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사업 부진에...롯데·신세계, 오프라인 경쟁력 강화로 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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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라다 기자
입력 2022-05-3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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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백화점 본점 전경. [사진=롯데쇼핑]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한 이후 온라인 사업에 집중하던 롯데와 신세계가 올해 들어 다시 오프라인 사업 확대에 시동을 건다. 특히 오프라인 백화점과 복합쇼핑몰 경쟁력 강화에 초점이 맞춰졌다. 엔데믹(풍토병화) 이후 새로운 성장 모멘텀 마련이 필요한 데다 기대에 못 미친 온라인 사업 실적이 맞물린 결과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 내 유통 사업부문인 롯데쇼핑과 신세계그룹은 향후 5년간 온라인 사업보다 더 많은 자금을 오프라인 사업에 투입한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롯데와 신세계가 전자상거래 시장을 겨냥해 공격적인 투자 행보를 보였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롯데는 2020년 유통 부문 통합 온라인몰인 롯데온을 론칭하고 중고나라 등을 인수해 전자상거래(e커머스) 시장 공략을 본격화했다. 신세계그룹 역시 이마트와 SSG닷컴을 앞세워 이베이코리아와 W컨셉을 각각 인수하며 온라인 시장 파이를 키웠다. 

다만 올해 들어 분위기 변화가 포착된다. 롯데쇼핑은 향후 5년간 유통 사업 부문에 8조1000억원을 투자한다. 이는 롯데그룹 전체 투자금(37조원)의 22%에 해당하는 규모다. 이 중 백화점 리뉴얼과 복합쇼핑몰 출점에 전체 투자금의 87.6%에 달하는 7조원가량을 투입한다. 롯데백화점은 서울 마포구 상암동과 인천 송도 등에 대규모 복합몰 개발을 추진 중이다. 상암 복합몰은 서울 서북상권 최대 쇼핑몰을 목표로 현재 설계를 진행 중이고, 롯데몰 송도점은 도심 속 리조트형 쇼핑몰 콘셉트로 2025년 완공 목표로 추진 중이다. 

롯데백화점 본점과 잠실점 등 핵심 점포의 리뉴얼도 순차적으로 진행한다. 본점은 지난해부터 전층에 걸쳐 해외 명품과 컨템포러리 상품군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점진적 리뉴얼 작업을 진행 중이다. 롯데백화점은 올해 말까지 본점 리뉴얼 작업을 완료한다는 구상이다. 잠실점도 리뉴얼을 계획 중이다. '강남 1위 백화점' 탈환이 목표다. 
 

[사진=신세계백화점]

신세계그룹도 앞으로 5년간 오프라인 사업 강화에 11조원을 투입한다. 신세계그룹 전체 투자금액 가운데 차지하는 비중이 55%에 달한다. 특히 오프라인 백화점 사업 역량 강화에 더 많은 자금을 사용한다. 신세계백화점은 신규 출점과 기존점 경쟁력 확대를 위해 3조9000억원을 투자한다. 오프라인 사업 전체 투자금의 3분의 1 수준이다. 

복합쇼핑몰을 운영하는 신세계 프라퍼티도 신규 점포 출점을 위해 사업비 2조2000억원을 쓴다.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인 스타필드 수원점을 포함해 스타필드 창원점과 스타필드 청라점 등 3개 점포가 투자 대상이다. 

롯데와 신세계는 또 할인점 사업에 5년간 각각 1조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백화점에 비하면 적은 규모다. 롯데마트는 체험형 매장인 제타플렉스, 창고형 할인점 '맥스', 보틀벙커 등 새 쇼핑문화를 선도하는 특화 매장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이마트는 트레이더스 출점과 기존점 리뉴얼 등에 자금을 사용할 계획이다. 

오프라인에 대한 대규모 투자는 앞으로의 실적 상승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소매유통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2022년 2분기 소매유통업 경기전망 지수'에 따르면 백화점 부문 전망지수가 111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전자상거래 부문은 1분기 107에서 2분기 96으로 9포인트 축소됐고 대형마트(할인점)도 9포인트 상승한 97로, 백화점과 10포인트 이상 차이 났다.

이커머스 사업의 실적 부진이 오프라인 경쟁력 강화로 사업 방향을 선회하는 데 한몫했다는 시각도 있다. 실제 롯데온의 올 1분기 영업적자는 453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287억원)에 비해 적자가 166억원이나 늘었다. 신세계도 상황은 비슷하다. 신세계 통합 온라인몰인 SSG닷컴의 올 1분기 영업손실은 257억원으로 전년(226억원)보다 확대됐다. 같은 기간 지마켓글로벌(이베이코리아) 거래액도 전년 대비 14% 줄어 3조7890억원에 머물렀다. 15년간 흑자를 내던 지마켓글로벌이 이마트에 인수된 후 적자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194억원의 적자를 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가 확산된 이후 국내 온라인 시장이 급성장했다. 시장 흐름에 맞춰 유통 대기업들도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며 이커머스 업체와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며 "그러나 온라인 사업이 기대에 못 미치는 성과를 내면서 본업인 오프라인 사업을 키우는 쪽으로 방향을 튼 것으로 보인다. 특히 명품 수요 등 성장 가능성이 있는 백화점 부문에 투자를 강화하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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