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니퍼 위기 연쇄 도산될라…구제금융 속도
  • '유럽 최대 경제 대국' 독일, 30년 만에 무역 적자
독일 정부가 90억 유로(약 12조원)를 들여 독일 전력기업 유니퍼에 대한 구제금융에 나선다. 리먼브라더스식 연쇄 파산을 막아, 유니퍼의 위기가 경제 전체로 확산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러시아와 경제 전쟁을 벌이고 있는 독일은 30여년 만에 처음으로 무역 적자를 겪는 등 수십 년간 이어진 호황이 막을 내리고 있다.
 
유니퍼 위기 연쇄 도산될라…구제금융 속도

독일 전력 기업 유니퍼 로고 [사진=로이터·연합뉴스] 

4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독일 정부는 유니퍼의 회사 지분을 정부가 인수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법률 초안을 작성했다. 해당 법안은 이번 주 의회에서 통과될 전망으로, 독일에서 러시아산 가스를 가장 많이 수입하는 유니퍼를 구제할 수 있는 길이 열리는 것이다.
 
애널리스트 대부분은 독일 정부가 약 90억 유로에 달하는 패키지를 통해 유니퍼를 구제할 것으로 본다. 구제안은 팬데믹 기간 독일 국적 항공사인 루프트한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구제금융안을 따를 가능성이 크다. 당시 독일 정부는 영업난에 시달리던 루프트한자의 지분 20%를 인수한 바 있다.
 
독일이 이번 구제 패키지를 서둘러 마련한 것은 유니퍼가 국가 전력 부문 전체를 위기에 빠뜨릴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유니퍼는 수입 가스 비용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사실상 파산 위기에 처해 있다.
 
독일 정부는 지난 2008년 미국의 리먼브라더스 파산이 연쇄 도산으로 이어지면서 글로벌 금융위기를 촉발했던 전례를 밟을까 우려한다. 독일 정부 관계자는 FT에 “가스가 점점 부족해지는 현 상황에서 우리는 비상사태에 대비할 수 있는 모든 옵션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니퍼가 파산 위기까지 내몰리게 된 주원인은 가스 가격 폭등이다. 6월 중순부터 러시아의 국영가스수출업체인 가즈프롬이 노드스트림1을 통한 가스 흐름을 60%가량 줄이면서 독일 에너지 부문은 혼란에 빠졌다.
 
노드스트림1은 7월 11일부터 7월 21일까지 정기 점검을 받을 예정이다. 그러나 독일과 러시아 간 경제 전쟁이 심화하면서, 독일 정부는 복구가 완료된 후에도 가스 공급이 재개되지 않을 수 있는 점을 우려한다.
 
가즈프롬이 가스 공급을 중단하면서 가스 수입업체들은 훨씬 더 높은 가격으로 가스를 조달해야 했다. 문제는 폭등한 가스 가격을 고객에게 전가할 수 없다는 점이다. 가스 시장에서 거래 대부분은 재협상이 아닌 장기 계약에 따라 가스 공급이 이뤄지기 때문이다.
 
독일 정부가 마련한 이번 에너지법 수정안은 정부가 문제를 겪고 있는 에너지 부문의 회사 지분을 인수할 수 있을 길을 열 뿐만 아니라 가스 수입업체가 상승한 가스 조달 비용을 모든 고객에게 전가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새로운 가격 조정 메커니즘을 포함한다. 에너지 기업들은 그동안 장기 계약을 맺은 고객들에게는 기존 계약상의 가격으로 가스를 공급해왔다. 때문에 최근 가스 가격 상승으로 손실폭이 급격히 증가했다. 
 
독일 정부 당국자는 “에너지 기업들이 높은 가격을 지불하지 못하거나 그들의 계약을 이행하지 못할 경우, 이들 기업은 파산을 비롯한 재정적 어려움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면서 “그러나 (에너지 기업이) 붕괴하면 최종 소비자를 포함한 전체 시장이 붕괴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유럽 최대 경제 대국' 독일, 30년 만에 무역 적자
에너지 부문의 위기는 독일 경제 전반으로 확대하는 모습이다. 독일은 지난 1991년 이래 30여년 만에 처음으로 월간 무역 적자를 기록했다. 치솟는 에너지 가격과 공급망 혼란의 영향이 컸다.
 
에너지 가격 상승이 독일의 수입 비용을 끌어 올린 데다가, 글로벌 공급망 혼란으로 수출이 위축되면서 10억 달러에 달하는 적자를 냈다. 독일의 5월 수입 상품 가격은 에너지 및 원자재 가격 급등을 반영해 30% 이상 올랐지만, 수출 상품 가격은 16% 상승하는 데 그쳤다. FT는 “독일의 제조업 수출 경쟁력이 경제 성장을 주도했던 과거와는 대조되는 모습”이라고 전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전날 독일이 “역사적 도전”에 직면해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이 모든 것을 바꿨고 공급망이 여전히 팬데믹으로 혼란을 겪고 있다”며 “위기가 몇 달 안에 지나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판테온 매크로이코노믹스의 이코노미스트인 클라우스 비스테르손은 독일이 올해 여름 내내 무역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ING는 독일 국내총생산(GDP)이 2분기에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ING의 카스텐 브제스키 매크로리서치 부문장은 “독일을 포함한 유로 지역 전체가 올해 경기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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