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신세돈 교수 제공]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의 국정 목표와 국정 과제  
 
새로 출범하는 윤석열 정부에 대한 국민의 관심과 기대가 어느 정부보다 높다. 새 정부에 대해 관심과 기대가 높은 것은 지금 나라 주변의 경제 상황이 너무 위태로운데 그걸 헤쳐 나가야 할 막중한 책무가 오롯이 대통령에게 달려 있기 때문이다. 여태껏 많은 대통령을 경험하면서 국민들은 대통령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뼈저리게 알게 되었다. 유능한 대통령은 나라를 위기에서 구하는 반면 무능한 대통령은 오히려 나라를 위기에 빠뜨릴 수 있다는 것을 비싼 대가를 치르며 배웠다. 훌륭한 대통령은 백년 앞을 보고 나라를 만들 수 있음에 반해 그렇지 못한 대통령은 하루 앞에 차려 놓은 밥상마저도 엎어버리면서 몇십 년 뒷걸음치게 할 수도 있다는 것을 겪게 되었다. 어느 대통령인들 나라가 잘되고 국민들이 잘살기를 바라지 않았겠는가마는 사람을 잘못 쓰거나, 계획을 애초부터 잘못 세우거나 아니면 밑에 있는 공무원들이 일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는 바람에 국정을 망치는 경우가 허다했다. 사람·국정계획·공무원, 이 삼박자가 정교하게 맞아떨어지지 않으면 어떤 대통령이라도 성공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윤석열 정부 인수위원회가 발표한 국정 목표를 다른 정부와 비교해 보는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일 것이다.
 
어떤 언론인은 새 정부 인수위원회의 110개 국정 과제를 보고 나열만 한 채 국정 철학이 총체적으로 실종되었다고 폄하했다. 식상한 구호를 국정 목표로 세웠고 위기의식도 없다고 신랄하게 비꼬았다. 인수위원회의 5대 국정 목표 110대 국정 과제 체계가 100% 그대로 새 정부가 출범하고 나서 국정 목표로 채택될지는 두고 봐야 한다.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국정 목표 체제가 다소 변경될 여지는 있다고 본다. 따라서 인수위원회의 국정 목표와 110대 과제를 가지고 윤석열 정부를 비판하는 것은 다소 성급한 면이 있다.

먼저 인수위원회 국정 목표는 (1)상식이 회복된 반듯한 나라 (2)민간이 끌고 정부가 미는 역동적 경제 (3)따뜻한 동행, 모두가 행복한 사회 (4)자율과 창의로 만드는 담대한 미래, 그리고 (5)자유, 평화, 번영에 기여하는 글로벌 중추국가 등 다섯 가지다. 여기에 지역균형발전위원회가 발표한 대한민국 어디서나 살기 좋은 지방시대를 더하면 여섯 개 국정 목표가 되는 셈이다. 국정 목표의 순서 자체에 큰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새 정부는 상식이 회복된 반듯한 나라를 제일 필두에 올렸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그중에서도 상식과 공정의 원칙 바로 세우기를 첫 번째 약속으로 삼은 것은 의미하는 바가 매우 크다. 탈원전 폐기, 형사사법 개혁과 공정한 법 집행, 재정 정상화, 미디어 공공성 확립을 국정 과제 3, 4, 5, 6번으로 삼은 것을 보면 새 정부의 국정 철학이 없다는 비판은 과한 측면이 있다. 특히 자율과 책임과 소통하는 정부를 강조하면서 유연성 있고 효율적이며 능력 있는 정부 체계를 만들어 질 높은 대국민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국정 과제들은 모두 훌륭한 국정 철학이다.
 

[그래픽 = 저자]

우려스러운 점은 국정 철학이 없는 것이 아니라 그것의 위치를 너무 앞에 두고 있다는 점이다. 문재인 정부가 그랬다. 문재인 정부의 첫 번째 국정 목표는 국민이 주인인 정부였다. 그중 첫 번째 국정 전략은 국민주권 촛불 민주주의 실현이었으며 그중 첫 번째 국정 과제가 적폐의 철저하고 완전한 청산이었다. 두 번째 국정 과제가 반부패 개혁으로 청렴 한국 실현, 그리고 네 번째 국정 과제가 표현의 자유와 언론의 독립성 신장이었다. 인수위원회 국정 과제 체계와 너무 비슷하다. ‘국민 눈높이’ 과거사 해결은 새 정부의 ‘국민 눈높이’ 부동산 정책 바로잡기와도 유사하다. 문재인 정부의 소통으로 통합하는 광화문 대통령도 윤석열 정부의 세 번째 약속인 소통하는 대통령, 일 잘하는 정부와도 닮았다.
 
반면에 박근혜 정부의 첫 번째 국정 목표는 일자리 중심의 창조경제였다. 창조경제의 생태계를 조성하고(제1 국정 과제), 일자리를 창출하여 성장동력을 제고하며(제2 국정 과제), 중소기업을 창조경제의 주역으로 만들며(제3  국정 과제), 창의와 혁신을 통하여 과학기술을 발전시키며(제4 국정 과제), 원칙이 바로 선 시장경제를 세우며(제5 국정 과제), 성장을 뒷받침하는 경제 운영(제6 국정 과제)이 첫 번째 국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국정 과제들로 자리매김하였다.
 
문재인 정부의 정부 주연의 소득주도성장 경제 운영의 병폐를 목도했고 또 현재의 글로벌 경제위기 상황을 감안할 때 인수위의 국정 목표는 두 번째 목표, 즉 민간이 끌고 정부가 미는 역동적 경제를 제일 먼저 앞세우는 것이 옳아 보인다. 그 안에는 당장 너무나 시급한 과제들이 잘 들어가 있다. 경제 체질 선진화로 혁신 성장의 디딤돌을 만든다든지, 핵심 전략 산업을 육성하여 경제 재도약을 한다든지, 중소·벤처기업이 경제 중심에 서는 나라를 만든다든지, 디지털 변환기에 혁신 금융 시스템을 도입한다든지, 공간과 해상과 육지를 잇는 성장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과 같은 중요한 국정 과제들이 들어가 있다. 박근혜 정부 때처럼 경제에 관련된 국정 과제를 제일 필두에 세우는 것이 더 적절하다고 판단된다. 그리고 네 번째 국정 목표인 자율 창의로 만드는 담대한 미래를 두 번째 국정 목표를 설정하여 과학기술이 선도하는 국가로 도약하기 위한 발판을 놓고 또 창의교육으로 미래 인재를 양성하며 탄소중립, 지속 가능한 미래 만들기와 같은 차세대형 정책 과제를 국정 과제로 삼는 것이 더 적절하다고 생각된다. 첫 번째 국정 목표인 상식이 회복된 반듯한 나라는 달성하기만 하면 되므로 국정 목표 제일 끝에 두더라도 별 문제가 없다.

 
신세돈 필자 주요 이력
 
▷UCLA 경제학 박사 ▷한국은행 조사제1부 전문연구위원 ▷삼성경제연구소 금융연구실 실장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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