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이의 사람들] 오롤리데이 박신후 대표② "고객이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우리는 각자 행복의 정의가 다르다.
누군가는 큰 행복을 바라고 누군가는 소소한 행복에 만족하기도 한다.
다양한 방법으로 다른 이들에게 행복을 주는 사람도 있다.
오롤리데이 박신후 대표와 행복을 파는 이유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오롤리데이 박신후 대표 [사진=김호이 기자] 

Q. 행복에 집중하는 이유가 뭔가요? 대표님의 행복에 대한 생각이 궁금해요.
A. 궁극적으로 돈을 벌거나 결혼을 하거나 친구를 만나는 것도 행복과 연결되어 있다고 생각해요. 행복하기 위해서 살아가는 것 같아요. 본질적인 것들을 찾아가다 보면 그 위에는 행복이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그래서 원초적이고 본질적인 이야기를 꾸준히 하고 싶었고 어차피 사는 인생, 사람들이 조금 더 행복했으면 좋겠고, 조금만 더 그 행복을 발견했으면 좋겠다는 사명감이 있어요.

그래도 저는 브랜드를 통해서 이런 걸 펼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사람이니까, 제 능력으로 선한 영향력을 주고 싶어요. 감동적인 후기가 있었는데 어떤 분이 오롤리데이가 말하는 행복이 진부하다고 생각했대요. 근데 친언니한테 저희 제품을 선물받았다는 거예요. 그래서 써봤는데 자기가 점점 행복해진다는 거예요. 그때 오롤리데이가 말하는 행복에 대해 알게 됐다는 장문의 후기를 봤어요. 그때 제가 이 일을 하는 이유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됐어요.
 
Q, 중국에 도용당했을 때 많이 힘들고 예전에는 생각하지 못했던 브랜드의 소중함에 대해 더욱 절실하게 느꼈을 것 같아요.
A. 도용 당시 뉴스에 방영됐는데, 지인들한테 힘내라는 많은 연락을 받았어요. 근데 정작 저는 그렇게 힘들지는 않았거든요. 사업을 하면서 돌이켜봤을 때 남들이 크게 걱정하는 큰 사건에 대해 저는 초연했어요.

사업하면서 제일 힘들었던 건 팀원들과 오해가 생겼거나 관계에서 문제가 생겼을 때예요. 그래서 팀원을 뽑을 때 진심과 최선을 다해서 신경을 쓰는 거예요. 그래도 지금은 기쁘고 행복하게 일하고 있어요. 중국 도용사건이 일어났을 때도 저희 팀원들이 해결책을 찾으려고 힘을 모으니까 생각보다 데미지가 크지는 않았어요.

근데 저희의 피해 규모가 너무 커서 자료준비만 8개월을 했어요. 신제품이 나오면 계속 등록을 하고 있어서 힘든 상황이기는 한데 그것에 온 에너지를 쏟고 스트레스를 받으면 앞으로 나아갈 수가 없잖아요. 그래서 저는 앞으로 나아가는 쪽에 에너지를 쏟으려고요.
 
Q. 지금의 오롤리데이는 대표님 생각에 몇 % 정도 완성된 브랜드라고 생각하세요?
A. 저희 오롤리데이가 카약에서 통통배, 돛단배, 요트, 크루즈로 성장해왔는데 그 다음이 배일지 로켓일지 저는 모르겠어요. 반년 전까지만 해도 제가 NFT를 하게 될지 몰랐어요. 저희는 팀과 미션, 비전이 중요하지 큰 종착지를 정해 놓고 가는 팀이 아니다 보니까, 몇 %라고 말하기는 어려워요. 앞으로 나아갈 길에 대해서 결론을 짓지 않고 그렇기 때문에 너무 재밌어요.
 

인터뷰 장면 [사진=김호이 기자]

Q. 못난이 캐릭터가 너무 귀여워서 눈에 띄었어요. 대표님이 생각하는 못난이의 정의는 뭔가요?
A, 지금은 못난이가 저희의 마스코트가 됐고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됐지만, 처음에는 작정하고 만든 게 아니라 단순하게 낙서에서 시작됐어요. 제품에 그림을 넣고 싶은데 누구라도 보면서 따라 웃을 수 있는 그림을 그리고 싶어서 그린 게 못난이였고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셨어요. 

그래서 그때부터 이걸 이용해서 제품을 만들기 시작했는데 제품들이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마스코트가 됐어요. 진짜 못난 사람한테 못났다고 못하잖아요. 그건 상처를 주는 거죠. 못난이가 못나서라기보다 너무 사랑스러워서 아껴주고 싶어서 생긴 애칭이에요.
  

[사진=김호이 기자]

Q. 하는 일에 따라 사람의 성격도 달라지잖아요. 대표로서의 박신후, 디자이너로서의 박신후, 사람으로서의 박신후는 어떤 사람인가요?
A. 저는 완전 ENFP예요. MBTI로 사람을 정의하기는 애매하지만 전형적인 ENFP처럼 지속하는 걸 어려워하고 생각이 산발적이에요. 떠오르는 생각으로 행동하고 체계적인 걸 못하는데 회사를 그렇게 운영하면 안되겠더라고요.

직원 관리·서류 관리·세무 관리도 해야 되고, 그러다 보니까 저랑 성향이 안 맞는 일들을 해야지 회사가 굴러갈 수 있잖아요. 처음에는 힘들었는데 어떻게 하다 보니까 늘더라고요. 어쩔 수 없이 대표로서 해야 할 일들이 생겨나고 책임감으로 생겨나는 대표로서의 활동들이 있어요. 
 
Q. 일의 만족도는 5점 만점에 어떻게 되나요? 스스로 지금 어떤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세요?
A. 5점 만점에 10점이에요(하하). 이 일을 너무 사랑하고 내 브랜드를 너무 사랑해요. 이 브랜드가 저라는 사람만큼 중요한 게 된 것 같고요. 누군가가 저한테 무슨 일을 하냐고 물어본다면 행복을 파는 브랜드를 꾸려나가고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요즘에는 디자인은 별로 안하고 이 회사를 운영하기 위한 여러 가지들을 디렉팅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하나의 직업으로 설명하기보다 CEO라기보다는 디렉터에 가까운 것 같아요.
 

[사진=김호이 기자] 

Q. 좋아하는 걸 오래 하는 방법이 있나요?
A. 오롤리데이를 오래할 수 있었던 이유는 오롤리데이를 하나로 규정 짓지 않았기 때문이거든요. 저는 뭔가 규정 당하는 걸 안 좋아해요.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바로 할 수 있어야 되는 사람인데 오롤리데이를 문구브랜드라고 표현을 했으면 아마 지금까지 못했을 거예요.

근데 오롤리데이를 문구브랜드가 아니라 행복을 파는 브랜드라고 규정짓는 순간 더 날개가 달린 느낌이었거든요. 행복을 파는 브랜드라고 하면 집을 팔아도 되고, 자동차를 팔아도 되잖아요. 행복은 너무 다양할 테니까. 그래서 그때부터 훨씬 재밌게 일을 할 수 있었어요.

좋아하는 일을 오래 할 수 있으려면 본인이 어떤 성향인지 잘 파악할 수 있어야 돼요. 저는 제가 똑같은 일을 반복하지 못하는 성향이라는 걸 잘 알기 때문에 브랜드를 그 틀에 가두지 않으려고 했고 이제는 그 해답을 찾은 것 같아요.
 

[사진=김호이 기자] 

Q. 새로운 브랜드를 만들어가는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A. 새로운 브랜드를 만들 때 유행을 좇아서 만드는 분도 있어요. 내가 진짜 뭘 좋아하는지에 대해 깊이 고민하지 않고 시작하는 분들도 많다고 생각해요. 누군가는 사업을 목적으로 할 수도 있죠. 돈을 버는 게 사업을 지속할 수 있는 원동력이라면 좋다고 생각해요. 근데 사람마다 각자가 동기부여되는 포인트들도, 행복을 느낄 수 있는 포인트도 다르고, 지속을 하도록 하는 여러 가지들이 다르다고 생각해요.

저한테 있어서는 재미, 책임감, 유의미함이 그렇거든요. 사람마다 키워드들이 다를 텐데 브랜드를 시작하기 전에 키워드를 고민해봤으면 좋겠어요. 브랜드는 반짝 하고 사라지는 게 아니라 지속할수록 빛이 나는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나는 어떤 게 있어야 지속할 수 있는지, 어떤 걸 해야 나를 즐겁게 할 수 있을지를 생각해보셨으면 좋겠어요.
 

박신후 대표가 전하는 메시지 [사진=김호이 기자]

Q. 마지막으로 미래의 행복을 위해 지금을 살아가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한 말씀해 주세요.
A. 저는 너무 현재를 위해서, 혹은 미래를 위해서만 삶을 살지는 말라고 하고 싶어요. 한동안 언론에서 욜로라는 말이 유행을 했는데요. 저는 별로 안 좋았어요. 욜로라는 말은 결국 한번뿐인 인생 즐겁게 살자는 뜻인데, 그게 우리나라에서는 “미래 생각하지 말고 지금 즐겁게 즐겨라” 이런 느낌이 돼서 불편했어요.
지금의 행복에 있어서 미래에 대한 책임감도 어느 정도 있어야 된다고 생각하거든요. 결국은 미래를 살아가는 게 현재의 나이기 때문에 그때 가서 후회를 하지 않게 지금 현재에 집중하는 건 너무 좋지만 미래도 항상 같이 염두에 뒀으면 좋겠어요. 현재의 작은 행복에 집중하면서도, 미래의 큰 행복을 함께 그리는거죠. 현재와 미래의 행복의 밸런스를 잘 맞춰가면 훨씬 더 행복할 거라 믿어요.
 

박신후 대표(왼쪽)·김호이 기자 [사진=김호이 기자]

   시간 영수증 [사진=김호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