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증권사 성적표] 영업이익 '1조' 증권사 5곳으로… 올해 관전 포인트는 IB 부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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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빈 기자
입력 2022-02-20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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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증권가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지난해 자기자본 기준 10대 증권사가 대부분 호실적을 기록하면서 자기자본이 9조원 가까이 늘어났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도 전년 대비 각각 3조원 이상 증가하면서 증시 활황의 수혜를 만끽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증시가 부진함에 따라 수수료 수익도 감소하는 추세인 만큼 2022년에도 대부분의 증권사가 호실적을 기록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 10대 증권사, 너 나 할 것 없이 '실적잔치'… 영업이익 1조 클럽 다섯 곳으로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자기자본 기준 10대 증권사(미래에셋·한국·NH·삼성·KB·메리츠·하나·신한·키움·대신) 중 9개 증권사가 2021년 연간 실적 발표 시즌에 '매출액 또는 손익구조 30%(대규모 법인은 15%) 이상 변동' 공시를 제출했다. 해당 공시는 매출액,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중 하나라도 전년 대비 30% 이상 변동이 발생한 경우 이에 대한 수치와 사유를 밝혀야 하는 공시다. 자산총계가 2조원 이상일 경우 15% 이상 변동이 발생하면 공시해야 한다. 10대 증권사 가운데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감소한 증권사가 없었던 만큼 대부분의 증권사가 '우리 2021년 장사 잘했어요'라고 밝힌 셈이다.
 

[자료=각 증권사]

먼저 영업이익 기준으로는 5개 증권사가 연간 영업이익 1조원 시대를 열었다. 미래에셋증권은 연간 영업이익으로 1조4858억원을 기록하며 2020년(1조1171억원)에 이어 2년 연속 영업이익 1조원을 상회했다. 이 밖에도 NH투자증권(1조3166억원)과 삼성증권(1조3110억원), 한국투자증권(1조2889억원), 키움증권(1조2088억원)이 영업이익 1조 클럽에 명단을 올렸다. 이들 4개 증권사의 영업이익이 1조원을 돌파한 것은 창사 이래 처음이다.

전년 대비 영업이익 상승률 1위는 대신증권(274.37%)이 차지했다. 2021년 대신증권의 영업이익은 8955억원으로 2020년(2392억원) 대비 6563억원 급증했다. 이어 삼성증권(93.39%), NH투자증권(67.25%), 신한금융투자(54.18%) 등이 뒤를 이었다.

당기순이익 1위는 한국투자증권이 차지했다. 한국투자증권은 2021년 연간 당기순이익으로 1조4473억원을 기록, 2위 미래에셋증권(1조1871억원)과 2600억원 이상 차이를 벌렸다. 지난해 6월 사모펀드 환매중단 피해자들에게 전액 보상을 실시하면서 약 1584억원의 일회성 비용이 발생했음에도 압도적 1위를 기록한 셈이다.

한국투자증권이 당기순이익 1위를 차지한 배경에는 카카오뱅크 기업공개(IPO)가 자리한다. 한국투자증권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이 지난해 3분기 말 기준으로 카카오뱅크 지분 23.25%(1억48만4081주)를 보유하고 있는데 카카오뱅크가 상장함에 따라 해당 지분의 가치가 당기순이익에 반영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기준 10대 증권사의 자기자본 총액은 58조7277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2020년 자기자본 총액(49조8315억원) 대비 27.75%(8조8962억원) 증가한 수치다.

증권사별로는 미래에셋증권이 10조6135억원으로 1위를 차지했다. 앞서 미래에셋증권은 2021년 상반기에 자기자본 10조원을 돌파하면서 국내 증권사 중 최초로 자기자본 10조원 시대를 개막한 바 있다. 이어 한국투자증권(7조1510억원)과 NH투자증권(6조8397억원), 삼성증권(6조814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KB증권(5조4355억원)과 메리츠증권(5조3344억원), 하나금융투자(5조2910억원), 신한금융투자(5조255억원)는 나란히 5조원대를 돌파했다.

자기자본 상승률이 가장 큰 증권사는 키움증권이었다. 키움증권은 2021년 자기자본으로 4조3018억원을 기록, 전년(2조8849억원) 대비 49.11%(1조4169억원) 증가하는 기염을 토했다. 대신증권도 지난해 자기자본이 27.75%(5766억원) 증가하면서 2조6539억원을 기록, 상승률 2위를 차지했다.

각 증권사의 자기자본 기준 순위는 변동이 없었다. 다만 KB증권과 메리츠증권, 하나금융투자, 신한금융투자는 5조원 초반대에서 각축전을 벌이고 있는 만큼 2022년 상반기 중으로 순위변동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 증시 부진에 수수료 수익 감소 불가피…2022년은 IB에 달려

다만 이들 증권사가 2022에도 지난해와 같은 호실적을 기록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코스피가 지난해 3분기를 고점으로 횡보하면서 증시 거래대금이 급감, 올해 호실적을 견인했던 브로커리지(수수료) 수익이 감소할 전망이기 때문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코스피 월간 일평균 거래액은 지난해 상반기를 정점으로 감소하는 추세다. 6월의 일평균 거래액이 16조1038억원으로 가장 높았고 2월(13조6131억원)과 4월(13조5946억원)의 일평균 거래액도 13조원 이상이었다. 상반기 기준으로는 1월(9조9507억원)을 제외한 상반기 5개 달 동안 10조원 이상의 일평균 거래액을 기록했다. 하지만 7월 들어 6조8786억원으로 떨어졌고 12월에는 4조6104억원으로 급감했다. 지난 1월 일평균 거래액도 4조3419억원으로 고점 대비 4분의1 수준이다.

증권사 연구원들도 감익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7개 상장 증권사(미래에셋·메리츠·삼성·NH·키움·대신·한양증권)의 2022년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5조5729억원으로 2021년 대비 22.97% 감소할 전망이다. 당기순이익 컨센서스도 4조1688억원에 그쳐 전년 대비 23.39% 감소가 예상된다.

2022년 실적은 투자은행(IB) 부문이 가를 것으로 보인다. 증시 거래대금은 감소세를 보이고 있지만 IB 부문의 수요는 여전할 전망이어서다. 먼저 기업의 직접금융 규모가 꾸준히 상승세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6년 120조1000억원이었던 국내 직접금융 규모는 2017년 154조4000억원, 2018년 169조8000억원, 2019년 175조5000억원, 2020년 194조5000억원으로 성장세를 지속하는 추세다. 지난해에는 231조5000억원으로 최근 5년 중 가장 가파른 상승세를 기록했다.

비상장기업들의 IPO 수요도 여전히 쇄도하는 모양새다. 현대엔지니어링과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등 일부 IPO 대어가 공모를 철회하거나 연내 공모 계획을 번복했지만 CJ올리브영과 SSG닷컴, 컬리 등 주요 이커머스의 IPO가 예정돼 있는 상황이다. IPO 규모 역시 20조원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돼 전년 대비 679% 성장한 2021년(16조8500억원) 규모를 넘어설 전망이다. 최근 LG에너지솔루션 상장의 공동대표주관사였던 KB증권의 경우 수수료 수익으로만 200억원 이상을 챙긴 것으로 추산되는 만큼 IPO 활황이 브로커리지 수익 감소를 대신해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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