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부 김형석 기자]

코로나 팬데믹으로 촉발된 유동성 공급이 막을 내리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서 시작된 기준금리 인상 흐름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고 있다. 지난 5일 미국 연준이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 인상한 데 이어 영국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도 지난 6일 기준금리를 0.75%에서 1.0%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영국의 기준금리가 1%대를 기록한 것은 지난 2009년 2월 이후 13년 만이다.

주요국에 이어 신흥국들도 빠르게 기준금리 인상에 나서고 있다. 미국 등 주요 국가의 기준금리보다 낮을 경우 국내에 투자된 외국인 자본이 썰물처럼 빠져나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달 들어 칠레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7%에서 8.25%로 1.25%포인트 인상했다. 이어 브라질은 11.75%에서 12.75%로 1%포인트, 체코와 폴란드가 각각 0.75%포인트, 아랍에미리트(UAE)와 사우디아라비아, 홍콩 등은 각각 0.5%포인트씩 기준금리를 올렸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14일 연 1.25%인 기준금리를 1.50%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우리나라 기준금리가 지난해 8월까지 0.5%였던 점을 감안하면, 1년도 채 안 돼 1%포인트나 상승한 셈이다. 한은은 이어 이달 26일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에서도 추가 인상을 저울질하고 있다. 정부가 소상공인 코로나 피해 지원 등을 목적으로 대규모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발표하면서, 물가 안정을 위해선 추가 금리 인상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같은 급작스러운 금리 인상에 보험사들의 위기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금리가 인상되면서 보험사가 보유한 채권의 평가 이익이 급감하기 때문이다.

실제 대부분 보험사의 지급여력(RBC) 비율은 빠르게 하락하고 있다. 푸르덴셜생명의 경우 올해 1분기 RBC비율이 280.7%로 전 분기 대비 61.7%포인트 떨어졌다. 신한라이프와 하나생명은 각각 255%, 171.1%로 전 분기보다 30%포인트 가까이 줄어들었다. 한화생명과 KB생명은 각각 23.6%포인, 25.5%포인트 낮아진 161%를 기록했다. KB손해보험도 전 분기보다 17.1%포인트 하락한 162.3%로 집계됐다. 일부 보험사들의 경우 최근 RBC비율이 금융당국의 권고치인 150%를 하회한다며 금융당국에 관련 자료를 제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도 부랴부랴 대책마련에 나서고 있다. 금융당국은 지난 3월 새 국제회계기준인 IFRS17과 함께 신지급여력제도(K-ICS)의 최종안과 경과조치 운영방안을 논의했다. 보험사가 발행한 신지급여력제도(K-ICS) 시행 이전 자본증권에 대한 가용자본 인정 범위를 확대하고, K-ICS 경과조치를 마련해 보험사들에 충분한 적응기간을 주겠다는 것이 골자다.

하지만 보험사들은 보다 적극적인 당국의 결단이 필요하다고 호소하고 있다. 보험사들이 요청하고 있는 부분은 RBC 비율 관리감독 완화와 K-ICS 조기 도입 등이다. K-ICS가 도입되면 회계기준이 변경돼 보험사들의 자본건전성도 개선될 수 있다. RBC 비율의 경우 법정치는 100%이지만, 금융당국의 권고치는 150%다. 보험사들은 당국의 권고치를 20~30%포인트 낮춰도 보험가입자에게 지급하는 데에는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보험사들의 건전성이 악화하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보험가입자들에게 전가된다. 특히 작년 채권 재분류로 건전성 악화를 겪고 있는 A생보사의 경우에도 2013년 RBC 비율 산정에 채권 평가이익을 제외하려다 무산시킨 당국도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보다는 보다 적극적인 당국의 역할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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