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천사람도 모르는 화천의 매력, "느껴보세요"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화천)박종석 기자
입력 2022-03-08 16:17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강원 화천군 사내면에서 바라본 화악산 전경[사진=박종석 기자]

코로나19로 지친 몸과 마음에 힐링을 선물할 명소가 있다. 이곳은 태고의 신비를 간직한 산들이 사방으로 둘러싸여 있다. 이러한 자연환경은 스트레스를 잊을 여행지로서 충분한 매력을 갖췄다. 또 이 자연은 활력을 위해 아무도 모르는 곳으로 떠나고 싶어하는 우리를 환영하고 있다.
 
강원 화천군은 조금 낯선 도시이지만 서울에서 2시간이 채 걸리지 않는다. 그러나 청정지역답게 화천군 경계를 넘어서는 순간 공기가 다름을 느끼게 된다. 이곳의 산과 어우러진 숲속에서 잠시라도 머문다면 그동안 잊고 살았던 자신과 마주할 수 있다.
 
◆ 청정자연에 최적의 탐방 조건, 여행객에게 안성맞춤 쉼터...화악산 북쪽 자락 사내면
 
화악산(1468m)은 삼국시대에 나라의 안녕을 위해 산신제를 지낸 ‘한반도 중심지’였다. 강원도와 경기도의 경계를 이루면서 화악산 하면 흔히 가평을 떠올리지만 사실 사내면에 더 어울린다. 이른바 훈련이 빡세기로 소문난 27사단, 일명 이기자부대가 주둔하고 있는 영향이 크다.
 
이 산은 수백 년을 꼭꼭 숨어 지내며 생태적 자연을 간직해 왔다. 경기도 가평이나 백운계곡에 비하면 원시림 수준이다. 화악산을 등산하면 구석구석의 이끼 낀 큰 바위와 나무들은 태고의 신비 속에 갇힌 느낌을 준다. 그만큼 생태적 자연의 깊이를 만끽할 수 있다.
 
물이 좋은 화천은 어느 계절에 찾아도 볼거리가 풍성하다. 특히 한반도 중심에서 흐르는 크고 작은 물길들이 빚어내는 이곳의 경치들은 현란하면서도 전혀 요란하지 않아 운치가 있다.

화악산 삼일계곡 상류에 우뚝 솟아 있는 촛대바위[사진=박종석 기자]

삼일계곡 어느 곳이나 수많은 바위와 기세 넘치는 물줄기를 볼 수 있다.[사진=박종석 기자]

물줄기를 따라 사내면 방향으로 내려오면 우뚝 솟은 촛대바위가 삼일계곡의 시작을 알린다. 이때 계곡으로 쉴 새 없이 흐르는 물이 여행객을 유혹한다. 여행객은 바위에 걸터앉아 조심스레 발을 담그지만, 차디찬 물은 한여름에도 비명을 지르게 한다.
 
삼일계곡에는 조선 현종 때의 성리학자 곡운 김수증(1624~1701)이 세운 화음동정사지가 있다. 옛 선조들도 한반도의 중심에서 흘러 굽이치는 계곡에 터 잡기를 주저하지 않은 것 같다.
 
이뿐만이 아니다. 역사의 고장 사내면에는 김수증이 계곡의 웅장함과 기상에 감탄해 각각 이름을 지은 곡운구곡이 있다. 이 계곡의 아홉 물굽이는 자기만의 멋진 경관을 연출한다. 1곡부터 9곡까지 물줄기가 현란하게 굽이쳐 흐르는 장관은 시끄러운 세상을 잠시 잊을 수 있게 한다. 또한 기세 넘치는 물줄기가 일으키는 흰 구름과 층층이 쌓인 바위에서 보는 세월의 흔적은 자연이 우리에게 건네는 말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된다.
 
이처럼 화악산 북쪽 자락 사내면 지역의 청정자연과 최적의 탐방 조건은 감염병 시대를 사는 우리에게 안성맞춤의 쉼터를 제공한다.
 

부교로 만든 1.2km 길이의 ’숲으로 다리‘[사진=화천군]
 

◆ 몸과 마음은 산과 북한강변이 연출하는 아름다운 풍경에 자연 힐링을 느끼다...산소길
 
화천군은 대부분 지역이 산지이다. 동쪽은 사명산, 일산, 재안산, 수리봉이 서쪽에는 광덕산, 백운산 등이 솟아 있다. 남쪽은 화악산, 매봉, 용화산, 오봉산이 북쪽으로는 대성산, 백암산, 적근산 등이 연봉을 이룬다. 적근산과 대성산 동쪽 수피령에서 발원한 지류가 북한강으로 흘러든다.
 
이 때문에 산소길은 북한강을 배경으로 빚어내는 아름다운 풍경이 매력이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사진찍기 좋은 명소 25곳’에 선정할 정도로 걸어가는 길마다 특색있는 운치를 즐길 수 있다. 산소길을 제대로 즐기려면 화천읍 대이리 미륵바위에서 시작하면 좋지만, 이 길에 정해진 출발지나 도착지는 없다.
 
산소길을 걷다 보면 부교로 만든 1.2km 길이의 다리가 나온다. 한국관광공사가 ‘아름다운 자전거 여행길 30선'에 선정한 ’숲으로 다리‘이다. 이 다리는 산소길을 대표하는 트레킹 코스이자 자전거길이다. 숲속 길로 진입한다는 의미의 이 다리는 40㎞ 길이의 산소길 구간 중 한 곳이며 소설가 김훈 씨가 이름을 붙였다. 물과 맞닿은 이 다리 위를 걸으면 물 위를 걷는 느낌이다. 여기에 출렁거리는 다리와 강물의 흔들림이 몸에 전해지면서 또 다른 즐거움도 선사한다.
 
산소길은 발걸음이 절로 느려진다. 초록이 가득한 산에서 강 위로 내려앉는 노을을 보노라면 마음이 한껏 평온해진다. 어느덧 일상에 지친 몸과 마음은 북한강변이 연출하는 아름다운 풍경을 따라 걷다 보면 자연 힐링을 느끼게 된다.
 

비수구미 계곡[사진=화천군]
 

비수구미 길[사진=화천군]

한적한 계곡을 따라 유유자적 걷는 길...비수구미 생태길

오염이 되지 않아 매력인 마을이 있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오지마을 중의 하나인 화천읍 비수구미(동촌2리) 마을이다. 오래전 화천댐과 파로호가 생기면서 길이 막혀 오지가 됐다. 비수구미는 ‘신비로운 물이 빚은 아홉 가지 아름다운 경치’라는 뜻이다.
 
이 마을에 들어서면 마을 옆을 흐르는 계곡과 마을 앞의 넓은 북한강 그리고 마을 뒤를 막고 있는 해산 등이 어우러져 멋진 한 폭의 경관을 만들어낸다. 여기에 마을을 가는 길 또한 테마로 걷기 좋은 곳이다. 비수구미의 뜻처럼 가는 길이 그렇다.
 
세 가지 길이 있는데 그중에서 비수구미 생태길이다. 생태길 초입에서 마을까지 약 6km 거리를 인상적으로 트레킹할 수 있다. 한국관광공사가 ‘한적한 계곡을 따라 유유자적 걷는 길’이라는 테마로 화천 비수구미 생태길을 전국 ‘걷기 여행길로 떠나는 휴가’ 10선에 걷기 좋은 길로 선정한 이유다.
 
비수구미 생태길은 여유롭게 트레킹해야 청정자연을 만끽할 수 있다. 처음부터 끝날 때까지 계곡을 따라 이어진 생태길은 신비로운 물이 빚은 아홉 가지 아름다운 경치를 계절별로 선물한다. 그래서 짧지 않은 거리임에도 계곡을 걷기에 피곤을 모른다. 이 길 속을 걸으며 나무 사이로 계곡물에 비치는 햇빛을 보면 누구나 자연 속의 주인공이 된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