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만 노리지마' 쌍용차 M&A, 실사 과정서 부지정보 제공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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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범 기자
입력 2022-05-11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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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인수합병(M&A) 실사 과정에서 평택 부지에 관한 정보는 제공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염불보다 잿밥'이 주목받는 쌍용차 매각전이다 보니 매각 주체 측에서 인수 후보자들의 '진정성'을 파악하기 위해 꺼내든 카드로 풀이된다. 
 

[쌍용자동차 평택 공장 전경 [사진=쌍용자동차]


쌍용차 M&A에 관한 인수의향서(LOI) 접수가 11일 마감된다. 매각주간사는 EY한영 회계법인이며 쌍방울 그룹, KG 그룹, 이엘비엔티, 사모펀드운용사 파빌리온 PE 등이 주요 인수 후보자다. 인수 후보자들은 지난 달 19일부터 지난 4일까지 2주 반가량 실사를 진행했다. 지난해 에디슨모터스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을 당시 실사 기간이 4주였던 점을 고려할 때 주어진 시간은 많지 않았다. 

또한 이슈의 중심인 평택 부지에 대한 실사 정보는 제공하지 않았다. 매각 주체들은 우선협상대상자에게만 이 정보를 제공할 예정으로 전해진다. 

평택 부지는 쌍용차 M&A에서 가장 주목받는 이슈다. 부지 가치만 1조원에 육박하면서 쌍용차 청산가치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쌍용차 M&A는 '염불보다 잿밥'이 주목받고 있다. 부지의 용도변경을 전제로 주판알을 굴리는 시나리오도 여럿 나왔다. 

평택시 칠괴동에 자리한 쌍용차 공장부지는 입지조건이 탁월하다. 쌍용차 평택공장은 평택지제역에서 거리로 4.3㎞, 자동차로 5분 거리에 위치한다. 지난 2016년 수도권 고속철 개통과 함께 SRT가 평택지제역에 정차하면서 서울 강남 기준으로도 출퇴근권이 됐다. 

또 평택지제역 북쪽인 평택시 고덕면에는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조성이 진행 중이다. 삼성전자 배후수요 등을 겨냥한 대규모 아파트와 상업시설 개발은 명약관화하다. 

부지 가치가 너무 높은 탓에 정용원 관리인 등 쌍용차 관계자와 매각주간사인 EY한영 입장에서는 이번 인수 후보자들의 진정성을 중요하게 검토할 수밖에 없다. 채권단 변제율, 향후 개발비 투입 여력 등 자금력도 중요 검토 요인인데 이 역시 진정성이 깔려 있어야 한다. 자금이 아무리 많더라도 쌍용차 입장에서는 완성차 제조에 투자할 그룹사를 찾아야 한다. 용도 변경을 위한 대관 업무 및 부동산 개발에만 자금을 쓸 수 있기 때문이다. 

회생 M&A 관계자는 "회생 M&A 인수 후보들은 항상 진정성이 있다고 한다"면서도 "하지만 끝에서 철회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라고 말했다. 

그러다 보니 실사 과정에서 부지 정보를 제공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500억원의 DIP(Debtor In Possession) 금융 의무 제공 등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DIP 파이낸싱이란 인수자금과 별도로 운영자금을 대여하는 것을 의미한다. 

실사 과정과 DIP금융 의무 제공의 기저에는 매각 주체의 흥행 자신감이 깔려 있다. 지난 3월 28일 에디슨모터스와 쌍용차와의 M&A 계약이 해제된 이후 쌍방울 그룹은 빠르게 인수 의사를 표명했다. 이후 쌍방울, 광림, 나노스, 아이오케이 등 쌍방울 그룹이나 KG ETS, KG스틸, KG, KG케미칼 등 관련 주식이 연일 상한가를 기록했다. 양 그룹 모두 쌍용차 인수 의사를 밝힌 후 주가까지 2배 이상 치솟은 상황에서 물러선다면 당분간 '양치기 소년'이란 오명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특히 평판리스크 이슈가 있는 쌍방울 그룹은 딜의 지렛대 역할로 활용되며 쌍용차 M&A 기준으로는 선순환을 일으키고 있다는 평가다. KB증권, PwC삼일회계법인 등이 떠나가는 악재가 있었음에도 꿋꿋하게 딜 마지막까지 전진하다 보니 매각 주체의 운신의 폭을 넓혀줬다. 

그럼에도 일각에서는 매각 측의 과도한 자신감이 역풍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IB 업계 관계자는 "쌍용차 M&A는 기본적으로 회생 M&A다"며 "매도자 우위 딜이였다면 쌍용차는 청산 위기에 놓이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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