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도시 봉쇄 해제 이후 첫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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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예지 기자
입력 2022-06-13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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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클럽·미용실發 코로나에 골머리 앓고 있는 중국

  • 베이징·상하이, 록다운 될까...시민들 우려 증폭

6월 9일 중국 수도 베이징의 한 코로나19 검사소 앞에 시민들이 줄지어 서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중국 당국의 제로코로나 방역 정책이 또다시 시험대에 올랐다. 도시 봉쇄를 해제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베이징과 상하이를 중심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재확산하면서다. 당국이 주말에 재봉쇄를 단행할 것이라는 우려가 증폭됐으나, 전면적인 봉쇄령은 아직 단행하지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지난 3월 말 상하이 등 중국 주요 도시가 갑작스럽게 봉쇄된 만큼, 주민들은 불안감을 거두지 못하는 모습이다. 
 
클럽·미용실發 코로나에 골머리 앓고 있는 중국
13일 베이징시 질병예방통제센터에 따르면 전날 하루 51명의 신규 감염자(무증상자 22명 포함)가 발생했다. 신규 감염자 모두 베이징 차오양(朝陽)구 싼리툰에 위치한 헤븐슈퍼마켓 클럽(天堂超市酒吧)을 다녀간 사람들이었다. 

이에 따라 클럽발 감염자가 처음 확인된 9일 8명에서 12일 나흘간 감염자 수가 모두 183명으로 집계됐다. 베이징시에 따르면 클럽 집단감염과 관계된 밀접접촉자 수는 8615명으로 하루 새 2457명 늘었다. 또 현재까지 감염자들의 거주지는 베이징 전체 구 16개구 가운데 15개구에 걸쳐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당국은 클럽을 오간 사람들의 동선을 추적 중이라고 전했다. 

베이징시 당국은 차오양구 싼리툰 지역의 상점과 레스토랑에 이날부터 사흘간 영업을 중단하도록 지시했으며, 감염자가 가장 많이 나온 차오양구는 사흘간 하루 한 번씩 전 주민을 대상으로 핵산(PCR) 검사에 들어갔다. 차오양구 주민은 베이징 인구 2200만명의 16%에 해당하는 350만명에 이른다. 또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13일로 예정됐던 등교를 연기했다. 

중국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는 2020년 6~8월 코로나19 집단감염으로 300명 이상의 누적 확진자가 나왔던 베이징 펑타이구의 대형 농수산물 시장인 신파디 농산물도매시장보다 더 심각하다며 "이번 클럽 사태는 2년 만의 가장 큰 집단 발병"이라고 지적했다.
 

[자료=중국 매일경제신문]

상하이 상황도 마찬가지다. 상하이 내 확진자수도 전날 감소세를 보이다가 이날 다시 소폭 늘어났다. 12일에만 26명의 무증상 감염자를 포함해 총 37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전날(29명)보다 8명 늘어난 것이자 지난 1일 봉쇄 해제 조치 이후 최고치다.

상하이는 미용실발(發) 집단감염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상하이 쉬후이구의 한 유명 미용실에서 일하는 미용사 3명이 감염된 이후 관련 밀접접촉자들이 계속 나오고 있다. 상하이시는 이 미용실에 다녀간 고객 500여명 전원을 격리소로 보냈고 이들이 사는 주거단지 내 해당 동들을 2주간 봉쇄하는 긴급 조치를 취한 상황이다. 
 
베이징·상하이, 록다운 될까
일상 복귀가 시작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이 같은 집단감염이 나오면서 시민들 사이에선 재봉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상하이시가 앞서 봉쇄가 없다는 약속을 하루 만에 뒤집고 기습 봉쇄를 감행한 적이 있고 지난 4월 내내 봉쇄를 완화하겠다는 약속을 번번이 어기면서 당국에 대한 시민들의 신뢰는 이미 사라졌다. 

만약 재봉쇄가 단행될 경우 당국은 시민들의 불만을 당면해야 하는 것은 물론, 가뜩이나 혼잡한 공급망에도 더 큰 압력을 가할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블룸버그는 중국 당국이 '제로코로나' 정책에 따라 폐쇄와 재개방을 반복하고 있다면서 봉쇄 조치는 이미 전 세계 공급망을 뒤흔들었고 테슬라 등 글로벌 기업들의 운영에 큰 부담을 안겨줬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현재 경기 상황을 감안하면 더 이상 전면적인 락다운(봉쇄)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실제 중국이 치른 '제로코로나'의 대가는 상당히 컸기 때문이다. 중국 경제의 핵심축인 수출이 급감하고 있는 데다, 소비도 좀처럼 늘지 않고 있다. 5월엔 수출 지표가 깜짝 증가세를 보였지만 향후 무역 전망이 밝지는 않다. 높은 원자재 비용,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불확실성, 해외 수요 둔화 등 대내외적 악재가 여전히 남아 있다는 이유에서다. 로이터는 글로벌 지출이 상품에서 서비스로 이동하는 것도 중국 상품의 수요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오는 15일 발표될 소비 지표도 낙관하기 어렵다. 시장에서는 5월 소매판매 증가율이 전년 대비 7.3% 감소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앞서 4월 소매판매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1% 하락해 우한 사태 초기인 2020년 3월(-15.8%) 이후 최악의 수준으로 추락한 바 있다. 중국의 소매판매는 지난해 상반기 크게 성장했지만 하반기부터 한 자릿수로 줄어들었고 4월부터 마이너스를 보이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중국 정부는 이달부터 최대한 신속히 경제 부양책을 총동원해 2분기 경제성장률을 일정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중국은 당초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를 ‘5.5% 안팎’으로 내세웠으나 코로나19 재확산 여파로 달성이 불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시장에선 최악의 경우 올해 2분기 경제성장률이 봉쇄가 절정에 달한 4~5월 충격으로 1%대로 떨어질 것이란 예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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