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에퀴닉스 "세계 모든 기업 0.03초 안에 연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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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민철 기자
입력 2022-06-21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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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레미 도이치 에퀴닉스 아·태 지역 총괄 사장

  • "글로벌 1만여개 고객사와 상호연결성 제공"

  • 엔데믹 이후에도 기업 디지털 투자 확대 지속

  • 한국·인도 등 아시아 인프라 증설 투자 결정

  • 2030년 탄소중립·신재생에너지 전환 100% 목표

제레미 도이치 에퀴닉스 아·태 지역 총괄 사장 [사진=에퀴닉스코리아]


디지털 인프라 전문기업 에퀴닉스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도 지속될 기업의 원격근무와 디지털 비즈니스를 매끄럽게 지원하기 위해 '모든 기업을 0.03초 이내에 연결'하는 데이터센터 확산을 가속화한다. 전 세계 240개 에퀴닉스 데이터센터 가운데 이미 150개를 차지하고 있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한국과 인도 등 급성장 중인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신규 데이터센터 증설과 보급에 더 집중할 계획이다.

제레미 도이치 에퀴닉스 아·태 지역 총괄 사장은 최근 인터뷰에서 디지털 전환 흐름으로 폭증하는 데이터센터 수요를 충당하는 동시에 2030년까지 데이터센터 인프라에 100%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글로벌 데이터센터 기업 최초로 '과학 기반 탄소배출 감축 목표(SBTi)'를 세워 실천하고 있고 한국 시장 기반으로 우리 모델을 계속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그와 일문일답한 내용.

Q. 에퀴닉스의 사업 현황과 최근 관심사는

"파트너와 상호 연결성을 확보하고 기업 고객사를 위해 플랫폼 확장을 계속하고 있다. 최근 인도(뭄바이)에서 세 번째 데이터센터 건설 계획을 발표했고, 지난해에는 한국(서울)에 두 번째 데이터센터 'SL2X' 건설 계획을 발표해 올 상반기에 착공했다. 아시아에서 플랫폼 확장과 함께 지속 가능성에 관심을 쏟고 있다. 2030년까지 탄소중립 100% 달성 목표를 내걸고 현재 데이터센터 가동 전력 95%를 신재생에너지로 충당하고 있다. 한국은 우리 글로벌 고객사의 관심이 큰 주요 시장이고 한국을 기반으로 우리 사업 모델을 지속적으로 강화해나가고자 한다."

Q. 데이터센터 업체로서 한국이 매력적인 투자처인 이유는

"한국에선 기업들이 하이브리드·멀티 클라우드를 지향한다. 홀세일(wholesale·도매)과 리테일(retail·소매) 등 두 가지 데이터센터 소비 모델에서 모두 잠재적 기회가 많다. 리테일 모델은 기업이 네트워크 사업자(ISP), 클라우드 사업자(CSP), 시스템 통합 사업자(SI)와 상호 연결하는 환경을 비교적 소규모 시설로 만들어 수백 개 기업에 제공하는 방식이고 홀세일 모델은 대여섯 개 기업을 위한 대규모 시설을 제공하는 사업이다. 기업은 ISP, CSP와 상호 연결성을 확보해 유럽·미주·아시아 지역으로 확장하면서 우리의 리테일 솔루션을 활발하게 이용하고 있다."
 
에퀴닉스의 '매직넘버' 30밀리초

에퀴닉스에 따르면 한국 시장은 하이브리드 클라우드와 멀티 클라우드가 대세를 이루고 있고, 해외 진출을 위해 글로벌 데이터센터 인프라 이용에 대한 일반 기업 고객의 관심도가 높은 곳이다. 또 세계 퍼블릭 클라우드 시장 선두 업체인 아마존웹서비스(AWS)가 한국에 들어온 지 10년이 됐음에도 여전히 국내 클라우드 시장은 매우 초기 단계다. AWS 같은 하이퍼스케일 CSP에 더 많은 국내 인프라가 필요하기 때문에 이 수요를 공략하기 위해 한국에 투자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Q. 최근 한국 시장 성과와 전략은

"3년 전 서울 상암동에 첫 데이터센터(SL1)를 열어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SL1에서 크게 멀지 않은 곳에 SL2X를 건설 중이고, 지속적으로 인프라를 확장하고 있다. 에퀴닉스는 한국 기업에 생태계에서 중요한 ISP, CSP, 콘텐츠 사업자와 상호 연결 기회를 제공한다. 국내 CSP인 네이버클라우드 외에 최근 독립법인으로 신설된 클라우드 회사들이 사업에 필요한 해외 인프라를 활용하는 방안을 두고 우리와 다양하게 논의하고 있다. 국내 CSP에 다른 고객과 만날 수 있는 접점이 필요한데, 그런 측면에서 그들을 지원할 수 있는 부분을 설명하고 있다."

Q. 한국 시장 투자를 서울에 집중하는 이유는

"데이터센터 입지를 결정할 때 네트워크 지연시간(latency)이 주요 고려 요소가 되기 때문이다. 에퀴닉스가 가장 중시하는 수치는 30밀리초(㎳·0.001초)라는 '매직 넘버'다. 기업 입장에서 금융 서비스나 핵심 업무와 관련된 애플리케이션을 제외하면 일반적으로 이 정도 지연시간이 허용된다. 에퀴닉스는 각지에 많은 데이터센터를 두고 세계 인구를 모두 30㎳ 이내 레이턴시로 커버할 수 있는 플랫폼을 갖췄고, 이것이 우리의 경쟁력이라고 할 수 있다."
 
지방에 소규모 데이터센터 구축 고려 가능

국내에 진출한 대다수 다국적 기업의 데이터센터는 서울 또는 수도권에 있다. 수도권에 밀집된 한국 경제구조와 도심에 집중된 전력 공급 인프라, 데이터센터 운영 인력과 이 시설에 방문하는 고객사의 물리적인 접근 편의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부산과 같은 대도시를 제외하면 해외 기업이 인프라 확장을 위한 부지로 다른 지역에 눈을 돌리는 일은 전무하다. 지자체들이 민관 협력 산업 클러스터를 조성하거나 부지를 제공하며 경쟁적으로 민간 데이터센터 유치에 나섰는데, 국내 사업자만 이에 호응하거나 관심을 기울인다.

Q. 데이터센터를 지방에 두는 게 비효율적인가

"지자체가 자체 관할권에 데이터센터를 유치하고 싶어하는 것은 전 세계 공통적인 현상이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에퀴닉스에 적절한 사례가 없다. 데이터센터를 이용하는 기업이 애플리케이션 성능을 개선하고 상호 연결성을 극대화하려면 이용자가 가장 많은 곳, 그들의 네트워크가 밀집된 곳에 입지를 선정하는 게 바람직하다. 지연시간을 고려해 전체 인구를 가장 잘 지원하려면 한국 지역에서는 서울이 최적의 입지라고 생각한다. 향후 지자체에 데이터센터를 두더라도 서울만큼 대규모가 아니라 소규모 에지(edge) 데이터센터를 지원할 것이다."

Q. 서울은 신재생에너지 발전에 불리한 지역 아닌가

"도시 안에 태양광 발전 시설을 설치하는 식으로 접근한다면 협소한 공간을 극복하기 어렵겠지만 물리적인 전력망(grid)은 도시의 공간 자체보다 훨씬 더 넓은 지역에 분포한다. 데이터센터 바로 옆에 신재생에너지 발전설비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에퀴닉스에 필요한 것은 이 전력망에 (신재생에너지 발전으로) 전력을 공급할 파트너다. 앞서 에퀴닉스는 글로벌 프로젝트로 신재생에너지 전력구매계약(PPA) 추진 계획을 발표했는데, 이에 따라 전력망에 신재생에너지로 전력을 공급하는 파트너를 통해 신재생에너지 전환을 이행할 수 있다."

Q. 어떤 발전 방식을 '신재생에너지'로 정의하나

"에퀴닉스가 말하는 신재생에너지는 풍력, 지열, 태양광 발전 방식을 의미한다. 우리가 2030년까지 데이터센터 운영을 위한 전력을 100% 신재생에너지로 전환한다는 목표를 잡고 있는데 이미 95%를 달성했다. 궁극적으로는 전력망에 참여하는 에너지 공급 업체들이 신재생에너지 기반의 전력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고, 이를 위한 동기부여가 필요하다. PPA를 통해 글로벌 전환이 이뤄져야 한다고 본다. 발전 방식 외에도, 우리는 데이터센터 설계 기술과 부품 단위의 효율성을 높여 데이터센터 구축과 운영 자체의 지속 가능성을 극대화하려고 한다."
 
공공기관에 해외·민간 협력 인프라 지원할 수도
 

제레미 도이치 에퀴닉스 아·태 지역 총괄 사장 [사진=에퀴닉스코리아]


한국에서 2025년까지 행정·공공기관 정보시스템을 민간 사업자의 클라우드서비스로 전환하는 정부 정책이 추진된다. 네이버·NHN·카카오·KT 등 대기업과 중견·중소 사업자들이 공공 시장에 클라우드 인프라와 소프트웨어를 공급할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이는 전적으로 내수 위주의 시장이기 때문에 국내 기업의 해외 진출이나 해외 기업의 국내 사업 확장 전략과는 무관해 보인다. 에퀴닉스는 한국 사업에 공공부문의 수요가 큰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은 낮지만, 정부나 지자체가 글로벌 인프라와 연결되길 원한다면 기꺼이 지원하겠다는 입장이다.

Q. 한국 정부의 '클라우드 퍼스트' 정책에서 어떤 기회를 보나

"세계적으로 각국 정부를 지원하는 사례가 많다. 정부의 요구사항은 대기업과 유사하다. 일부 인프라를 프라이빗 클라우드에서 운영하고, 나머지 일부를 퍼블릭 클라우드에서 운영하는 형태를 선호한다. 정부 측 의료·보건 담당 기관과 민간 연구소가 질병에 대응해 유전체학을 연구하거나 코로나 백신, 신약 등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상호 데이터 공유와 대용량 데이터 저장을 지원할 수 있는 인프라가 필요하다. 에퀴닉스는 정부의 클라우드 워크로드가 여러 클라우드와 연결되는 '인프라 허브'나 해외 정부·연구소와 정보를 교환하는 장소를 제공할 수 있다."
 
올해 디지털 전환 투자 더 크고 빠르게 증가

3년 전 에퀴닉스는 올해 아·태 지역에서 상호 연결 네트워크의 대역폭이 초당 3.8테라비트(Tbps)를 차지하며 급증할 것으로 내다봤고, 이후 실제 현황을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최근 아·태 지역 상호 연결 대역폭 규모는 기존 전망치를 훨씬 웃돈다고 밝혔다. 도이치 사장은 "대역폭 증가는 이용자들이 디지털 결제, 비디오 스트리밍 등으로 네트워크 트래픽을 일으켜 대역폭을 소비하며 활발하게 디지털 활동을 하고 있음을 나타낸다"며 "서로 끊임없이 데이터를 주고받는 모바일·사물인터넷(IoT) 기기 등으로 아·태 지역 트래픽이 폭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Q. 향후 시장 전망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 시장은 독특한 양상을 나타내며 빠른 성장세를 보여 왔다. 최근 팬데믹이 수그러들면서 트래픽이 안정화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미국을 필두로 국경이 개방되면서 25%가량 트래픽이 안정화(감소)했다. 그런데 이 트래픽이 다시 증가하는 조짐도 보인다. 팬데믹 이전에 디지털 전환이 급속하게 이뤄졌고 기업에 화상회의 툴을 비롯한 많은 (원격업무) 수단이 도입돼야 했다. 이제는 모든 기업 투자가 이미 디지털을 향하고 있고, 그 대상은 더 '미션크리티컬'한 영역에 쏠려 있다. 아·태 지역에서도 동일한 양상이 나타나고 있어 올해 디지털 전환 투자는 더욱 빠르고 크게 증가할 것이다."

Q. 업계에서 에퀴닉스만의 차별점은

"에퀴닉스는 글로벌 시장에 1만개 기업 고객을 보유하고 있고 이를 포함한 다양한 지표로 업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 시장에서 2~10위 사업자의 고객 규모를 모두 합쳐도 우리의 3분의 1 정도에 불과하다. 대표 고객사 가운데 줌(ZOOM)은 에퀴닉스 인프라를 이용해 사용자 경험과 보안을 개선하고 커뮤니케이션 복원력을 강화했고, 세일즈포스는 각국 ISP 등과 함께 디지털 전환에 나섰다. 에퀴닉스는 다른 어떤 인프라 사업자보다도 좋은 환경에서 기업들이 파트너와 협력할 수 있는 최고의 플랫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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