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우크라 침공] 유류세 인하·비축유 방출 효과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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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선영 기자
입력 2022-03-07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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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시방편…상반기에도 불안 양상 이어질 듯

  • 정부, 유류세 인하폭 20%→30% 확대 검토

국제유가가 한때 배럴당 130달러 선을 돌파, 140달러에 육박했다고 로이터통신·블룸버그통신 등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날 브렌트유는 장 시작과 함께 18% 급등, 139.13달러까지 치솟았다. 이는 1998년 선물 거래가 시작된 이래 가장 큰 상승폭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도 장중 130.50달러까지 뛰어올랐다. 이로써 브렌트유와 WTI 모두 역대 최고인 2008년 7월의 배럴당 147달러 이후 13년여 만에 최고가를 기록했다고 로이터가 보도했다. 사진은 7일 서울 시내의 한 주유소 모습. [사진=연합뉴스]


국제유가가 연일 치솟자 정부가 시장 안정을 위해 유류세 인하와 비축유 방출이라는 두 가지 카드를 동시에 꺼냈다.

이번 조치는 임시방편에 불과하다. 유가가 안정적 흐름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원유값 자체가 꺾여야 하기 때문에 상반기까지는 이 같은 불안 양상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7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4월 말 종료 예정인 유류세 20% 인하와 액화천연가스(LNG) 할당관세 0% 조치를 7월 말까지 3개월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앞서 지난 5일에는 국제에너지기구(IEA)와 협의해 비축유 442만 배럴을 방출하기로 했다. 추가적인 석유 수급위기에 안정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조치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공급 우려를 상쇄시키기에 부족하다는 판단이 우세하다.

정책이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국제유가 상승세가 반드시 꺾여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붙는다. 원유 가격이 장기간 오르면 사실상 정책 효과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산유국들의 증산 의지가 적은 데다 천연가스도 강세를 보이고 있어 올 상반기까지는 상승세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실제로 비축유 방출에도 유가는 계속 우상향하고 있다. IEA가 방출한 전체 비축유 6000만 배럴은 러시아 생산량의 6일치, 수출량의 12일치에 불과해 효과가 미미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정유업계는 물가 안정을 위해서는 현 조치와 더불어 유류세 인하율 상향을 고려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원유 가격이 오르면 최종 제품 가격도 그만큼 상승하는 만큼 체감효과를 위해서는 정부가 고통 분담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법적으로 시행령 개정을 통해 적용이 가능한 유류세 인하율 최대치는 30%다.

만약 인하율이 30%로 확대된다면 휘발유 1리터당 세금은 574원으로 내려간다. 유류세 인하 전보다는 246원, 인하율 20% 적용 때보다는 82원이 줄어든다.

기존 교통세가 탄력세율이 적용돼 법정세율 리터당 475원보다 소폭 높은 리터당 529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실제로는 이보다 더 크게 세금을 줄일 수 있다.

기재부는 향후 유가 추이에 따라 유류세 인하율 확대 방안도 검토하겠다는 방침이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향후 국제유가가 현 수준보다 가파르게 상승해 경제 불확실성이 더 확대될 경우 유류세 인하폭 확대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정부가 유류세 인하율 확대를 최종적으로 결정하려면 국제유가 상승세와 고유가 지속 기간, 세수, 대선 당선인과 새 정부의 의지 등 여러 조건이 맞아떨어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대선 후 상황에 따라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이 필요한 유류세 환급이나 저소득층 유가 보조금 등 추가 고유가 대책이 검토될 수도 있다.

이상열 에너지경제연구원 미래전략연구팀 팀장은 "국제 에너지가격 급등으로 국내 무역수지 악화, 물가상승, 에너지수급의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라며 "국내 에너지수급 안정화 차원에서 현재 시행 중인 조치 외에도 석탄발전기를 중심으로 발전원 발전량을 제한적으로 상향 검토하거나 국제 에너지가격 상승분을 전기요금에 반영해 에너지 수요의 전력 집중 현상을 차단하는 등의 조치가 추가로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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