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돋보기] 부산 티팬티남 벌금에 여자 레깅스도 처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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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미 기자
입력 2022-04-26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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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해운대의 한 카페 CCTV 영상. [사진=SBS 화면 캡처]

핫팬츠를 입고 거리를 활보한 40대 남성이 소액의 벌금형을 받은 것에 대해, 일각에서 노출에 대한 남녀 시각이 평등해져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25일 창원지법은 형사6단독(차동경 판사)은 경범죄처벌법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43)에게 벌금 15만원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앞서 A씨는 지난해 3월 18일 오후 2시쯤 부산 해운대구 달맞이길에 있는 카페를 찾아 티(T)팬티 형태의 엉덩이가 드러나는 여성용 핫팬츠를 착용한 상태로 신체 부위를 노출해 타인에게 불쾌감을 준 혐의를 받고 있다. 이 남성은 당시 모습이 찍힌 방범 카메라(CCTV) 영상 캡처 사진이 각종 커뮤니티에 올라오면서 ‘하의실종남’, ‘티팬티남’으로 전국적인 이슈가 됐다.
 
당시 CCTV 영상에 찍힌 A씨의 모습은 흰색 바람막이 상의에 하의는 엉덩이가 훤히 보일 정도의 짧은 검은색 하의를 착용한 모습이었다. A씨는 이 같은 복장으로 커피를 주문하고 매장 곳곳을 오갔던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이날 해운대를 비롯해 같은 날 수영구 광안리 해변, 다음날 부산 북구와 해운대, 지난해 10월 16일 부산 기장군 등에 있는 카페에도 이 같은 모습으로 나타났다. 이외에도 A씨는 지난 10년간 같은 옷차림으로 부산뿐 아니라 경남 창원, 충북 충주 등을 활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재판에 넘겨진 A씨는 “신체를 과도하게 노출한 것은 아니므로 경범죄 처벌 대상에 해당되지 않는다”라는 취지로 자신의 혐의를 부인했다.
 
하지만 이러한 A씨의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당시 노출이 있었던 장소, 노출 경위, 노출에 대한 주변 사람들의 반응을 비롯해 행위 당시 피고인 엉덩이가 대부분 드러나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사정 등에 비춰 보면 공개된 장소인 실내 카페에서 공공연하게 엉덩이를 노출해 다른 사람에게 부끄러운 느낌이나 불쾌감을 줬다고 판단된다”며 A씨에게 벌금 15만원을 선고했다.
 

A씨 ‘궁금한 이야기Y’와의 인터뷰. [사진=SBS 화면 캡처]

A씨는 SBS ‘궁금한 이야기Y’와의 인터뷰에서도 자신의 하의 실종 패션을 두고 억울하다는 입장을 전하기도 했다.
 
그는 “속옷이 아니라 핫팬츠인데 (티)팬티남이라고 불리는 것이 억울하다. 오명을 벗기 위해 더 이상 이런 옷을 입고 사람들 앞에 서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어 “음란행위를 위한 목적이 아니었다”라며 “나는 정상이고, (핫팬츠 의상도) 패션이다”라고 강조했다.
 
현재 경범죄처벌법은 과다노출에 대해 ‘공개된 장소에서 공공연하게 성기·엉덩이 등 신체의 주요한 부위를 노출하여 다른 사람에게 부끄러운 느낌이나 불쾌감을 준 사람’을 처벌한다고 규정한다. 이 남성은 경찰 조사 결과 속옷이 아닌 짧은 핫팬츠를 입은 것으로 확인돼 경범죄처벌법상 ‘과다노출죄’와 형법상 ‘공연음란죄’가 적용되지 않았다. 과다노출죄가 성립되기 위해선 티팬티를 입어 성기나 엉덩이가 노출돼야 한다. 또 공연음란죄의 경우 성적인 것을 암시하는 등의 행동을 취해야 한다.
 
사회적으로 큰 관심을 끈 이슈였던 데 반해 15만원이라는 벌금은 그리 많지 않다. 하지만 액수를 떠나 처벌됐다는 자체가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A씨의 판결 결과가 나온 후 온라인에서는 신체 주요 부위의 자국이 드러나는 레깅스도 다른 사람에게 부끄러운 느낌이나 불쾌감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같은 핫팬츠인데) 여성은 되고 남성은 안 되냐”며 반문하기도 했다. “여자가 입으면 쳐다보는 사람이 범죄고, 남자가 입으면 입은 사람이 범죄인가? 어차피 눈 둘 곳 없게 만드는 건 남자나 여자나 똑같은데 판결도 평등해져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그래픽=아주경제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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