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 공포] 서머스 "경기침체 우려"vs 옐런 "경기침체 없다"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권성진 기자
입력 2022-06-13 16:27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미국 전·현직 재무장관 경기침체 우려 두고 다른 견해

  • 휘발유 가격 갤런당 6달러 되면 경기침체 피하기 어렵다는 다수 분석

래리 서머스 전 미 재무장관 [사진=EPA·연합]

미국의 전·현직 재무장관이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경기침체 가능성을 두고 다른 견해를 제시했다. 재닛 옐런 현 재무장관은 경기침체 우려가 낮다고 평가한 반면, 빌 클린턴 정부에서 재무장관을 역임한 래리 서머스는 경기침체에 대한 경고의 목소리를 높였다. 

서머스 전 재무장관은 12일 (현지시간) CNN 스테이트 오브 유니온(State of Union)에 출연해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경기침체 가능성을 강조했다. 그는 "인플레이션이 지금처럼 심각한 상황에서 실업률이 낮으면 2년 이내에 경기침체가 뒤따른다"고 말했다. 이어 "연준의 예측이 지나치게 낙관적이다. 그들이 문제의 심각성을 깨달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낮은 실업률과 높은 물가에 연준이 급격하게 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커지면서 경기침체 위험이 높아졌다는 지적이다. 그는 2년 이내에 경기침체가 일어날 가능성이 크지만 당장 내년에 경기침체가 발생할 위험도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미국은 41년 만에 최악의 인플레이션을 마주한 상태다. 물가상승률의 지표인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역시 8.6%에 달했다. 

반면 미국의 실업률은 코로나19 유행 전으로 돌아갔다. 4월 실업률과 5월 미국 실업률 모두 3.6%를 기록했다. 일반적으로 실업률이 낮으면 물가상승률은 높아진다. 국내외적으로 인플레이션 상승 변수가 늘어나는 가운데, 실업률까지 한몫을 한 것이다. 게다가 미국의 전년 대비 평균 임금상승률 또한 높아지고 있다. 4월 임금상승률과 5월 임금상승률은 전년 대비 각각 5.5%, 5.2%를 기록했다. 임금 인상은 물가 상승으로 이어지면서 물가 상승세를 더욱 부추길 수 있다. 

서머스 전 장관은 과거부터 바이든 정부의 경기 부양책을 비판해왔다. 앞서 그는 지난해 5월에도 바이든 정부의 경기 부양책이 과도해 인플레이션 급등을 불러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실제로 최근 바이든 정부 경제 관료들과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이라고 판단하고 적극적인 대응을 하지 않았다는 비판에 시달리고 있다. 

경기침체를 경고한 서머스 전 장관과 달리 옐런 재무부 장관은 경기침체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봤다. 지난 9일 뉴욕타임스(NYT)가 주관한 '딜북' 행사에서 옐런 장관은 “미국은 경기침체에 빠지진 않을 것"이라며 "소비자들의 지출이 강하고 투자도 견고하다”고 반박했다. 경기위축까지는 동의하지만 장기간 경기침체 가능성에 대해서는 부정적 입장을 취한 것이다. 

이 둘의 견해는 휘발유 가격 상승에 따른 파급효과에서 갈린다. 앞서 지난 11일 미국의 휘발유 가격이 수요 증가, 러시아산 원유 감소로 갤런(3.8L)당 5달러를 넘어섰다. 옐런은 휘발유 가격 상승에도 노동 시장의 상태가 양호해 경제가 버틸 수 있다고 봤다. 반면 서머스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계속되면 휘발유 가격을 갤런당 5달러 이하로 낮추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별로 없다"며 휘발유 가격 상승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CNBC는 대부분의 이코노미스트가 현재 휘발유 가격으로는 경기침체를 유발할 수준은 아니라고 평가하고 있지만, 이 가격이 오래 유지되거나 더 오르면 경기침체가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마크 잔디 무디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CNBC에 "휘발유 가격이 갤런당 5.5달러나 6달러에 도달하면 원유 배럴당 150달러 수준"이라며 "그때 우리는 경기침체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