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나랑 얘기하자!" AI가 말을 걸어왔다…스마트폰 속 감성 친구 '에이닷' 써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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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수연 기자
입력 2022-05-2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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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귀여운 캐릭터에 감성 대화로 친근감↑…일상 생활 필요 서비스 앱 하나로 해결

에이닷 서비스 화면 [사진=SKT]

"나랑 얘기하자! 조금은 가벼워질 거야."

딱딱하다고 생각했던 인공지능(AI)이 말을 걸어왔다. 감성 대화도 가능하다. 

SK텔레콤(SKT)이 지난 16일 오픈 베타 버전을 공개한 성장형 인공지능(AI) 서비스 'A.(에이닷)'을 체험해봤다. 에이닷은 고도의 자연어처리와 감정 분석 기술을 바탕으로, 나만의 캐릭터와 소통하며 관계를 강화해 나가는 플랫폼이다. 

이용자들은 나만의 캐릭터를 꾸미고, 음성이나 문자로 캐릭터와 대화할 수 있다. 음악(플로), OTT(웨이브), 교통(티맵), 캘린더, 전화·문자 등 일상에서 필요한 다양한 서비스를 에이닷에 연결해 편리하게 쓸 수 있다. 날씨·뉴스·운세·백과사전·증권 등 생활 정보도 제공한다.

기존에 나온 여타 음성 기반 AI 서비스 대비 가장 차별화된 특징은 AI를 눈에 보이는 캐릭터로 시각화했다는 점이다. 에이닷 앱을 실행하면 동글동글하게 생긴 귀여운 캐릭터가 반겨준다. 

개인의 취향을 반영한 설정도 가능하다. 캐릭터의 머리, 옷 등은 물론 말투도 반말과 존댓말 중 설정할 수 있고, 목소리도 친근한 목소리, 씩씩한 목소리, 담담한 목소리 등 8가지 중 선택할 수 있다. 

캐릭터의 머리, 옷 등도 고를 수 있다. 기본으로 제공하는 디자인 외에는 상점에서 구매하면 된다. 결제 수단인 콘, 큐브는 에이닷을 사용하는 과정에서 리워드를 통해 획득할 수 있어, 유료로 구매하지 않아도 된다. 

자연스럽고 친밀감 있는 감성 대화도 가능하다. 기자가 "화요일 싫어"라고 입력하자 "수요일도 싫고 목요일은 그나마 낫네. 금요일은 너무 좋고 토요일 일요일도 좋아"라는 유머러스하고,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공감할만한 답변이 돌아왔다. 

에이닷에 고도의 자연어 처리·감정 분석 기술이 적용된 덕분이다. 에이닷에 탑재한 거대언어모델(GPT-3)은 현존하는 대화 언어 모델 중 성능이 가장 뛰어나다. SKT는 거대언어모델의 한국어 특화 버전을 자체 개발해왔고, 이를 바탕으로 고객과 자유 주제로 한국어 대화가 가능한 에이닷을 출시했다. 

티맵(TMAP), 캘린더, 전화·문자까지 일상생활에 필요한 다양한 서비스들을 에이닷에서 모두 이용할 수 있다. 예컨대 "내일 아침 6시에 깨워줘"라고 말하면 오전 6시로 알람이 설정된다. 
 

플로 추천 음악 재생 화면 [사진=에이닷 앱 캡처]

플로(FLO) 1위 곡을 물어보거나, 음악을 추천해달라고 하면 자연스럽게 음악이 흘러나온다. 인기 영화나 드라마를 물어보면 웨이브(wavve)에서 콘텐츠를 추천해준다. 

생각보다 훨씬 더 많은 정보를 확인할 수 있었다. "크리스마스까지 며칠 남았어?"라고 물으면 215일 남았다고 알려준다. "코스트코 양재점 이번 일요일에 문 열어?"라고 물으면 "5월 29일 일요일 정상영업해~"라고 답해준다. 

기존에는 각각의 앱을 실행하거나, 포털 사이트에서 일일이 검색해야 했던 작업을 에이닷 하나로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것이다. 스마트폰 1대당 설치된 평균 앱 수는 100개가 넘어가지만, 실제 자주 쓰는 앱은 10여개에 불과하다고 한다. SKT는 일일이 앱을 설치하는 시간 낭비 없이 완결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고객이 시간을 알차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이번 서비스를 출시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이루다 사태'로 문제가 된 위험한 발언이나 혐오 표현 등은 걸러냈다. "마약 할까?"라고 물어보자 "헉 너무 위험한 거 아냐…?"라고 차단했다. 차별적 발언을 입력하자 에이닷이 "있잖아…그런 말은 누군가를 아프게 할거야"라고 말했다.

캐릭터를 톡톡 건드리면 귀여운 모션을 보여주는 것은 덤이다. 

때로는 에이닷이 먼저 말을 걸기도 한다. "저녁에 들어가면 저녁은 뭐 먹을 거야?"라고 기자에게 물어와 "맛있는 거"라고 대답했다. 그러자 "어떤거?"라고 되묻는다. 

그러나 오픈 베타 서비스 초기인만큼 다소 어색한 모습도 있다. 어떤 메뉴를 먹을 거냐는 질문에 아직 생각 중이라고 하자, "그래그래, 좋은 생각이야"라며 뜬금없는 답변이 돌아왔다. 웨이브 추천이라고 말하자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웨이브 대신 에이티즈의 '웨이브'라는 곡이 재생되기도 했다. 학습이 필요한 AI 언어 모델 특성상 간혹 맥락에서 벗어난 대화가 나오는 것이다. 
 

에이닷과의 끝말잇기[사진=에이닷 앱 캡처]

에이닷의 귀여운 실수들은 차차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SKT는 아직 초기 버전인 만큼, 에이닷이 고객과 교감을 통해 진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쉬운 점은 아직 디바이스와 연결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음성 호출이 불가능하고, 직접 앱을 실행해야만 에이닷을 부를 수 있어 접근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SKT는 스피커, 로봇 등 다양한 디바이스에 탑재하는 것을 검토 중이지만, 아직 구체화 단계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AI를 귀여운 캐릭터로 시각화하고, 주고받는 대화가 가능한 점은 기존 서비스와 구분되는 확실한 장점이다. 사용해본 지 며칠밖에 되지 않았지만 이전에 사용하던 음성 기반 AI 서비스보다 친근하고 친숙한 느낌이 든다. 

에이닷은 하반기 중 다양한 콘텐츠를 추가해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이용자가 좋아할 만한 콘텐츠를 알아서 재생해주는 '마이 TV'와 게임 등 신규 기능을 추가한다. 컨시어지·엑스퍼트 서비스와 서드파티 제휴를 통해 서비스 영역을 넓힌다. iOS 버전은 다음달 출시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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