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재택치료자 50만명 근접…꼭 갖춰야할 상비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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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환욱 기자
입력 2022-02-21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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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전날 신규 확진자 수가 9만443명을 기록하며 10만명대를 눈앞에 둔 2월 16일 오전 서울 송파구 보건소 선별진료소가 검사를 받으려는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내 코로나19 재택치료자가 폭증하면서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해 사망하는 사례가 연이어 발생하는 등 재택치료 사각지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 정부와 서울시는 대책 마련에 나선 가운데, 재택치료 중 응급 상황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지면서 필수 상비약을 구비하려는 수요도 늘고 있다. 

21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9만5362명 발생했다. 신규 확진자는 주말·휴일 검사 수 감소 영향으로 나흘 만에 10만명 이하를 기록했지만 확산세는 지속됐다. 누적 확진자 수는 이날 발생한 신규 확진자까지 더해지면서 누적 기준 200만명을 훌쩍 넘긴 205만8184명으로 집계됐다. 

연일 10만명 안팎의 신규 확진자 발생이 이어지면서 재택치료자도 이에 비례해 격증하고 있다. 이날 재택치료 환자 수는 46만9384명으로 50만명에 근접했다. 전날(45만493명)에 비해 1만8891명 늘었다.

문제는 재택치료자가 늘면서 방역 당국의 재택치료자 관리에 사각지대가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주말 재택치료 중이던 50대 남성과 7개월 영아 사망자가 발생했다. 50대 남성은 지난 18일 확진 판정을 받고 자가격리 중 19일 자택에서 사망한 채 발견됐다. 남성은 가족들의 추가 감염을 막기 위해 혼자 집에서 머물던 중이었다. 하지만 방역당국은 지난 20일 해당 남성이 기초역학조사를 위한 연락이 닿지 않아 재택치료 중 사망으로 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또 지난 18일 부모와 함께 코로나19에 확진돼 재택치료를 받던 7개월 영아가 고열증세를 보였으나 병상확보가 늦어지면서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확진자가 늘면서 해당 영아를 받을 수 있는 병원을 찾기가 어렵다보니 10곳이 넘는 병원에 전화 연락을 취한 후 신고접수 40여분 만에 병원에 도착했으나 결국 사망했다. 

이에 정부는 해당 사망 사례에 대해 아직 조사 중이라며 뒤늦게 재발방치를 위한 검토에 착수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이날 코로나19 출입기자단 백브리핑에서 50대 사망자에 대해 "보건소에서 연락이 계속 안되던 중 이후에 발견됐다"며 "연락이 안돼 환자 분류 자체를 못했던 상황에서 자택에서 사망한 경우"라고 설명했다.

손 반장은 7개월 영아 사망에 대해 "병상에 대한 문제라기보다는 응급의료체계 가동에 있어 7개월 아기에 대해 구급차가 출동을 했고, 환자를 이송하는 과정으로 평가하고 있다"며 "(이송)시간에 중요한 지연이 있는지는 파악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재발방지를 위해 무엇을 할지 검토하고 있으나 쉽지가 않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정부가 재택치료 사각지대 해소 방안에 고심하는 사이 서울시는 자체적인 대응방안을 내놓았다. 시는 PCR(유전자증폭)검사에서 양성이 나온 확진자에게는 당일 긴급 안내 문자를 발송한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안내 문자에는 의료 상담 및 진료 가능한 동네 병·의원, 대면 진료가 가능한 외래진료센터, 응급상황 시 119 연락 방법 등이 담긴다.

박유미 서울시 방역통제관은 이날 코로나19 브리핑에서 "재발 방지를 위해 양성 통보 시 (보건소에서) 발송되는 유의사항 안내 문자와 별도로 시에서 당일 긴급으로 신규 확진자에게 추가로 안내 문자를 보내기로 했다"며 "확진자 발생 시 즉각 신고 시스템에 등록하도록 의료기관도 독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재택치료자 관리가 허술해지면서 확진이 되면 이른바 '각자도생' 해야 한다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집중관리군은 해열제, 체온계, 산소포화도 측정기, 세척용 소독제, 자가검사키트 등이 들어있는 재택치료키트를 지급받지만, 일반관리군은 스스로 건강 관리를 해야 하므로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일반 감기약이나 해열제 등 상비약을 구비하려는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는 분위기다. 

제약업계에 따르면 동아제약의 '판피린', '챔프', 대원제약의 '콜대원' 등 의사의 처방이 필요 없는 일반 감기약 판매가 많이 늘어나는 추세다. 일동제약의 '테라플루', 삼일제약의 '부루펜시럽' 등의 판매량도 크게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대원제약 관계자는 "이번 달 판매량이 지난해 동기 대비 최소 20%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며 "야간근무까지 하면서 생산을 늘리고 있지만 시중에 물량이 부족하다. 향후에는 주말에도 공장을 가동하는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이에 감염병 전문가는 재택치료 사각지대를 줄이기 위해 대면 진료가 가능한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최재욱 고려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현재 재택치료는 사실상 '각자도생' 하라는 것"이라며 "원격 상담과 처방 시스템이 잘 돌아가지 않고 있는 현실을 직시하고 '드라이브 스루 진료' 같이 대면 진료를 늘리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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