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무성 사퇴 압박' 검찰 불기소 이유..."사직서 받아왔음 좋겠다고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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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진영 기자
입력 2022-02-05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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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한기 "유동규에 지시 받은 것 아니다"

  • 유동규 "황무성에게 사직서 받은 것 나중에 알아"

황무성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사진=연합뉴스]

'황무성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사퇴 종용 사건'에 대해 지난해 말 숨진 유한기 전 성남도개공 개발사업본부장이 검찰 조사에서 "유동규 등에게 황 전 사장의 사직서를 받아 왔으면 좋겠다"는 말을 들었다고 주장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유 전 본부장은 유동규 등에게 사직서를 받아오라는 '지시'는 받은 적이 없다고 변소했다. 

5일 시민단체 사법시험준비생모임(사준모)이 공개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정진상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부실장, 유동규 전 성남도개공 기획본부장 등의 불기소 이유서에 따르면, 유한기 전 본부장은 유동규와 정진상에게 '사직서를 받아왔으면 좋겠다'는 말을 듣긴 했지만 '지시를 받은 것은 아니다'라는 모순된 진술을 했다.   

지난 3일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 4차장검사)은 이 후보와 정 부실장, 유동규 전 본부장에 대해 무혐의 처분했다. 숨진 유한기 전 본부장에게 '공소권 없음' 처분을 내렸다. 검찰은 '대장동 의혹' 관련자들이 혐의를 부인하고, '핵심 인물'인 유한기 전 본부장도 앞뒤가 맞지 않는 모순된 진술을 하는데도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이날 공개된 불기소 이유서를 보면, 유동규 전 본부장은 "황무성이 직무상 부적절한 행위를 하는 일이 잦아 직원들의 입장이 곤란하다는 취지"였다며 "유한기가 황무성에게 찾아가 사직서를 받아왔고, 유한기가 황무성에게 사직서를 받아왔다는 사실도 나중에 들었다"고 변소했다.

황 전 사장의 사직서를 받아온 것은 유한기의 선택이었고, 자신은 사직서를 받아오라는 지시도 한 적이 없다고 주장한 것이다. 

앞서 지난해 공개된 황 전 사장의 녹취록에는 유동규 전 본부장이 "오늘 아니면 사장님이나 저나 어느 누구 다 박살납니다"라며 사직서 제출을 압박한다. 황 전 사장은 "시장님 허가받아오라 그래"라며 버텼고, 유한기 전 본부장은 "시장님 명을 받아서 한 것 아닙니까. 대신 시장님 얘기입니다. 왜 그렇게 모르십니까"라고 말한다. 

유한기 전 본부장은 검찰에서 "사직서를 제출받았지만, 당시 황 전 사장이 사기죄로 재판받고 있었다"고 진술했다. 또 유 전 본부장은 황 전 사장이 공개한 녹취록 속에 "박살난다"는 표현에 대해서는 황무성 전 사장과 자신의 관계가 박살이 난다는 취지였다고 주장했다. 유 전 본부장은 전혀 강압적인 상황이 아니었다고 항변했다. 

검찰은 "유한기가 지시나 공모는 없었다는 취지로 변소했고, 유한기는 사망했으며 그 외 피의자들의 변소와 제반 증거 관계를 모두 종합하더라도 피의사실을 인정할 뚜렷한 증거가 없다"고 불기소 결론을 부연했다. 

다만 이 사건은 고발장을 낸 사준모가 재정신청을 하면서 서울고법이 검찰의 불기소 처분의 적절성을 판단하게 됐다. 사준모는 "서울고법에 재정신청 사건 정식 배당이 통보되면, 내부 논의를 거쳐 의견서(재정신청이유보충서)를 제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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