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법원행정처는 지방법원 부장판사 이하 등을 대상으로 한 정기인사를 발표했다. 일반적으로 법관들은 한 법원에서 2~3년 동안 머문 뒤 다른 곳으로 옮기는 등 순환근무를 한다.
이번 인사로 2018년부터 3년여 동안 사법행정권 남용 관련 사건을 심리 중인 재판부는 담당 판사들이 모두 전보됐다.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 사건의 재판장인 서울중앙지법 형사36부 윤종섭(52·사법연수원 26기) 부장판사는 서울서부지법으로 자리를 옮긴다. 특히 윤 부장판사는 2016년부터 서울중앙지법에서 6년째 근무 중이다. 이 때문에 법원 안팎에선 윤 부장판사가 정기인사에서 유임될 때마다 관례와 원칙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사법농단 관련 사건 담당 재판부가 전부 바뀌면서 1심 선고까지는 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박병대, 고영한 전 법원행정처장의 재판을 담당하고 있는 형사35-1부 재판부는 그대로다.
배임·횡령 등 혐의로 기소된 최신원 전 SK네트웍스 회장 1심 사건을 심리해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의 유영근(53·27기) 부장판사도 의정부지방법원으로 자리를 옮겼다. 형사23부는 도이치모터스 사건도 심리하고 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의 배우자인 김건희씨가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도이치모터스 사건은 이날 첫 공판이 열린 상황이다.
2018년부터 5년째 서울중앙지법에서 근무했던 김미리(53·26기) 부장판사는 서울북부지법으로 자리를 옮긴다. 김 부장판사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사건 등을 심리한 바 있다.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권 불법승계 의혹 사건을 심리하던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 김선희(51·26기)·임정엽(51·28기) 부장판사는 모두 서울서부지법에 보임됐다. 이 사건을 맡은 대등재판부 판사 3명 중 2명이 바뀐 것이다.
채널A 전 기자의 강요미수 사건을 심리 중인 서울중앙지법 박진환(55·28기) 부장판사는 대전고법 판사로 이동했다.
2020년부터 서울중앙지법에서 근무한 '대장동 개발특혜 의혹'의 재판장인 양철한(54·27기) 부장판사는 이번 정기인사 대상에서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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