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마감] 우크라이나 사태·연준 긴축 전망 우려하며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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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혜원 기자
입력 2022-02-15 0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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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현지시간) 뉴욕증시 3대 지수가 3거래일 연속으로 하락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수 있다는 우려가 계속되는 가운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공격적인 긴축 정책을 펴야 한다는 연준 의원 발언이 나오며 투자 심리는 압박받았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171.89p(0.49%) 하락한 3만4566.17에 마감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0.23p 낮아진 1만3790.92를, S&P500지수는 16.97p(0.38%) 내린 4401.67을 기록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 [사진=AP·연합뉴스] 

미국 국무부가 러시아의 병력 증강을 언급하며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에 있는 대사관을 폐쇄하고, 우크라이나 서부 지역인 르비브로 미국 대사관을 이전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수 있다는 우려는 커졌다.
 
이날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성명을 통해 “(우크라이나 접경 지역에서) 러시아가 빠르게 병력을 증강하고 있어 우크라이나에 주재한 미국 대사관을 키예프에서 르비브로 이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조치는 직원들의 안전을 위해 이루어진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우크라이나 내 미국 시민은 즉시 우크라이나를 떠나야 한다”고 경고했다.
 
앞서 제이크 설리번 미국 국가안보보좌관은 CNN 방송에 출연해 정확한 날짜를 예측할 수는 없지만 이제 침공은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또한 그는 “러시아가 대규모 군사 행동을 실행할 가능성이 있다”라며 “미국은 외교적인 대화를 이어갈 준비가 되어 있지만 러시아의 군사적 행동에 대해 동맹국 및 파트너 국가들과 단결해 단호하게 대응할 준비도 되어 있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의지를 재확인했다. 러시아는 그간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을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마르코 콜라노빅 JP모건 수석 글로벌시장 전략가는 “우크라이나에서의 우려가 크기는 하지만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이는 (중앙은행들이) 비둘기파적인 주장으로 돌아서도록 할 수도 있다”라고 밝혔다.
 
한편,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가 CNBC와의 인터뷰에서 연준이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세)에 보다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주문하며 긴축 우려는 다시 강화됐다. 불러드 총재는 “물가 상승세에 놀랐다”며 “완화적 정책 축소를 이전 계획보다 더 앞당겨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연준에 대한 신뢰가 걸려 있는 상황에서 우리는 인플레이션 지표에 대응해야 한다”라며 “이를 해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불러드 총재 이외에 다른 연은 총재들은 더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전날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연은 총재는 "역사적으로 볼 때 연준이 갑작스럽고 공격적인 행동을 보이면 우리가 달성하고자 하는 성장과 물가 안정을 오히려 불안정하게 만드는 효과가 있다"며 금리 인상 속도에서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에스더 조지 캔자스시티 연은 총재도 현재의 물가 수준이 목표치와 맞지 않는다면서도 "항상 점진적으로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날 10년물 미국 국채 금리는 전날 1.951%에서 1.989%까지 상승했다.
 
'월가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는 3.55% 오른 28.33을 기록했다. 장중 한때는 30을 넘겨 31 부근까지 상승하기도 했다.
 
유럽 주요국 증시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을 우려하며 일제히 하락했다.
 
영국 런던증시의 FTSE100지수는 전날 대비 129.43p(1.69%) 하락한 7531.59를 기록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증시의 DAX지수는 311.15p(2.02%) 내린 1만5113.97에, 프랑스 파리증시의 CAC40지수는 159.4p(2.27%) 낮아져 6852.2에 마감했다. 범유럽지수인 유로 Stoxx50지수는 전장보다 90.78p(2.18%) 하락한 4064.45에 거래를 마쳤다.
 
국제유가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우려하며 장중 한때 2% 넘게 급등하며 7년래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강세를 보였다.
 
이날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3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장보다 배럴당 1.80달러(1.93%) 오른 94.90달러에 마감했다. 영국 런던ICE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4월물 가격은 1.48달러(1.57%) 오른 배럴당 95.92달러에 거래됐다.
 
장중 한때 WTI와 브렌트유는 각각 배럴당 95.82달러와 96.48달러를 기록하며 2014년 9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미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기타 산유국들의 모임인 OPEC+가 약속한 만큼 원유 생산량을 늘리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시장은 공급을 더욱 어렵게 할 수 있는 우크라이나 사태를 크게 우려하고 있다. 존 킬더프 어게인캐피탈파트너는 “시장은 우크라이나 사태 추이에 대해 극도로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라며 “현재 시장의 태도는 일단 묻지 말고 사자는 것”이라고 로이터를 통해 평가했다.
 
앞서 파티 비롤 국제에너지기구(IEA) 사무총장은 OPEC+ 산유국들이 말과 행동 사이의 격차를 좁혀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OEPC+가 약속한 생산량 증가가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일각에서는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해 주요 산유국 중 하나인 러시아의 원유 공급이 어려워질 경우 유가는 배럴당 100달러 이상으로도 가볍게 오를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니샨트 부샨 리스타드에너지 선임 원유시장 애널리스트는 “코로나 이후 경제 회복에 따라 늘어난 수요를 맞추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상황에서 러시아에서의 원유 공급이 줄어들면 유가는 배럴당 100달러 이상으로 상승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금값 역시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으로 몰리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4월 인도분 금 선물 가격은 온스당 31.50달러(1.71%) 오른 1873.60달러에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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