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먹거리 가상자산 진출 엿보는 은행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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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지 기자
입력 2022-03-30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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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행연합회]

은행권이 금융정책 수행의 자율성 보장과 함께 가상자산 서비스 시장 진출을 요구하는 내용이 담긴 건의문을 새 정부에 전달하면서 가상자산 시장에 뛰어들 채비를 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가상자산 산업 활성화 공약을 내건 만큼, 국내에서만 시가총액 55조원에 이르는 가상자산을 새 먹거리로 삼고 신사업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

30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전국은행연합회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제출하기 위해 마련한 '은행업계 제언 보고서' 초안에서 "앞으로 제정될 가상자산업법에서 정의되는 가상자산업종을 모두 은행도 할 수 있도록 허용해달라"고 요구했다.

은행권은 자산관리 서비스 혁신 항목에서 '가상자산 서비스 진출 허용'을 가장 먼저 언급했으며 "공신력 있는 은행이 가상자산 관련 사업에 진출할 수 있도록 은행법상 은행의 부수업무에 가상자산업을 추가해달라"고 제안했다. 요구 사업 범위는 코인 거래소뿐 아니라 가상자산 보관 전자지갑 서비스, 가상자산 수탁 서비스, 기업 등 대상 가상자산 거래 서비스 등을 모두 포함했다.

현재 은행법상 시중은행이 가상자산 커스터디 사업을 직접 수행할 수는 없다. 은행이 가상자산을 취급하기 위해서는 은행법상 취급가능 업무범위거나 부수업무·겸영업무에 포함돼야 한다. 은행권 관계자는 "가상자산 사업을 하고 싶어도 직접 진출이 불가능한 상황"이라면서 "가상자산이 곧 제도권 안으로 들어올 것을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은행연합회 초안은 최근 은행권의 행보와 맥을 같이한다. 은행권은 가상자산과 블록체인 관련 사업에 보다 적극적으로 진출하기 위한 씨앗을 뿌리고 있다. 가장 적극적인 곳은 신한금융이다. 신한금융은 신한캐피탈을 통해 국내 4대 가상자산 거래소 코빗에 지분투자를 추진하고 있다. 코빗 지분 인수가 이뤄지면 신한금융의 블록체인 사업도 더 속도를 낼 가능성이 크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코빗이 지분을 보유한 가상자산 수탁 기업인 KDAC에 투자했다. 아울러 지난 2018년부터 코빗과 계약을 맺고 가상자산 거래에 필요한 실명계좌를 발급하고 있다.

KB금융도 가상자산 시장 선점을 위해 발빠르게 나서고 있다. KB인베스트먼트는 지난 2월 가상자산 거래소 고팍스에 100억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했다. KB국민은행은 2020년 해치립스, 해시트와 한국디지털에셋(KODA)을 설립하면서 디지털자산 시장에 진출하기도 했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7월 코인플러그와 합작법인 디커스터디를 설립하며 디지털 자산 수탁 시장에 진출했다. NH농협은행도 지난해 9월 디지털자산 위탁관리 합작법인인 카르도를 설립하고 전략적 투자를 단행했다. 또한 NH농협은행은 최근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코인원과 실명 확인 입출금 서비스 제휴 계약을 1년 추가 연장했다. 6개월 단위의 재계약을 맺어왔던 것과 달리 연간단위로 맺은 첫 장기계약이다.

해외 은행권도 가상자산 사업 활성화가 한창이다. 미국의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기관 고객들에게 가상자산 직접 투자 기회를 제공하는 상품까지 내놓으며 거침없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세계 3대 투자은행 중 하나인 골드만삭스는 미국 대형투자은행 가운데 처음으로 비트코인 장외거래(OTC)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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