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요금 오르지만… 한전 실적 전망 여전히 '캄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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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석준 기자
입력 2022-03-29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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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월부터 전기요금 ㎾h당 6.9원 인상 확정

  • 정부, 물가 상승 고려해 연료비 조정단가 동결

  • 지난해 '최대 적자' 한전...올해도 전망 어두워

29일 서울의 한 주택가에 전기계량기가 설치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올해 2분기 연료비 조정단가를 동결함에 따라 4월부터 전기요금이 ㎾h(킬로와트시)당 6.9원씩 인상되지만 한국전력 실적 전망은 여전히 어둡다. 지난해 적자 늪에 빠진 한전이 연료비 상승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올해도 경영난이 이어져 적자 폭은 더 커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전에 따르면 4월부터 전기요금은 기준연료비와 기후환경요금 인상분만 반영돼 ㎾h당 6.9원씩 오른다. 지난해 12월 확정된 기준연료비와 기후환경요금 인상 폭은 각각 ㎾h당 4.9원, 2.0원이다. 기준연료비는 올해 10월에도 ㎾h당 4.9원 인상될 예정이다.

한전은 영업이익과 직결되는 전기요금이 인상됨에도 불구하고 경영난을 걱정하는 분위기다. 발전 원료비가 상승하는 가운데 연료비 등락 여부를 전기요금에 반영하는 ‘연료비 연동제’가 유명무실하기 때문이다.

연료비 연동제를 통해 산정되는 분기별 연료비 조정단가는 지난해 1분기 ㎾h당 3원 내려가 2·3분기에 동결됐다. 이후 4분기에 다시 3원 올랐으나 올해 1·2분기에 동결되며 연료비 연동제 적용 전과 같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그사이 연료비는 고공 행진했다. 한전에 따르면 2분기 실적연료비(2021년 12월~2022년 2월)는 기준연료비(2020년 12월~2021년 11월) 338.87원/㎏ 대비 72.6% 상승한 584.78원/㎏이다.
 

[그래픽=아주경제 그래픽팀]

연료비 상승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한전은 지난해 사상 최대 규모인 영업 적자 5조8601억원을 기록했다. 한전 관계자는 “전력판매량 증가로 매출액은 2조55억원 증가한 반면 연료비와 전력구입비 등 영업비용은 11조9619억원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한전의 적자 폭은 당분간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신한금융투자는 올해 한전 영업적자가 18조9000억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국제유가, 석탄 등 연료 구입 비용 증가 폭이 더 확대되고 한전이 발전사에서 사들이는 전력도매가격(SMP)도 올랐기 때문이다. 이미 이날 육지 기준 SMP는 ㎾h당 195.68원으로 지난해 3월 평균가 83.78원을 두 배 이상 넘어섰다.

이에 전기요금 인상이 한전 적자 폭을 줄일 수 있는 현실적인 방안으로 제시된다. 권덕민 신영증권 연구원은 “한전 적자 폭 확대 요인은 최근 에너지 비용 상승세가 한전 비용 증가로 전가되고 있기 때문”이라며 “연료비 조정단가가 동결되면 한전 적자 폭이 확대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지적했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한전 영업손실은 15조원에 이를 전망”이라며 “정권에 관계없이 전기요금 인상은 늘 어려운 일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유명무실해진 연료비 연동제와 기후환경요금 제도에 대한 수정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물가 상승과 새 정부 초기라는 변수로 전기요금 인상이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박광래 신한금융투자 연구위원은 “기준연료비와 기후환경요금 인상만으로 이미 최근 10년래 가장 높은 전력판매단가 상승률이 확정됐다”면서도 “물가 상승 구간과 대선 이후 정권 초기라는 점이 겹치기 때문에 요금을 인상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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