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000만 시대] "병상도 약도 없다"…마스크·거리두기 기본 지켜 '각자도생'(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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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환욱 기자
입력 2022-03-23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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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1일 오전 서울역 선별진료소를 찾은 시민들이 검사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21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20만9169명 집계됐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가 1000만명을 돌파했다. 일일 신규 확진자가 연일 40만명 안팎을 기록하는 등 확산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코로나19 병상과 치료제 모두 빠르게 소진되고 있어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23일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이날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49만881명 발생해 누적 확진자 수는 1042만7247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로써 국내 코로나19 사태 발생 후 약 2년 2개월 만에 누적 확진자 수가 1000만명을 넘어섰다. 

40만명 안팎의 신규 확진자가 연일 발생하며 확산세가 이어지는 만큼 사망자와 위중증 환자도 지속해서 발생하고 있다. 

전날 코로나19 사망자는 291명으로 직전일(384명)보다는 93명 감소했으나 여전히 300명에 근접한 수준이다. 누적 사망자는 1만3432명, 누적 치명률은 0.13%를 기록했다. 

위중증 환자는 보름 넘게 1000명대를 기록 중이다. 이날 0시 기준 위중증 환자는 1084명으로 전날(1104명)보다 20명 감소했다. 위중증 환자는 지난 8일(1007명) 이후 16일째 네 자릿수로 나오고 있다. 

위중증 환자가 늘면서 코로나19 병상가동률도 높아지고 있다. 전국 중증 병상가동률은 64.4%(2825개 중 1819개 사용)로 전날(67.8%)보다 3.4%포인트 감소했다. 중증에서 상태가 호전되거나 중증으로 악화할 가능성이 높은 환자를 치료하는 준중증 병상가동률은 68.0%(5343개 중 3635개 사용)다. 정부는 현재까지 코로나19 병상에 여유가 있다는 입장이나, 의료계에선 의료 현장은 이미 포화상태라고 지적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실제 의료 현장에선 병상이 없어서 입원하기조차 어려운 실정"이라며 "환자가 스스로 살아남아야 하는 '각자도생' 상황"이라고 밝혔다. 

코로나19 경구용(먹는) 치료제 '팍스로비드'도 재고가 바닥나면서 위기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 이르면 2주 안에 재고가 전부 소진될 것이란 우려가 나오면서 방역당국이 급하게 추가 물량 4만4000명분 도입을 발표했지만, 연일 40만명 안팎의 확진자가 발생하는 것과 비교하면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다. 

이날 방대본에 따르면 지난 22일 기준 국내에 도입된 팍스로비드는 총 16만3000명분으로, 이 중 남아 있는 팍스로비드는 6만1000명분이다. 최근 오미크론 변이발 유행으로 사용량이 늘고 있다. 3월 셋째 주에만 하루 평균 5600명에게 처방됐다. 이와 같은 처방 속도가 유지될 경우 팍스로비드 물량은 이르면 2주 내에 바닥날 수 있다.

고재영 방대본 위기소통팀장도 전날 기자단 설명회에서 팍스로비드 공급 현황과 관련해 "이런 추세를 보면 지난주 환자 발생 대비 (앞으로) 2주 정도 사용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이 1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비대면 정례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 병상도 소진되고, 먹는 치료제까지 바닥나면서 최근 정부가 성급하게 방역 정책을 완화하면서 현재와 같은 확산 위기가 발생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하지만 정부는 이에 대해 '결과론적 비판'이라며 정면으로 반박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23일 정례브리핑에서 관련 질의에 "방역 조치를 완화하지 않았어야 한다는 비판은 결과론적인 시각에서 나온 것 같다"며 "(이는) 단편적인 측면이 있다"고 반박했다.

손 반장은 "만약 지금까지 확진자 14일간 격리를 유지하면서 접촉자를 광범위하게 격리하고, 4인 모임과 21시 영업제한 등을 유지했더라도 방역을 완화하는 순간 결국 이번과 같은 전면적인 유행을 한번은 겪게 된다"며 "정부는 오미크론의 전파력과 치명률, 예방접종률, 의료체계 준비 등을 고려해 2월부터 '확진자 억제'에서 '중증·사망 최소화'로 방역 정책의 패러다임을 전환했고 세계적으로도 거의 유사한 흐름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감염병 전문가는 사실상 각자도생의 상황이라고 평가하며 국민 개별적으로 기본적인 방역수칙을 지키며 현재의 유행세를 버티는 방법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정부에서 얘기하는 것과 반대로 행동하면 되겠다. 거리두기를 완화해 이번 정점만 지나면 일상으로 금방 회복할 것처럼 얘기하고 있는데, 이는 상당히 위험한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이제는 코로나19에 걸려도 검사 받기도 어렵고, 결과 확인도 늦어지며, 팍스로비드 처방도 어렵고, 입원은 더더욱 어려운 상황이다. 각자도생의 국면"이라며 "이제는 각자 경각심을 갖고 거리두기를 실천하며 주의하는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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