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각市각색] '반도체 클러스터' 노리는 '중국판 실리콘밸리' 선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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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예지 기자
입력 2022-06-08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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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반도체 클러스터 확대 가속...상하이에 이어 선전도

  • 中선전, 2025년까지 반도체 매출 47조 달성 목표

  • '반도체 굴기'에 힘 실어줄 전망...SMIC 최대 수혜 예상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중국 '개혁·개방 1번지'이자 '첨단기술의 허브'인 광둥성 선전이 '반도체 클러스터(산업집적단지)'로의 비상을 꿈꾸고 있다. 미국의 대(對)중국 제재, 상하이 봉쇄 장기화 등 여파로 중국의 '반도체 굴기(崛起·우뚝섬)'가 흔들리자 반도체 클러스터 확대에 속도를 높이는 모습이다.
 
◆중국 선전, 3년 안으로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계획

7일 중국 증권 매체 증권시보 등에 따르면 선전시 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는 전날 '반도체 및 집적회로(IC) 산업 클러스터 육성 5개년 계획(2022~2025)'을 발표했다. 2025년까지 반도체 및 집적회로 산업의 생산 능력을 향상시키고 설계·제조·패키징 등이 포함된 가치 사슬을 완벽하게 구축해 클러스터가 연 매출 2500억 위안(약 47조원)을 달성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계획에 따르면 선전시는 연 매출 100억 위안에 달하는 3개 기업과 연 매출 10억 위안을 넘는 설계 회사를 육성하고, 연 매출 20억 위안을 넘는 3개 제조업을 유치 및 키워내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또 국산 반도체 설계 자동화(EDA) 기업의 점유율 10% 이상 확대하는 것도 계획하고 있다. 

12인치 반도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생산 라인 도입 확대, 차세대 반도체 공장과 기술력 확보 등 핵심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반도체 관련 산업 육성을 위한 구체적 방안들도 발표됐다. 

증권시보는 선전시가 클러스터의 매출을 2025년까지 2500억 위안(약 47조원)을 목표로 했다는 것은 3년 안에 매출을 두 배 이상으로 키우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라고 짚었다. 지난해 선전시 반도체 산업 클러스터 매출액이 1100억 위안으로 집계됐다. 

이같은 움직임은 상하이가 이미 중국 반도체 생산의 40%를 차지할 정도로 반도체 산업 클러스터를 육성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상하이에는 중국 최대 파운드리 업체인 중신궈지(中芯國際·SMIC) 외 700여개 반도체 기업이 둥지를 틀고 있다. 하지만 최근 반도체 산업 중심지인 상하이가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봉쇄되자 반도체 산업이 큰 타격을 입었다. 실제 중국의 4월 반도체 칩 생산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12.1% 감소했다. 월간 기준으로 2020년 12월 이후 최저 수준이다. 

이처럼 생산 시설이 집중 몰려 있을 경우, 예상치 못한 비상 상황이 발생했을 때 생산능력이 큰 타격을 입게 된다. 중국 정부가 상하이 외 또 다른 중국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에 열을 올리는 이유다. 궁루이쟈오 트랜스포스 애널리스트는 "선전은 중국 반도체 집적회로 설계 분야에서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지만 첨단 칩 제조 분야에서는 다른 도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뒤처진다"고 짚었다. 이는 높은 해외 의존도, 전문화된 집적회로 클러스터 부족 등 여러 문제 때문이라며 중국 당국의 지원책이 강화할 경우 이같은 문제가 해소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 광둥성 선전[사진=게티이미지뱅크]

 
◆中선전 지원 본격화 시 SMIC 최대 수혜 예상

선전시의 이번 육성 정책이 SMIC 필두로 이뤄져 SMIC가 최대 수혜를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증권시보가 전망했다. SMIC는 지난해 선전에 향후 5년간 153억 위안을 투자해 12인치 반도체 파운드리 공장을 신설한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지난해 말 기준 20억 위안을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시보는 선전 정부의 지원이 본격화되면 파운드리 미세 공정 양산 기술력을 확보해 글로벌 경쟁력도 더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SMIC는 그간 중국 반도체 굴기 자존심으로 불리며 미국 제재에 맞서 중국 반도체 핵심 기술 개발의 선봉장 역할을 했다. 글로벌 1위 파운드리업체 TSMC, 한국 삼성전자를 추격하겠다는 목표로 당국의 지원사격 속 선진 공정 개발에 박차를 가했다.

하지만 미국이 중국 반도체 굴기의 싹을 자르기 위해 SMIC를 블랙리스트(거래 제한 기업 명단)에 올리는 등 공격적으로 견제하면서 세계 유일의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생산하는 ASML로부터 장비를 공급받지 못하는 등 첨단 공정 도입에 차질을 빚어왔다. 그럼에도 중국 당국의 지원을 통해 독자적으로 장비 공급망을 확보하면서 7나노 반도체 미세공정 기술 상용화를 목표로 연구개발과 반도체 공장 건설에 집중했다.

특히 지난해부터 글로벌 반도체 공급대란에 주문이 폭주하면서 SMIC는 첨단 선진공정보다는 성숙공정에 초점을 맞춰 경쟁력을 키웠다. 자동차, 모바일 네트워크 장비, 스마트폰 카메라 등 고도의 기술을 필요하지 않은 구형 반도체 칩 생산에 주력한 것이다. 그 결과 SMIC는 지난해 4분기에 이어 올해 1분기에도 또 실적 신기록을 달성했다. 
 

SMIC[사진=연합뉴스]

 
◆중국 반도체 굴기 어디까지?

2025년까지 반도체 자급률을 70%로 높인다는 목표를 세운 중국 당국은 외국산 반도체 의존도를 줄이고 반도체 공급망을 완전 구축하기 위해 현지 기업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중국의 노력은 구체적인 수치로 나타났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생산 관련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반도체 집적회로 생산량은 3594억개로, 전년보다 33.3% 증가했다. 하지만 과거 고속성장에 비해서는 성장속도가 다소 둔화했다고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가 전했다.

여전히 외국 의존도가 높은 점도 중국 반도체 굴기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IC인사이츠 집계에 따르면 2021년 중국의 반도체 자급률은 16% 남짓이다. 6개 중 1개만 직접 생산했다는 얘기다. 2018년 미국의 제재를 감안해도 목표 대비 턱없이 모자라는 수준이다.

나머지는 TSMC와 세계 4위 파운드리 업체 UMC,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미국 인텔 등 외자 기업에서 생산했다. IC인사이츠는 2026년 중국의 반도체 자급률이 20%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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