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우크라發 위기, 석탄·나프타 직격탄···제2 요소수 사태 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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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현 기자
입력 2022-02-2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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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프타 23%·무연탄 40% 러시아 의존

  • 크립톤 등 희귀 광물은 우크라서 투입

  • 국내 석유화학·반도체 악영향 불가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 긴장감으로 인한 국내 원자재 가격 상승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나프타나 석탄 등 러시아 수입 의존도가 높은 원자재는 수급 차질로 인해 제2의 요소수 사태가 벌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20일 대한석유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사용된 나프타는 4억5087만 배럴이다. 이 중 56.19%에 달하는 2억5334만 배럴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나프타는 석유 정제 시 140~180℃에서 분리되어 나오는 고분자 탄소화합물이다. 나프타의 부산물은 에틸렌, 프로필렌, 부탄, 부틸렌 등으로 각종 플라스틱 제품, 섬유, 비닐 등으로 2차 가공돼 고객에게 판매된다.

문제는 우리나라가 나프타 수입의 23.4%를 러시아에 의존한다는 것이다. 러시아 수입량은 2위 수입국인 아랍에미리트(UAE)의 두 배 수준인데 타 국가 대비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이 원인이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러시아산 나프타 수입단가는 톤(t)당 630달러로, 2위 수입국인 UEA(652달러)와 비교해 22달러 저렴하다. 국내 모든 석유화학 기업에 러시아산 나프타가 들어간다고 봐도 무방하다.

러시아산 나프타 수입 차질은 기업보다는 소비자에게 부담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석유화학 시장은 지난해까지 공급과잉이었다. 하지만 지난 11일 국내 주요 나프타 생산 공장인 여천 NCC가 산업재해 사망사고로 일부 시설을 가동 중단하면서 부르는 게 값이 될 정도로 공급이 부족한 상태다.

이로 인해 가격 협상에서 우위를 점한 석유화학 기업은 2차 가공업자에게 높은 가격에 원료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결국 원자재 가격 상승분은 제품 가격에 반영돼 소비자 부담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석유협회 관계자는 “나프타가 희귀 자원은 아니기 때문에 더 비싼 가격에 수입은 가능하나 가격상승은 피할 수 없다”며 “석유화학 시장이 공급부족 상태라면 원자재 가격 상승이 즉시 반영될 것이며 결국 국내 소비자들이 추가 비용을 지불해야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석탄과 희귀광물도 위기다. 우리나라는 1980년대 말 시행된 ‘석탄 산업 합리화 정책’에 따라 사실상 무연탄과 유연탄 전량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러시아는 우리나라 주요 석탄 수입국으로 지난해 유연탄의 경우는 수입량의 16.3%를, 무연탄은 40.2%를 러시아에서 수입했다. 수입량도 매년 늘어나고 있어 지난해 러시아산 유연탄 수입량은 전년 대비 101.4% 증가했으며, 무연탄 수입량은 전년 대비 77.4% 늘었다.
 
반도체 공정에 필요한 일부 희귀광물의 경우는 우크라이나산이 주로 들어온다. 수입 네온의 23%, 크립토의 30.7%, 크레논의 17.3%가 우크라이나산이다.
 
국내 산업의 기초인 석유화학부터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가진 반도체까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영향을 피하기 힘들다. 업계는 정부가 단순히 상황을 모니터링하는 수준을 넘어 주요 자원 비축분 확보와 수입 다각화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지적한다.
 
무역협회 관계자는 “러시아 수입 의존도가 높은 나프타와 석탄은 단기간 수입 대체가 쉽지 않은 만큼 제3국 물량 확보나 수입선 대체를 위한 지원책 마련이 시급하다”며 “정부는 전쟁발발, 제재 강화에 맞춘 시나리오별 대응방안 마련과 함께 피해업체 지원방안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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