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 인터뷰] 손인선 신임 회장 "어렵게 일어선 호찌민한인회, 다시 튼튼하게 세우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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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노이(베트남)=김태언 특파원
입력 2022-02-05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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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인선 호찌민한인회장이 취임해 1월 1일부터 공식 활동을 시작했다. 앞서 호찌민 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해 12월 단독 출마한 손인선 후보를 제16대 호찌민한인회장 당선인으로 공표하고 호찌민 한인회관에서 당선증 교부식을 진행한 바 있다. 호찌민한인회장의 임기는 3년이다.
 
손인선 신임 호찌민한인회장은 현재 푸미흥 한인타운에서 중식당인 ‘샹차이’를 운영하고 있으며 재베트남 대한체육회 호찌민 지회장, 민주평통 베트남협의회 체육교류분과위원장, 청룡라이온스 베트남지회장을 맡고 있다. 

손인선 신임회장은 “어렵게 다시 선 호찌민한인회, 튼튼하게 세우겠다”며 “무엇보다 취약계층으로 전락한 교민분들을 지속적으로 지원하는 한인회가 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다음은 손 회장과의 일문일답이다.
 

지난해 12월 24일 베트남 호찌민 한인회관에서 김종각 호찌민한인회 제15대 회장이 손인선 신임 회장 당선인(왼쪽)에게 당선증을 교부했다. [사진=호찌민한인회]

 
-신임회장 당선을 축하드린다. 호찌민한인회의 간략한 소개를 부탁드린다. 

감사합니다. 어깨가 무겁습니다. 당선증을 받은 후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어려운 시기인 만큼 제가 더 많은 봉사를 해야 한다는 마음입니다. 어려웠던 호찌민한인회의 기틀을 다시 잡아준 15대 김종각 회장님의 노고에 심심한 감사 말씀을 드립니다. 어렵게 다시 선 한인회가 튼튼하게 자립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호찌민한인회는 1965년 베트남전 중 ‘교민회’라는 이름으로 발족됐고 베트남 통일 후에도 한인회가 존속했다가 1981년 한인회 활동이 중지됐습니다. 1992년 베트남과의 수교 후 한인회 재설립이 추진돼 1996년 10월 지금의 한인회가 창립해 베트남의 경제수도 호찌민 외 호찌민 총영사관 관할 지역에 거주하는 한인들의 대표 조직으로 매년 다양한 행사를 진행하는 교민단체입니다.

그 후 2015년 13대 한인회장 후보의 학력문제가 발단이 되어 4년간 호찌민은 사고지역(한인사회 혼란지역)으로 분류되어 베트남에서 가장 많은 교민들이 거주하는 호찌민이 다양한 정부 행사 개최지에서 배제되는 불이익을 받았습니다. 2020년에는 제15대 김종각 회장의 취임으로 그동안 한인사회 혼란지역이라는 오명을 씻고 호찌민 한인사회가 예전의 한인사회로 돌아왔습니다.
 
-단독 출마로 당선됐다. 다른 후보가 나오지 않은 이유는.

제16대 호찌민 한인회장 선거에서 후보 등록기간 중 본인의 단독 출마로 후보 등록 마감 후 한인회 선거관리규정에 의해 투표 없이 무투표로 당선됐습니다. 본인 이외에 몇 분이 출마 의향을 밝힌 것으로 알고 있으나 이런저런 사정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여러 가지 생각이 듭니다. 우선 호찌민한인회장이 과연 교민 전체를 대변하는 대표성을 가졌는가에 대한 고민이 있습니다. 모든 교민들에게 투표권을 주는 직선제를 도입했지만 1000명 정도가 투표에 참여했습니다. 교민 수가 10만명 정도라고 했는데 1%에 불과한 수치입니다. 저는 회장에 취임한 후 가능한 한 많은 교민들이 참여하는 공청회를 열어 한인회장의 대표성을 강화할 수 있는 선출 방식을 논의해 볼 생각입니다.
 
-최근 코로나19 여파로 많은 호찌민 한인들이 어려움에 처해 있다. 관련 계획이 있다면.

지난 15대 한인회는 베트남 정부와 협상을 통해 모든 교민들에게 백신 접종을 추진해 교민 대부분이 1차뿐 아니라 2차 접종까지 완료했습니다. 또 코로나19 사태로 생활고로 힘든 교민들을 위해 지속적으로 구호 물품을 전달했고 갑작스럽게 격리 중인 교민들을 위해 각 지역에 분포된 격리소를 찾아다니며 우리 교민들에게 구호물품을 전달했습니다.

지난해 코로나19 봉쇄가 장기간 이어지면서 많은 한인 소상공인들이 어려운 상황에 처했습니다. 힘들어하시는 분들의 이야기를 주변에서 너무 많이 듣고 있습니다. 저 역시 식당을 운영해 왔고 그 절절한 어려움들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소상공인들의 터전인 상권 회복을 위해 발 벗고 뛰어보려 합니다. 어떤 방식의 지원이 가장 효과적인지 고민하고 있으며 몇 가지 아이디어를 갖고 있습니다. 비단 소상공인뿐 아니라 코로나19로 인해 취약계층으로 전락한 교민분들을 지속적으로 지원하는 한인회가 될 것입니다. 특히 다양한 재기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부분에 있어서 한국 정부나 한국의 각 지자체 도움이 절실한 상황입니다.
 
-한인회가 제대로 활동하려면 재정적인 부분도 중요하다. 이를 위한 방안이 있다면.

라이선스 부분도 해결해야 하고 세부적인 계획이 필요하지만 한인회 차원에서 직접 수익사업을 진행해 볼 계획입니다. 베트남에서도 한류 바람이 거세지만 부족한 면이 많습니다. 그래서 한인회가 직접 나서 한국의 K-문화, 체육사업 등을 베트남에 유치해 수익을 내려고 합니다. 또한 현지에서 국내 지자체들이 각자 움직이고 있는데, 한인회가 접근성이 좋은 장소에 지자체 공동 홍보매장을 열어 지자체 사업에 도움을 주고, 수익도 창출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다만 교민들이 하시는 업종과 겹치지 않는 선에서 수익사업을 해야 하는데 구체적인 내용은 좀 더 시간을 갖고 신중하게 고민하겠습니다.
 
-올해 한·베 수교 30주년에 맞춰 다양한 의견들이 개진되고 있다. 이에 대한 회장의 의견은.

2022년은 한·베 수교 3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2022년은 무엇보다 우리나라 국격에 맞는 성대하고 다양한 행사가 수도 하노이뿐만  아니라 베트남 전역에서 진행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물론 코로나 사태가 어느 정도 진정되어 예전의 일상으로 돌아간다는 전제가 필요합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이곳 호찌민에도 적지 않은 교민들이 귀국했습니다. 이제 이곳에 남아 있는 교민분들은 지금까지 어려움을 극복하고 어떻게든 다시 일어서고자 하는 분들이 대부분이라 생각됩니다. 남아있는 우리 교민들의 사기진작을 위해서라도 다양하고 멋진 행사들이 펼쳐지길 바랍니다. 우리 정부에서도 한·베 수교 30주년을 기념하는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는 데 망설이거나 주저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신임회장으로서 향후 계획과 목표는.

지난해 7월 이곳 베트남에서 부친상을 겪고 회장 출마를 생각했습니다. 교민들이 어려운 일이 있을 때 가장 먼저 한인회를 찾고 한인회에서 도움을 줄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러한 시스템을 한인회에 정착하여 어려움을 겪는 교민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한인회를 만들고 싶습니다. 저의 공약사항에도 있듯이 24시간 한인회 콜센터를 만들어 어려움에 처한 한인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입니다.

보건의료 부문도 신경 쓰겠습니다. 어르신들의 가장 큰 고민은 건강입니다. 작은 병에만 걸려도 한국에 가야 하는 불편한 상황을 조금이라도 덜어 드리기 위해 현지 병원들과 협력해 65세 이상 어르신들에게 연 1회 무료 건강검진도 제공할 생각입니다. 또 한인 집중 거주지역에서 지역 자치 방범대도 발족시켜 한인 가족들의 안전도 지켜드리고자 합니다. 교민과 한·베 가족을 위한 다양한 문화,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 생각도 갖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임기 동안 한인회의 기본적인 인프라를 만드는 것에 주안점을 두려고 합니다. 그동안 정비되지 못한 한인회의 기본조직과 정관 그리고 회원관리 등 아직 완비되지 않은 업무 인프라를 마련하는 데 총력을 기울일 생각입니다.

저 역시 임기 3년을 통해 한인회 발전을 위한 징검다리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같은 기본 인프라가 다 마련된다면 다음에 어느 누가 회장직을 수행하더라도 큰 힘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지난 1월 4일 베트남 호찌민 한인회관 1층 회의실에서 호찌민한인회장 이·취임식이 열렸다. 왼쪽에서 6번째가 손인선 제16대 회장. [사진=호찌민한인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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