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회복·물가상승에 주요국도 금리인상·긴축으로 대응"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정명섭 기자
입력 2022-03-14 08:00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지난 2일(현지시간) 하원 금융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증언하고 있다.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이 2%를 훨씬 웃돌고 강력한 노동시장으로 인해, 우리는 이달 회의에서 연방 금리의 목표 범위를 올리는 게 적절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나는 0.25%포인트 인상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12월 이후 주요 국가에서 경기가 회복되고 물가가 빠르게 상승하는 양상을 보이자 중앙은행이 정책금리 인상, 자산매입 중단으로 대응하고 있다. 이달만 해도 미국과 영국 등 주요국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이 유력하다. 최근 기준금리를 동결한 유럽중앙은행(ECB)은 채권 매입 프로그램을 단계적으로 종료할 방침이다.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3월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 따르면, 주요국 중앙은행은 금융완화 기조를 축소하고 있다.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은 지난해 12월에 이어 지난 2월에도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지난해 12월 약 3년 만에 금리를 인상했는데, 바로 금리를 또 올린 것이다. 2회 연속 기준금리를 인상한 건 2004년 이후 처음이다. 물가상승 압력이 커지자 이를 통제해야 한다는 긴박감이 2연속 기준금리 인상으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영란은행은 올해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7%대까지 치솟을 것으로 전망해 추가 금리인상에 나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도 신규 자산매입을 중단하기로 했고, 정책금리 인상을 시사했다. 실제로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은 지난 1월 기자간담회에서 고용시장에 충격을 최소화하면서 정책금리를 인상할 경제여건이 조성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연준은 오는 15~16일(현지시간)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현재 0~0.25%인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 연준의 금리인상 배경에도 높은 물가가 자리잡고 있다. 미국 노동부가 지난 10일 발표한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1년 전보다 7.9% 증가했다. 이는 40년 만의 최고치로, 연준의 물가 목표치인 2%대를 훌쩍 웃도는 수준이다.
 
만약 연준이 이번에 금리를 인상하면 2018년 12월 이후 첫 금리인상이다. 연준은 2015년부터 2018년까지 기준금리를 점진적으로 올리다가 2019년 7월에 금리를 낮췄고, 2020년에도 코로나19 확산에 대응하기 위해 제로(0) 수준의 금리를 유지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 [사진=연합뉴스]

ECB는 지난 10일(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통화정책 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를 현행 0%로 유지하고, 예금금리와 한계대출금리 역시 각각 -0.50%와 0.25%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다만 팬데믹 긴급매입프로그램(PEPP)을 통한 대응채권 매입 속도를 전분기 대비 낮추고, 1조8500억 유로(약 2475조원) 한도의 대응채권 매입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ECB는 통화정책 방향에서 “3분기에 (채권) 순매입 규모는 향후 지표와 전망을 반영할 것”이라며 “만약 지표가 중기 물가상승률 전망치가 채권매입 종료 이후에도 약화되지 않으리라는 것을 시사하면 3분기에 채권매입을 종료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은 지난해 12월과 지난 1월 통화정책회의에서 단기정책금리와 10년물 국채금리 목표를 동결하고, 장단리 정책금리를 당분간 현재 또는 더 낮은 수준에서 운용한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노르웨이, 뉴질랜드 중앙은행도 기준금리 인상을 시사했고, 호주 중앙은행은 자산매입 프로그램 종료를 결정했다.
 
신흥국의 중앙은행도 물가 상승, 경기회복세 등을 고려해 금리 인상에 나서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러시아와 폴란드, 헝가리 각국의 중앙은행은 지난해 12월 이후 지난 2일까지 기준금리를 세 차례 인상했다. 콜롬비아와 칠레, 브라질 등 5개 중앙은행은 두 차례, 남아프리카공화국 중앙은행은 한 차례 금리를 인상했다.

이외에도 이스라엘 중앙은행 또한 경기회복, 물가 오름세 등을 이유로 지난해 12월 자산매입 프로그램을 종료했고, 지난 2월 통화정책회의에서는 향후 점진적인 금리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스웨덴 중앙은행도 지난해 12월 자산매입 프로그램을 종료했다.
 
한국은행은 “앞으로도 주요국에서 높은 물가 오름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글로벌 금융완화 기조 축소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한국은행도 주요국의 기준금리 인상과 물가상승 압력 등을 고려해 지난해 8월과 11월, 올해 1월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인상했다. 이는 미 연준과 ECB, 영란은행 등 주요 선진국 은행보다 앞선 조치다. 한국은행은 “대내외 경기 회복세가 지속되고 물가 오름세도 확대되는 가운데 국내 금융안정 리스크에 대한 대응의 필요성이 주요 정책결정의 배경이었다”고 설명했다.
 
한국은행은 향후 통화정책의 완화 정도를 조정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코로나19 확산 상황이 여전히 지속되고 있으나, 국내 경제가 양호한 성장세를 이어가 물가가 상당기간 목표수준을 상회할 것으로 내다봤기 때문이다. 주요 변수는 △코로나19 전개 상황 △기준금리 인상 파급효과 △주요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변화 △금융불균형 누적 위험 △성장과 물가의 흐름 등이다.
 
한국은행은 “경제환경의 급속한 변화에 따른 통화정책 운영여건 변화, 중앙은행의 역할 확대 기대 등을 감안해 중장기적인 시계에서 통화정책 운영체계 등을 점검하고 개선하기 위한 노력도 지속해 나갈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