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해운 7개사, 신조선 투자에 11.9조 부담 '날벼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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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 기자
입력 2022-04-12 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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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년부터 도입되는 친환경 규제 영향

  • 탄소배출 적은 가스연료 배로 바꿔야

  • 각 사별 교체 선박 규모 33~66% 달해

내년부터 도입되는 친환경 규제의 영향으로 HMM·대한해운 등 대형 해운사 7곳이 향후 11조9000억원이 넘는 신조선 건조 부담을 짊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1위인 HMM의 영업이익이 지난 2020년 1조원에 미달했음을 감안하면 적지 않은 부담인 것으로 평가된다.

11일 아주경제신문이 내년 초 국제해사기구(IMO)가 도입을 예고한 현존선 에너지효율지수(EEXI), 탄소집약도지표(CII) 규제에 대한 대형 해운사의 영향을 살펴본 결과 11조9000억원 이상 부담이 커질 수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EEXI는 선박 운항과정에서 1톤(t)의 화물을 1해리(1.852㎞) 운송하는 데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량을 기관출력·재화중량톤수 등 선박의 제원을 활용해 사전적으로 계산·지수화한 지표를 뜻한다. CII는 실제 선박이 운항한 이후 배출한 탄소를 사후적으로 지수화한 지표를 의미한다.

두 규제 모두 기존 선박을 새로운 친환경 선박으로 교체하도록 만드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는 지난해 말 발표한 '해상 탄소중립에 대한 국내 해사산업 대응 방안' 보고서를 통해 노후 선박의 경제성이 매우 떨어져 사실상 정상적 영업이 어려울 것으로 결론을 냈다.

단기적으로 저속 운항으로 선복 부족이 심화돼 운임이 급등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도 나오지만 장기적으로 글로벌 선사와 경쟁을 위해서는 저속 운항에 만족할 수 없다는 시각이다. 결국 기존 해운사가 보유한 석유연료 추진선 대부분이 탄소 배출량이 훨씬 적은 액화천연가스(LNG) 등 가스연료 추진선 혹은 이중연료 추진선으로 변경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다만 이 같은 선박 변경 부담은 각 해운사마다 다소 차이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한국신용평가는 주요 해운사가 보유한 선박의 CII를 추산한 결과 우수하지 않은 C·D·E등급 선박 규모는 각 사마다 33~66%에 이른다고 진단했다.

개별적으로 C·D·E등급 선박 비중이 높은 해운사는 장금상선(66%), 팬오션(59%), SK해운(56%), 대한해운(53%)%, H라인해운(49%), HMM(43%), 폴라리스쉬핑(33%) 순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비우수 선박의 규모만큼 친환경 신조선 발주가 단행된다면 대형 해운 7개사의 부담 합계는 11조9000억원을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SK해운이 3조원, 팬오션과 HMM이 각각 2조2000억원, 대한해운이 1조5000억원, 장금상선이 1조3000억원, H라인해운이 1조원, 폴라리스쉬핑이 6500억원 규모로 파악된다.

지난 2020년까지 업계 1위 HMM의 영업이익이 1조원에 미달했다는 것을 감안하면 적지 않은 규모다. 다행히 지난해 운임 급등으로 상당수 해운사의 실적이 개선됐으나 호황기 이익 상당수를 신조선에 투자해야 한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정훈 한신평 수석연구원은 "친환경 규제에 따른 영업적·재무적 영향이 해운사 별로 상이하게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며 "앞으로 친환경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재무여력을 확충하거나 친환경 선박을 발주하고도 사업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는지가 해운사에 있어 중요한 사항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H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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