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평가의 세계] 한기평, 한신평, 나신평 국내 신평사 '빅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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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준호 기자
입력 2022-03-02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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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유대길 기자]

글로벌 시장의 무디스, S&P, 피치처럼 국내 신용평가 업계도 3강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한국기업평가, 한국신용평가, 나이스신용평가 3사가 시장을 과점한 가운데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상태다. 최근에는 시장과 소통을 늘리는 것은 물론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채권 평가 등 시장 개척도 앞다퉈 이뤄지고 있다. 

국내 신용평가 시장은 1980년대 중반부터 시작됐다. 은행권 등 간접금융시장 이외에 기업어음, 회사채 등 직접금융시장 발전을 위해 각종 제도들이 등장하며 1985년부터 신용평가사들이 연이어 설립됐다. 시장 규모는 지난 2005년 500억원에서 2020년 기준 1400억원가량으로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한기평과 한신평, 나신평의 매출이 3분의 1 수준으로 균등해 사실상 과점시장 형태다. 

나신평을 제외한 2개사는 글로벌 신평사가 최대주주 위치에 있다. 한기평의 경우 피치 지분이 73.55%에 달한다. 피치는 2001년 유상증자를 통해 첫 투자를 시작한 뒤 지속적으로 지분을 매입해 대주주에 올랐다. 한신평과 제휴관계에 있던 무디스 역시 지난 2016년 지분 100%를 확보했다. 나신평은 국내 자본인 나이스홀딩스가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나 2018년 해외 신평사인 S&P와 업무협약을 체결한 뒤 꾸준히 파트너십을 유지하고 있다. 

국내 신평사의 등급 체계에는 큰 차이는 없다. 다만 외부 평가를 통해 어느 곳의 등급 조정과 전망이 더 적절했는지 평가하고 있다. 증권사·자산운용사 등 국내 금융사들이 모인 금융투자협회는 지난 2017년부터 매년 신용평가 3사에 대한 역량평가를 시행 중이다. 정확성, 안정성, 예측지표의 유용성 등 3개 부문을 외부 평가위원회 심의를 거쳐 평가하는 방식이다. 2020년까지는 한기평이 1위 자리를 유지했으나 지난해 역량평가에서 한신평이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았다. 당시 평가에서 한신평은 신용등급의 안정성과 예측지표의 유용성 부문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최근 국내 신평사들은 ESG채권 평가 시장 선점을 위해 경쟁을 벌이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국내 민간기업의 ESG채권 발행이 늘어나며 ESG채권 인증 수요도 늘어났기 때문이다. 금투협에 따르면 ESG채권 발행액은 2020년 약 63조1390억원에서 지난해 87조1829억원으로 38.07%(24조430억원) 증가했다. 신평사들 역시 앞다퉈 ESG채권 평가에 나서고 있다. 다만 현재까지 발행 기업 대부분이 최고 등급을 받으며 변별력이 없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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