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 코로나 역풍' 중국경제...올해 성장률 5.5% 달성 멀어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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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배인선 특파원
입력 2022-04-18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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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1Q 성장률 4.8%…시장 예상치 웃돌아

  • 코로나 봉쇄 충격···3월 소비 침체 현실화

  • 코로나 방역·경제 성장 '딜레마' 빠진 중국

중국의 1분기 경제 성장률이 4.8%를 기록했다. 중국 베이징에서 한 근로자가 전화통화를 하며 건설공사 현장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중국 경제가 1분기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4.8% 성장을 기록했다. 하지만 3월 말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인한 상하이 도시 봉쇄 등 충격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수치다.

중국이 제로 코로나 정책을 강력히 이어가고 있음에도 코로나 재확산세가 언제쯤 잦아들지 불확실한 데다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과 미국 등 글로벌 긴축 우려 때문에 추가 경기 부양도 부담스럽다. 중국이 올해 목표로 한 5.5% 안팎 성장률 달성도 힘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1분기 4.8% 성장률···나쁘지 않은 시작이지만

중국 분기별 경제성장률 [자료=트레이딩이코노믹스]

18일 중국 국가통계국은 올 1분기 중국 국내총생산(GDP)이 27조178억 위안(약 5220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8%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4분기(4%) 성장률을 웃도는 것으로, 로이터(4.4%), 블룸버그(4.3%) 등 시장 전망치보다 높다. 

국가통계국은 "중국 경제는 1분기 성장 회복세를 계속 이어갔으며, 전체적으로 합리적 구간에서 운영됐다"고 평가했다

이는 코로나 재확산세가 나타나기 직전 1~2월 경제 성장 효과가 반영된 덕분이다. 이 기간 중국 소매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6.7% 증가했고, 산업생산도 7.5% 증가했다. 수출도 전년 동기 대비 18% 증가했다. 

하지만 3월 들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글로벌 경제가 타격을 입고, 중국 내 예상치 못한 오미크론 확산세로 선전·창춘 등 주요 도시가 봉쇄되면서 중국 경제지표는 악화하기 시작했다. 중국 국가위생보건위원회에 따르면 3월 들어 현재까지 중국 내 코로나19 감염자가 전국 30개 성·시·자치구로 확산되면서 누적 확진자 수는 32만명을 돌파했다. 
 
코로나 봉쇄 충격···3월 소비 침체 현실화

중국 월간 소매판매 증가율. [자료=트레이딩이코노믹스]

실제 이날 함께 발표된 3월 실물경제 지표는 저조했다. 특히 소비가 직격탄을 입었다.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3월 중국 소매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3.5% 하락했다. 중국 월간 소비 증가율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코로나19 발발 초기 2020년 2~7월 이후 처음이다. 

오미크론 확산세로 전국 각지 도시가 봉쇄돼 요식업·소매업·관광업 등이 충격을 입었다. 위쉐룽 장쑤성 요식업회장은 관영 신화통신에 "3월에만 장쑤성 현지 요식업계 피해액이 100억 위안이 넘는다"고 토로했다. 3월 이후 중국 국내 항공기 운항편수도 전년 같은 기간의 5분의1 수준으로 급감했다.

공장이 멈춰서며 3월 산업생산도 전년 동기 대비 5% 증가에 그쳤다. 3월 코로나 확산세로 ‘세계의 공장’ 광둥성 선전이나 ‘자동차 도시’ 지린성 창춘 등 지역의 봉쇄가 장기화하면서 생산·경영활동이 차질을 빚었다. 3월 중국 자동차 생산량은 전년 동비 9.1% 하락했다. 

게다가 이 수치엔 3월 말부터 시작된 중국 최대 경제도시 상하이 도시 봉쇄에 따른 경제 충격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 상하이 봉쇄가 장기화하면서 현재 테슬라, 니오, 애플 등 상하이와 인근 지역 공장 가동은 3주째 멈춘 상태다. 중국 전기차기업 샤오펑의 허샤오펑 최고경영자(CEO)는 상하이와 인근 공급망 기업 조업을 재개하지 않으면 5월 중국 전체 자동차 공장이 모두 멈출 것"이라고 경고했을 정도다.

이밖에 1~3월 누적 고정자산투자는 전년 동비 9.3% 증가하는 데 그치며 전달 증가율(12.2%)을 하회했다. 3월 도시 실업률도 5.8%로 전달 5.5%보다 높아졌다.
 
올해 5.5% 안팎 성장률 목표치 달성 힘들어지나
시장은 현재 중국 내 상하이를 비롯한 도시에서 봉쇄령이 장기화할 경우 중국 경제에 큰 충격을 가져올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 바클레이는 로이터를 통해 “상하이 도시 봉쇄가 한 달 더 연장되고 전국 다른 지역에서도 부분 봉쇄가 두 달 이어지면, 중국의 2분기 GDP 성장률이 3%대로 내려앉아, 올해 성장률이 4.2%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로이터 여론조사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중국 올해 성장률을 5%로 예상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올해 목표로 한 5.5% 달성이 쉽지 않을 것임을 시사한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도 18일 평론을 통해 “114조 위안 규모의 중국 경제가 5.5% 성장률을 달성하는 건 5년 전 7.4%, 10년 전 10.5% 성장률을 달성한 것과 맞먹는 것으로, 1년 새 하나의 중등경제체를 만들어내는 것에 상당한다”며 “대내외 형세의 새로운 변화 속에서 이 목표를 완수하는 데 희망과 잠재력이 있지만, 동시에 더 크고 어려운 노력을 해야 한다"고 전했다.
 
코로나 방역·경제 성장 '두마리 토끼' 잡기 딜레마
특히 올 가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3연임이 확정될 중국 공산당 20차 당대회 개최를 앞두고 경제·사회 안정을 최우선으로 삼고 있는 중국 지도부는 코로나 방역과 경제 성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딜레마에 빠졌다. 

중국 정부는 우선 도시를 봉쇄하면서도 기업 생산 재개와 교통 물류망 회복을 서두르고 있다. 

앞서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15일 중국 공업정보화부는 집적회로, 자동차, 장비제조, 바이오제약 등 중점 업종의 666개 중점기업에 대해 우선적으로 폐쇄루프 등 방식으로 방역을 철저히 한다는 전제 아래 조업 재개를 추진할 것을 촉구했다. 

이에 따라 현재 대만 컴퓨터 기업 콴타, 상하이자동차그룹, 테슬라 등 상하이 소재 기업들이 상하이 정부 승인을 받아 공장 조업을 부분 재개하거나, 준비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코로나 확산세가 심각해지면 언제든 다시 통제에 나설 수 있는 만큼,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3주 넘는 봉쇄령에도 상하이 일일 확진자 수는 2만명대 아래로 떨어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중국은 경기부양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25일부터 금융기관 지급준비율을 0.25%포인트(P) 인하해 시중에 약 100조원 규모 유동성을 풀기로 했다. 오는 20일엔 넉달 만에 사실상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대출우대금리(LPR)를 인하할 가능성도 나온다.

다만 코로나19 확산세 불확실성, 인플레이션, 글로벌 긴축으로 인한 자본 유출 우려 속에서 인민은행의 추가 통화 완화 공간은 제한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통화 완화가 중국 경제가 현재 코로나19로 직면한 문제를 해결할 근본책이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장즈웨이 핀포인트 자산관리 수석 경제학자는 로이터를 통해 중국 경제가 직면한 주요 과제는 오미크론 발병과 주민 이동을 자제하는 봉쇄정책이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효과적인 정책을 마련하지 못하면 2분기 GDP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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