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터스 현장] 게리 플레이어 "실수는 누구나 해…미컬슨 당당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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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거스타=이동훈 기자
입력 2022-04-0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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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명예 시타 후 기자회견서

  • 미컬슨 옹호…옷깃엔 골프 사우디

명예 시타자로 선정된 톰 왓슨을 맞이하는 게리 플레이어(왼쪽)와 잭 니클라우스(중앙). [사진=마스터스]

게리 플레이어(남아공)가 명예 시타 직후 기자회견에서 필 미컬슨(미국)을 옹호했다.

2021~2022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메이저 마스터스 토너먼트 첫날 1라운드가 4월 7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의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파72·7510야드)에서 열렸다.

대회의 시작을 알린 것은 1번 홀(파4) 명예 시타 행사다. 낙뢰로 30분 밀려 오전 8시 15분에 진행됐다.

올해 명예 시타에는 톰 왓슨(미국)이 합류했다. 명예 시타 역사상 11번째다. 마스터스에 출전한 첫 흑인 선수인 리 엘더(미국)가 지난해 타계하면서다. 시타 기간은 단 1년이었다.

왓슨은 플레이어, 잭 니클라우스(미국)와 함께 티잉 그라운드에 올랐다.

3명은 차례로 대회의 시작을 알리는 티샷을 했다. 이후 프레스 빌딩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기자회견에서는 지난해 우승자 마쓰야마 히데키(일본), 타이거 우즈(미국) 등에 관한 이야기가 오갔다.

자신들의 개인적인 경험담도 늘어놨다. 니클라우스, 플레이어에 왓슨이 합류하니 웃음이 많아졌다.

그러다가 한 기자가 필 미컬슨(미국)에 관해 질문했다. 미컬슨은 이번 축제에 참여하지 못했다. 

그는 지난 2월 2022~2023 아시안 투어 개막전(사우디 인터내셔널 파워드 바이 소프트뱅크 인베스트먼트 어드바이저스)에서 사우디 석유 자본을 두둔하며 PGA 투어를 비난했다.

해당 발언으로 미컬슨은 뭇매를 맞았다. 그를 지탱하던 후원사들도 하나둘 떠나더니 백지로 남았다.

이후 미컬슨은 "자중하겠다"는 말과 함께 종적을 감췄다. 전날(4월 6일) 프레드 리들리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 회장은 "미컬슨이 먼저 출전하지 않겠다는 말을 전했다"고 설명했다.
 

골프 사우디 로고를 붙인 게리 플레이어(오른쪽). [사진=AP·연합뉴스]

이날 한 기자의 질문은 "미컬슨이 조언을 구한다면 무슨 말을 해주겠는가"였다.

왓슨과 니클라우스는 대답을 회피했다. 적극적이었던 것은 플레이어다.

플레이어는 "미컬슨에 대해 특별한 생각을 하고 있다. 오늘날 우리는 십자가에 못 박힌 비판적인 사회, 소송적인 사회에 살고 있다. 미컬슨은 지난 5년 혹은 그 이상 골프계의 홍보 대사로 활동했다. 대중을 대하는 방식, 존엄성, 사랑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플레이어는 "그런 그가 실수를 했다. 우리 모두는 실수를 한다. 미컬슨은 미안하다고 했다. 전에 나는 미컬슨에게 '고개를 들어라, 누구나 실수는 한다'고 말했다"며 "미컬슨의 삶은 계속돼야 한다. 불쌍하다. 십자가에 못이 박혀 있다. 공정하지 않다. 미컬슨이 끔찍한 말을 했지만, 우리도 실수할 때가 있다"고 덧붙였다.

기자회견 끝에 플레이어는 "이 세상에서 단 한 번도 실수하지 않은 사람이 있다면 오거스타에서 점심을 사겠다"고 외쳤다.

기자회견장이 조용했다. 그의 마지막 말은 이랬다. "누구나 실수를 하니까, 결국 오늘도 혼자 먹겠죠."

한편, 플레이어의 왼쪽 옷깃에는 골프 사우디의 로고가 박혀 있었다. 플레이어는 최근 골프 사우디의 홍보대사를 맡았다. 미컬슨이 뭇매를 맞은 근원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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