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럽고 미안하다" 尹 대통령... 서해 피살 공무원 유족에 답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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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미 기자
입력 2022-06-29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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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0년 9월 북한군에 피살된 해양수산부 공무원 고(故) 이대준씨의 형 이래진씨가 29일 오후 서울 중앙지검 앞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고(故) 이대준씨 아들에게 보낸 편지를 공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2년 전 서해에서 북한군 총격으로 피살된 해양수산부 공무원 고(故) 이대준씨의 아들에게 편지를 보내 위로했다.
 
29일 유족 측 김기윤 변호사는 “피살 공무원 아들이 지난 17일 윤 대통령에게 감사 편지를 보냈는데 22일 윤 대통령이 피살 공무원 아들에게 답장을 보냈다”며 “오늘 오전 우편으로 유족 집에서 송달 받았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은 편지에서 “보내준 편지 잘 받았다. 1월에 만난 이후 벌써 많은 시간이 흘렀다”며 “아버지를 잃고 꿈도 잃었고 스무 살의 봄날도 허락되지 않았다는 A군의 말에 가슴이 아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A군의 가족을 만난 이후 진실을 밝히기 위한 노력이 한 걸음 진전을 거두었음에도 국가가 가족들에게 씻을 수 없는 깊은 상처를 안긴 점은 참으로 부끄럽고 미안하다”고 했다.
 
이어 “상처가 아물지 않았겠지만, 아버지의 명예를 되찾고 진실을 밝히려 했던 A군의 용기가 삶에서도 멈추지 않았으면 한다”며 “진실을 마주하고 밝히는 힘이 있는 나라가 진정한 국민의 나라가 될 수 있다고 믿는다. 모든 국민이 진실의 힘을 믿고 아버지를 기억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제 스무 살, 인생의 봄날은 아직 시작도 하지 않았다. A군의 꿈이 우리 사회를 밝힐 수 있도록 함께 하겠다”며 “다음에 뵐 때까지 건강하기를 바란다. 어머니께도 꼭 안부 전해달라”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17일 A군은 윤 대통령에게 A4 용지 두 장 분량의 편지를 보냈다. 그는 편지에서 “월북자 낙인을 혹시 주변에서 알게 될까 평범한 가정인 척 살았다”며 “‘아버지는 월북자가 아니다’라는 외침을 들어준 윤 대통령께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고 적었다.
 
한편 ‘서해 공무원 피살사건’은 지난 2020년 9월 21일 서해 북단 소연평도 해상에서 어업 지도선을 타고 당직 근무했던 이대준씨가 실종됐다가 하루 뒤인 22일 북한군 총격으로 숨진 사건이다. 북한군은 당시 살해한 이씨 시신을 불태웠다.
 
당시 이씨 실종 8일 만에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한 해경은 “고인이 자진 월북을 하려다 일어난 일로 판단된다”는 입장을 내놨다.
 
그러나 사건 발생 1년 9개월 만인 지난 16일 해경은 숨진 해양수산부 공무원이 당시 월북 했다고 단정할 근거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번복했다. 이후 해경청장 등 지휘부 9명이 일괄 사의를 표명했지만 대통령실은 감사원 감사 등 진상규명 진행을 이유로 사의를 반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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