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양판점 '빅2', 웹드라마에 로봇 사업까지 나선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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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연 기자
입력 2022-06-2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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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하이마트 디지털 플레이 체험형 중심 메가스토어 매장. [사진 = 롯데하이마트]


국내 1, 2위 가전양판점인 롯데하이마트와 전자랜드가 사업다각화를 통해 분위기 쇄신에 나서고 있다. 최근 온라인 판매 증가와 가전 수요 둔화로 실적 하락세가 이어지자 신성장동력 찾기에 나선 모양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하이마트는 지난해 점포 21개를 폐점한 데 이어 올해도 로드숍과 숍인숍 형태의 오프라인 점포를 18개 폐점할 계획이다. 올 1분기에만 7개점을 폐점, 현재 422개 점포를 운영 중이다. 

대신 초대형 점포와 체험 중심 매장 등을 새롭게 선보이며 점포 효율화에 주력하고 있다. 롯데하이마트는 지난 2020년 '메가스토어 잠실점'을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15개 매장을 열었다. 올해는 10여개를 추가 오픈한다는 계획이다. 리빙 전문관과 디지털 전문관 등 차별성을 갖춘 매장을 통해 경험을 중시하는 고객을 오프라인으로 불러들이겠다는 전략이다.

오프라인을 넘어 자체 온라인 쇼핑몰도 강화하고 있다. 롯데하이마트는 기존 가전 제품 중심 판매에서 벗어나 헬스케어, 반려동물, 슬립테크 등 다양한 상품은 물론 골프클럽 대전, 명품패션 기획전, 성인용품까지 판매하며 온라인 매출 활성화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 4월부터는 영상 콘텐츠에 익숙한 MZ세대를 겨냥해 공식 유튜브 채널에 '제 MBTI는 LOVE입니다만'이라는 웹드라마를 선보이고 있다.

전자랜드도 체험형 매장인 파워센터를 확대해 고객과의 접점을 늘리고 있다. 파워센터는 다양한 품목의 가전을 직접 사용하고, 브랜드별로 손쉽게 비교할 수 있도록 꾸민 체험형 가전 프리미엄 가전 매장이다. IT·가전존과 TV존, 건강가전존, 주방가전존, 의류관리가전존, 계절가전존 등 필요한 가전을 편리하게 쇼핑할 수 있도록 공간을 세분화했다. 

최근엔 KT와 협력해 전자랜드 파워센터 용산 본점에 'KT로봇 브랜드 스토어'도 오픈했다. KT로봇 브랜드 스토어에서는 KT의 주력 로봇인 인공지능(AI) 서비스로봇과 방역로봇을 판매하고 있다. 향후 KT가 개발하고 출시하는 다양한 로봇들도 해당 매장을 통해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온라인 종합쇼핑몰로의 변화도 추진하고 있다. 전자랜드는 온라인 비중을 높이기 위해 지난해 6월 청과도매업체와 손잡고 자사몰에서 과일을 파는 등 카테고리를 확장했다. 또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초까지 사업 목적에 화장품, 건강용품, 캠핑용품, 축산물, 귀금속 판매업 등을 추가하기도 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체험형 매장은 온라인 시장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오프라인 매장의 장점을 최대한 살리기 위한 것”이라면서 “최근 오프라인 유통업계의 트렌드도 '체험형'인 만큼 소비 트렌드에 맞춰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백화점 본점 삼성전자 매장에서 고객들이 에어컨을 살펴보고 있다.[사진 = 롯데백화점]

 
◆백화점·이커머스로 옮겨간 가전 수요…수익성·점유율 '빨간불'

가전양판점들은 코로나19 확산 이후 트렌드가 바뀌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2020년 롯데하이마트는 코로나19 여파로 집콕족들이 늘면서 매출이 0.6%, 영업이익은 무려 46.6%가 증가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가전 소비가 둔화하면서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41.1% 급감했고 매출도 2.1% 감소했다. 올 1분기 매출은 8412억원으로 전년 동기(9559억원) 대비 12% 줄었다. 영업이익 역시 지난해 1분기 257억원을 기록했으나, 올 1분기에는 82억원의 적자를 냈다. 

전자랜드를 운영하는 SYS리테일은 지난해 매출이 8784억원으로, 전년 대비 3.3% 증가했으나 18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2012년 이후 9년 만의 적자 기록이다. 

매출이 저조한 이유로는 시장 점유율 하락이 꼽힌다. 롯데하이마트의 경우 2015년만 해도 시장 점유율이 50%가 넘었지만, 작년 점유율은 33.7%로 삼성전자판매(33%)와 비슷한 수준이 됐다. 대기업 제조사들이 직접 운영하는 삼성전자판매(삼성디지털프라자)와 하이프라자(LG베스트샵)가 백화점을 중심으로 대형 매장을 출점하면서 입지가 좁아진 탓이다.

온라인 침투율이 높다는 점도 위기 요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9년 45%에 불과했던 가전 시장 온라인 침투율은 2020년 50%를 넘어 지난해 60%까지 치솟았다. 이커머스 업체들까지 가전제품 판매에 뛰어들면서 온라인 가전 시장 경쟁이 점차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여름 성수기를 앞두고 있지만 향후 전망이 그리 밝지만은 않다는 점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2분기 롯데하이마트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9723억원, 312억원으로 추산된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6%, 3% 감소한 수치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가전 교체 수요가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온라인 채널 수요가 점차 확대되고 있어 가전양판점들이 설자리가 점점 좁아지고 있다"면서 "사업다각화 및 체질개선 등 양판점들의 전략적 변화가 필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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