원 23주년 기념식'에서 "'먼저 온 통일'(탈북민)을 소중히 가꿔야 한다"고 밝혔다.

'먼저 온 통일'은 탈북민을 일컫는다. 권 장관은 "언제 통일이 될지 알 수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북한 출신의 존경받는 사회지도층 인사가 더 많아져야 한다고도 했다. 그는 "남북을 모두 경험해 본 분들, 그런 경험을 자산으로 물려받은 분들이 많아지게 노력해야 한다"며 "(탈북민) 누구도 소외되지 않고 뒤처지지 않도록 따뜻하고 든든한 체계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런 맥락에서 하나원의 개선·발전도 약속했다. 권 장관은 "하나원은 내일이 막막한 동포들에게 한국에서의 새로운 삶을 열어드리는 출발점"이라며 "앞으로 하나원의 부족한 부분은 개선하고 잘된 부분은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날 기념식에는 탈북민 출신 지성호 국민의힘 의원도 참석했다. 지 의원은 "16년 전에 하나원을 수료했다. 오늘은 국회의원이 돼 이 자리에 섰다"며 "북한에서 천덕꾸러기로 살다가 탈북민으로서 (한국) 국민의 대표가 된 건 감사한 일이다. 한국의 위대함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목숨을 걸고 자유를 찾아온 탈북민들이 행복해지게, 또 북한 주민들에게 이런 모습이 전달되게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통일부 장관의 하나원 개원 기념식 참석은 지난 2017년 7월 조명균 전 장관 이후 5년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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