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클라우스 안드레센 SAP 수석부사장 독점 인터뷰

  • "SAP도 클라우드 넘버원 열망…역할 극대화 추구"

  • "변화 대응, 회복탄력성, 지속 가능성이 3대 과제"

  • "디지털 전환은 기업 생존 활동…기술은 필수재"

  • "공동혁신 파트너 카카오와 상호 협업 기회 많아"

클라우스 안드레센 SAP 수석부사장 겸 클라우드 석세스 서비스 APJ 총괄 [사진=SAP코리아]

글로벌 전사적자원관리(ERP) 선도 기업 SAP가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와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를 채택하는 기업들의 디지털 전환 수요 공략에 속도를 낸다. 다국적 클라우드 사업자의 서비스형 인프라(IaaS) 도입에 쏠렸던 과거 한국 기업들의 클라우드 활용 양상이 바뀌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본지는 최근 방한한 클라우스 안드레센 SAP 수석부사장 겸 '클라우드 석세스 서비스(CSS)' 부문 아시아·태평양·일본(APJ) 지역 총괄 임원과 독점 인터뷰를 통해 SAP 본사의 클라우드 사업 전략과 이를 위해 지난해부터 한국에서 카카오그룹과 추진해 온 협력의 성격 등에 대해 들어봤다.

다음은 일문일답 내용.

Q. SAP의 CSS 부문은 어떤 조직인가

"팬데믹(코로나19 대유행) 이전에 많은 기업이 클라우드 전환을 막 시작하는 단계에 있었지만 이제 대부분은 확고한 클라우드 전략을 수립한 상태다. 일례로 고객사 중 한 에너지 기업은 운영효율을 크게 향상했다. 팬데믹 기간 중 기존 추진 과제 일부를 중단하는 대신 디지털 전환에 나서 실시간 데이터를 활용한 의사 결정을 내리고 차별성을 확보하고 있다. 많은 기업이 깨달은 클라우드의 이점은 비즈니스와 인력을 물리적 장치와 장소에서 해방시킬 수 있다는 점으로, 이제 IT의 주요 운영 모델로 자리 잡았다. SAP CSS 부문은 SAP 고객의 성공적인 클라우드 전환을 지원하기 위해 우수 인재 2만2000여명으로 구성된 사업 조직이다. 최고의 기능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Q. CSS 부문의 핵심 클라우드 전략은

"고객사는 2년간 팬데믹을 겪으면서 비즈니스 성과 창출에 대한 열망을 키워 왔다. 그 결과 (기업 시장에) '클라우드 전환'이라는 흐름이 형성됐다. 클라우드 전환 흐름이 확대되면서 SAP는 과거에 클라우드 솔루션 컨설팅을 수행하던 조직과 고객사에 SAP의 소프트웨어 도입·구축을 지원하는 조직으로 분리돼 있던 부서를 올해 초에 (CSS 부문으로) 합병했다. 이후 △고객사가 내부에서 우리 솔루션을 어떻게 활용하는지 파악해 성과를 창출하도록 지원하고 △업무 프로세스를 단순화해 효율성을 높이고 SAP 제품을 더 잘 활용해 구축 비용 절감을 유도하고 △혁신의 걸림돌이었던 커스텀 코딩을 최소화하고 산업 선도 사례를 최대한 수용하도록 돕는 등 세 가지 목표에 집중하고 있다."
 
"클라우드 넘버원 되고 싶다"…규모·업종별 선도사례 제공 집중
안드레센 수석부사장은 "SAP도 클라우드 분야에서 세계 1등이 되고자 하는 열망이 있다"면서 CSS 부문의 주요 전략 방향 중 하나로 "클라우드 시장에서 SAP의 역할을 극대화하는 것"을 꼽았다. 그는 SAP가 이미 수많은 고객사에 클라우드 운영을 지원하고 있고, 다양한 파트너 기업과 협력하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가 밝힌 APJ 지역 내에 SAP와 함께 사업을 수행하는 파트너만 2200여개다.

앞서 IT시장조사업체 IDC가 IT업체의 기술적 가치, 혁신, 전문성을 평가한 분석 보고서에서 SAP는 제조ERP 부문과 운영ERP 두 시장의 선두 기업으로 인정받았다. SAP는 지난달 이 보고서를 인용하며 클라우드 기반 모듈형 ERP 솔루션 'SAP 에스포하나(S/4HANA) 클라우드'의 경쟁력을 강조했다. 이 솔루션이 도입되면 제조 기업은 핵심 업무 영역에 인공지능(AI)·머신러닝 기반 분석 기술을 갖춘 클라우드 기반 ERP를 쓸 수 있고, 다양한 산업·지역의 기업들은 실시간 핵심 업무 운영을 지속하면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도입하도록 지원할 수 있다고 주장한 것이다. SAP는 수많은 파트너를 통해 제조 대기업 외에 다양한 규모·업종별 기업 고객에 선도 사례와 전문성을 제공할 계획이다.

Q. 기업에 주어진 디지털 전환과 관련한 주요 과제는

"디지털 전환이라는 큰 주제 안에서 기업 고객들의 화두는 세 가지로 볼 수 있다. 우선 팬데믹으로 일어난 변화와 혼돈의 가속화다. 전자상거래 기반이 없던 기업이 온라인에 '존재(presence)'를 확보하기 위해 서둘러 이커머스 플랫폼을 갖춰야 했던 점을 예로 들 수 있다. 또 아·태 지역에서 기업들이 공급망에 차질을 빚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회복탄력성이 중요해졌다. 공급망은 전반적인 자원 부족 문제와 물류 문제가 혼재돼 있지만 이에 대한 회복탄력성을 갖춰야 한다는 점은 과거 어느 때보다 강조되고 있다. 셋째로 기업들은 지속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이건 비즈니스 자체의 지속 가능성과 장기적으로 사업을 책임감 있게 운영하기 위한 환경을 갖추는 지속 가능성, 두 가지를 아우른다."

Q. 아·태 지역 기업의 디지털 전환 추진 양상에 서구권 또는 글로벌 트렌드와 차이가 있는지

"디지털 전환은 기업이 생존하려면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는 점, 이제 기술은 '사치재'가 아니라 생존을 위한 '필수재'가 됐다는 점이 지난 수년간 우리가 본 사실이다. 기업들이 디지털 전환을 추구하게 만드는 동인은 지역마다 다를 수 있지만 양상 자체는 크게 다르지 않다. 개발도상국에서는 공급망 차질로 기존 비즈니스 대비 해소해야 할 당면 과제, 우선순위에 큰 변화가 나타났다. 제품이 한곳에서 다른 곳으로 이동하는 물류와 보유 중인 수량을 파악하는 것(재고관리)조차 어려워졌기 때문에 이를 해결하기 위해 불가피하게 디지털 전환을 하는 기업들이 있었다. 다른 지역에서는 기업들이 이런 상황을 빠르게 통제하고 바뀐 환경에서 전체 비즈니스 모델을 바꿔 가는 모습을 보였다."
 

클라우스 안드레센 SAP 수석부사장 겸 클라우드 석세스 서비스 APJ 총괄 [사진=SAP코리아]

SaaS 시장 무르익은 한국…SAP 클라우드 전환 전략 시동
SAP는 2021년 1월 선보인 서비스형 디지털 전환 솔루션 '라이즈 위드 SAP(RISE with SAP)'를 제공한다. 라이즈 위드 SAP를 채택한 기업은 SAP의 지원을 받으면서 업무 프로세스 재설계, IT인프라의 클라우드 전환, 업무 자동화와 지능화 등 디지털 전환을 위한 컨설팅부터 기술 구현과 구축·도입을 아우르는 전체 과정을 추진할 수 있다. 기존 SAP와 파트너의 소프트웨어, 구축형·클라우드 시스템 통합용 API, 로봇프로세스자동화(RPA)·AI 시나리오를 위한 데이터, SAP S/4HANA 클라우드 등이 라이즈 위드 SAP를 통해 제공되는 기술에 포함된다. 한국도 현대오토에버 등 라이즈 위즈 SAP를 채택한 기업이 나오고 있다.

국내에서 디지털 전환을 추진했다고 알려진 기업은 대부분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자의 IaaS를 활용해 기존 업무 시스템을 이전한 '클라우드 전환'과 이에 따라 업무 프로세스를 재설계한 사례다. SAP가 제공하는 라이즈 위드 SAP의 주력 상품은 IaaS가 아니기 때문에 한국의 클라우드 중심 디지털 전환 시장은 SAP에 유리한 환경이라고 보기 어렵다.

이에 대해 안드레센 수석부사장은 "기업은 소비자에게 필요한 것을 제공하기 위한 고유한 맥락에 따라 다른 요구사항을 갖게 된다"며 "SAP는 기업이 퍼블릭·프라이빗 클라우드와 온프레미스 환경에서 선택할 수 있는 다양한 솔루션을 제공하고, 최근 사업 성장세를 통해 이 전략이 잘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 줬다"고 강조했다. 그는 "앞으로 코로나19 사태가 종식되더라도 기업들이 디지털 전환을 추구해야 하는 이유가 사라지진 않는다"며 "기업이 거시경제적 상황과 공급망 변화에 대응해야 하고 민첩성, 투명성, 가시성, 지속 가능성을 확보해야 하는 당면 과제를 계속 풀어나가야 하기 때문에 이 수요는 계속 증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Q. 한국 SaaS 사업을 성장시킬 구체적인 복안이 있는지

"본사의 1분기 실적 가운데 (주력 SaaS 상품인) 'SAP ERP 원(SAP ERP One)' 사업이 포함된 클라우드 관련 매출이 28% 증가했다. 이 분야에 대한 한국의 성장률도 거의 같은 수준이다. 라이즈 위드 SAP 사업과 기존 기업 고객의 구축형 ERP를 클라우드 기반으로 전환하는 사업을 통해 거둔 실적이 상당 비중을 차지하긴 했지만 우리의 SaaS 솔루션에 관심을 갖고 있는 고객들이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 ERP뿐 아니라 조달, 재무, 인재관리 분야의 SaaS 솔루션에 대한 시장의 관심도 고조되고 있기 때문에 SaaS 솔루션에 대한 수요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본다. 2년 전 한국에 왔을 때는 고객이 SaaS에 대해 언급하길 꺼렸다. 이제는 만나면 'SAP에 어떤 SaaS 제품이 있느냐'고 묻는다."

SAP는 한국에서 클라우드 전환 흐름이 확대되면서 SaaS 솔루션 시장도 무르익었다고 판단하는 듯하다. 안드레센 수석부사장은 "우리가 단순히 ERP 기업이 아니라 석세스팩터스 같은 '인적경험관리(HXM)' 또는 '비즈니스네트워크플랫폼'과 '비즈니스테크놀로지플랫폼(BTP)'을 기반으로 더 많은 SaaS와 클라우드 솔루션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Q. SAP가 유망하게 바라보는 사업 기회는

"(봉쇄와 거리두기가 완화돼도) 기업의 이커머스 플랫폼과 온라인 채널은 사라지지 않았다. 온라인을 통해 상품을 구매하는 소비자는 더 급증하고 있다. 이커머스 플랫폼을 이용한 시장 접근 전략과 온라인 구매 트렌드가 기업의 물리적인 사업 기반과 함께 유지될 것이라고 본다. 한국에서는 기업들이 소비자의 충성도를 높이기 위한 고객경험을 개선하는 일이 중요해졌다. 이커머스의 방향성도 이 쪽으로 전환하고 있다. 또 기업들은 팬데믹 기간에 새로운 형태의 업무를 경험하게 됐다. SAP는 이커머스 플랫폼 운영과 새로운 형태의 업무를 실현할 수 있는 기술적인 솔루션을 제공해 고객들의 전략을 지원할 수 있다."

Q. 한국 클라우드 사업을 위해 2021년 6월 카카오엔터프라이즈와 손잡아 주목받았는데 독점적 제휴 관계인지

"SAP는 카카오가 지난 수년간 급격하게 인지도를 높여 온 훌륭한 기업이라는 점과 그들이 갖고 있는 가치를 잘 이해하고 있다. 카카오는 안주하지 않고 모든 분야에서 빠른 혁신을 추구하는 기업이다. SAP는 카카오보다 조금 오래된 50년 역사를 가진 회사지만, 그에 못지 않게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고 빠르게 클라우드 기반으로 (비즈니스를) 전환하고 있다. 우리와 카카오의 비전을 함께 놓고 볼 때 서로 협업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고 봤다. 다만 (SAP 본사 소재지인) 독일에선 시몬스와 긴밀한 협력을 추진한다고 발표했고, 세계적으로 '공동혁신(co-innovation)'을 목표로 다양한 기업과 파트너십을 마련하고 있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와의 협업은 여러 공동혁신 사례 가운데 하나다."
 

클라우스 안드레센 SAP 수석부사장 겸 클라우드 석세스 서비스 APJ 총괄 [사진=SAP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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