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 성장률 둔화 우려에 배당성향 지지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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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석 기자
입력 2022-02-04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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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년 배당성향 36.7% 불과…2년째 확대 실패

  • 삼성생명 매년 배당성향 확대 공언에도 실적 악화·소송 악재

삼성생명이 주주 친화정책을 위해 배당성향을 높이겠다던 당초 발표와 반대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국내 보험시장의 영업 악화와 즉시연금 소송 등으로 자금 확보가 필요하다는 내부 판단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일각에선 오너 일가의 상속세 마련을 위한 주가부양을 위해 배당성향을 확대하겠다고 발언한 게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됐다.

[사진=삼성생명]

3일 생명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의 2021년도 결산 기준 배당성향은 36.7%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35.5%)보다는 상향된 수치지만 2019년(37%)과 비교하면 소폭 하락한 수치다. 총배당금액은 약 5387억원으로 전년(4489억원)보다 897억원가량 증가했지만, 순이익 대비 배당 비율은 기존과 유사하다. 

배당성향이란 배당금을 당기순이익으로 나눈 값으로, 기업이 주주에게 얼마나 이익을 돌려주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지표다. 

이는 기존 삼성생명의 주주환원 정책과 대조되는 행보다. 삼성생명은 지난 2019년 1월 중장기적으로 배당성향을 30%대에서 45%까지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삼성생명은 작년 11월 기업설명회(IR)에서도 "올해는 전년 대비 배당성향을 확대해 회사 배당정책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생명이 당초 공언한 배당성향과 거리가 멀어진 이유는 실적 악화 우려 때문으로 분석된다. 작년 삼성생명의 당기순이익은 1조5977억원으로 전년(1조3705억원)보다 16.6% 늘었다. 하지만 일회성 이익을 제외한 보험영업이익은 오히려 감소했다. 작년 삼성생명이 삼성전자 특별배당으로 8020억원의 일회성 이익을 거둔 것을 제외하면 사실상 당기순이익은 2019년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실제 영업이익 역시 전년 대비 5% 감소했고, 작년 3분기 실적은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54% 감소했다.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은 작년 12월 삼성생명 지분 중 절반가량인 345만9940주(지분율 1.73%)를 시간외매매로 매각했다. [사진=남궁진웅 timeid@ajunews.com]

4300억원에 달하는 즉시연금 소송도 삼성생명에는 악재다. 삼성생명은 작년 즉시연금 미지급금 반환청구 공동소송에서 패소한 후 2심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즉시연금은 가입자가 목돈을 맡긴 뒤 연금 형식으로 매달 보험금을 받는 상품이다. 금융감독원이 2018년 파악한 즉시연금 미지급 분쟁 규모는 가입자 16만명, 보험금은 최대 1조원 수준이다. 이 중 삼성생명 분쟁 규모는 4300억원에 달한다. 삼성생명이 최종 패소하면 해당 금액을 그대로 소비자에게 돌려줘야 한다. 삼성생명은 작년 2분기에 즉시연금 소송에 대비하기 위해 2780억원의 충당금을 적립했지만, 패소 시 추가로 1500억원가량의 자금이 필요하다.

일각에선 삼성생명이 당초 배당성향 확대 의지가 없었던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각종 악재에도 삼성 오너일가의 상속세 마련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주가부양을 위한 배당성향 확대 발표를 해왔다는 것이다. 실제 작년 11월 삼성생명의 배당성향 확대 발언 이후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은 보유한 삼성생명 지분 중 절반가량인  345만9940주(지분율 1.73%)를 시간외매매로 매각했다. 매각 금액은 주당 6만2500원으로 총 2200억원에 달하는 규모다. 앞서 이 이사장은 고(故) 이건희 회장으로부터 삼성생명 지분 3.46%를 상속받았다. 

금융권 관계자는 "삼성생명이 3년 전 주주환원 정책으로 배당성향 확대를 선언한 이후 매년 배당 확대를 발표했지만, 배당성향은 오히려 후퇴했다"며 "영업 실적 악화와 소송 등 자금확보가 필요한 삼성생명 입장에서 과거 배당성향 확대 발표는 오너일가의 상속세 마련을 위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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