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인터뷰] 마크 베니오프 美세일즈포스 CEO "기업은 사회 위한 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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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은주 기자
입력 2022-05-10 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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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999년 세일즈포스 설립한 마크 베니오프 CEO 서면 인터뷰

  • "기업, 이윤 극대화에서 지속 가능으로 가야…ESG 의무 있다"

  • "이해관계자 자본주의 성공하려면 ESG 요소 공개·관리해야"

마크 베니오프(Marc Benioff) 세일즈포스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 [사진=세일즈포스]


[이코노믹데일리] 미국 비영리 평가 기관 저스트 캐피털(Just Capital)이 올해 선정한 미국 상장 기업 중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성과가 뛰어난 기업에 세일즈포스가 이름을 올렸다. 구글 모기업 알파벳, 인텔, 마이크로소프트(MS)에 이어 4위 성적을 거뒀다. 세일즈포스는 클라우드 컴퓨팅을 전문으로 하는 미국 서비스용 소프트웨어(SaaS) 기업으로 지난 1999년 설립됐다. 

마크 베니오프(Marc Benioff) 세일즈포스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서던캘리포니아대학(USC)에서 경영학을 전공했다. 경쟁사인 오라클에서 13년을 근무하면서 역대 최연소 부사장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1999년 세일즈포스를 창업한 뒤 5년 만에 상장에 성공하면서 클라우드 컴퓨팅 분야 선구자로 자리매김했다. 현재는 USC 재단 이사회 이사, 세계경제포럼(WEF) 이사회 멤버, 샌프란시스코 소재 4차 산업혁명 포럼 센터의 창립 위원장 등을 맡고 있다. 

세일즈포스를 포춘 선정 500대 기업이자 글로벌 1위 고객관계관리(CRM) 소프트웨어 공급 업체, 상위 5대 기업용 소프트웨어 회사로 성장시킨 베니오프 CEO가 본지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ESG 정책 선도의 비결을 밝혔다. 베니오프 CEO는 “모든 기업 활동의 중심에 고객이 있고 기업이라면 반드시 고객보다 한 발자국 더 앞서가 그들을 맞이할 수 있어야 한다”라며 "사회 및 환경적인 문제 개선을 통해 더 나은 사회를 만들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집단은 기업이다”라고 강조했다. 

-ESG 정책을 강화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
=기업의 CEO들은 더 이상 사회의 난제를 방관하는 것이 아닌, 나서서 행동을 취해야 한다. 기업의 리더, 구성원이라면 비즈니스로 세상을 바꿀 수 있다. 1-1-1 모델은 그런 생각에서 시작했다. 초창기 세일즈포스는 샌프란시스코 작은 시골 마을의 임대 원룸 아파트에서 출발했다. 아무것도 가진 게 없었던 그때는 직원 업무 시간의 1%, 자본의 1%, 제품의 1%를 사회에 공헌하는 1-1-1 모델을 따르는 게 어렵지 않았다. 이후 회사 규모가 커지는 과정에서도 이런 시도가 이어져 작년에만 이런 식으로 기부한 금액이 약 4억 9500만 달러(약 6073억원)에 달한다. 
 
여기다 전 세계가 마주하고 있는 지구온난화라는 위기를 직시하기로 했다. 전 세계가 공동으로 행동을 취하지 않으면, 상황은 더욱 악화될 수밖에 없다고 봤다. 지구의 환경을 보호·보존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전략을 취해야 한다. 모든 국가, 기업, 커뮤니티, 개개인이 기후 변화에 대해 행동으로 옮길 책임이 있다. 글로벌 위기에 대처하지 못한다면, 우리는 막대한 손실을 감수해야 할 것이다. 세일즈포스의 ESG 정책을 한 마디로 한다면 '비즈니스는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최고의 플랫폼'이라고 말하고 싶다.
 

세일즈포스의 마스코트인 아스트로 노미컬(Astro Nomical)이 회사의 ESG 활동을 소개하는 모습 [사진=세일즈포스]


-ESG 정책을 추진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세일즈포스는 기후 위기 대응 등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액션 플랜을 구축할 때 다음의 세 가지 질문에 기반한다. ‘무엇을 할 것인가(What)?’ 제품, 서비스 그리고 미션이 무엇이고 그 이유를 고민한다. 그다음은 ‘어떻게 할 것인가(How)?’이다. 이는 기업 또는 일부 팀의 운영 모델과 전체 벨류체인에 대한 점검을 포함한다. 마지막으론 ‘누구에게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가(Who)?’ 즉, 기업의 직원, 고객, 사회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를 질문한다. 

세일즈포스는 기업이 변화를 이끌어낼 자원, 이해관계자 간의 신뢰,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믿고 있다. 이에 기업은 직원, 고객, 파트너, 사회를 포함한 모든 이해 관계자의 이익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모든 기업은 자사만의 경쟁력이 있는 제품 또는 서비스, 영향력이 있다. 세일즈포스의 세 가지 질문에 기반하여 전세계적 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액션 플랜을 구축할 수 있길 바란다. 

-세일즈포스의 ESG 정책이 반영된 주요 사례가 있다면
=기후변화는 돌이킬 수 없다. 더 많은 지역에서 더 많은 사람을 모집해 동일한 목표를 추구해야 한다. 1조 그루의 나무를 심는 것은 분명 쉽지 않은 일이지만, 바로 지금, 우리는 기후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힘이 있다. 세일즈포스가 나무 1조 그루 심기를 목표로 하는 리플랜트 액트(REPLANT Act) 활동을 지지하는 이유다. 정부, 기업, 개인이 나무를 기르고 탄소를 저감하며 기후 변화에 맞서 싸워야 한다. 

세일즈포스는 또 비영리단체인 글로벌 포레스트 제너레이션(Global Forest Generation)과 협력해 지역의 물 안보를 해결하기 위해 62만 5000그루의 자생목을 심는 프로젝트에도 자금을 지원했다. 기후 행동을 위해 향후 10년에 걸쳐 총 1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도 있다. 기부금은 오션 파운데이션(Ocean Foundation) 등 12개의 글로벌 비영리 단체에 전달돼 식물, 토양과 같은 천연 탄소 흡수원의 확장과 및 다양성 보호, 녹색 일자리 창출에 쓰일 예정이다. 

-ESG 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얻은 교훈이 있다면 
=전 세계의 CEO들은 기업의 주주뿐만 아니라 모든 이해관계자에 대한 의무가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는 점이다. 세일즈포스가 7년 연속 포천지 선정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에 오른 가장 주요한 이유는 이해 관계자를 비롯한 소비자, 근로자, 파트너, 지역사회, 더 나아가서는 지구에 봉사하고 헌신하려는 의지 덕분이다. 여기서 이해관계자란 주주를 포함한 소비자, 협력업체, 지역사회 등을 모두 포괄하는 광범위한 집단을 뜻한다.

지금까지 기업의 목적을 이윤의 극대화에 두었다면 이제는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바꾸는 것으로 바꿔야 한다. ESG 경영을 실현하기 위해 전사적인 노력을 기울여왔던 세일즈포스는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면서 지속 가능한 발전을 더 모색하고 있다.
 
-지속 가능한, 성공적인 ESG 정책을 위해 한국 기업들에 조언을 해준다면
=기업은 세상의 변화를 주도할 수 있는 현실적인 주체다. 장기적으로 사회와 공존할 수 있는 가치를 위해 활동가로 나서야 한다. 이윤과 주주를 넘어 고객과 직원, 협력업체, 나아가 사회와의 공존을 위한 역할과 행동을 고민해야 기업은 물론 모든 이해관계자가 함께 지속 성장할 수 있다. 이해관계자 자본주의(Stakeholder Capitalism)가 성공하려면 기업들은 ESG 요소들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관리해야 한다. 
 

마크 베니오프 세일즈포스 회장 겸 CEO [사진=세일즈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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