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퇴임 앞둔 文, 이번 설도 편히 못 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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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철 기자
입력 2022-01-3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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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미크론 대확산에 양산행 포기…방역 솔선수범 차원

문재인 대통령이 설 연휴를 앞둔 1월 28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 소회의실에서 코로나19 방역·의료 상황을 점검한 뒤 노고를 격려하기 위해 현장 의료진과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임기 마지막으로 청와대에서 보내는 설 연휴에 고향인 경남 양산에 내려가지 않는다. 이로써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 양산에 가지 못하게 됐다.
 
최근 확산 중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때문이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29일 0시 기준으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만7542명 늘어 누적 81만1122명이라고 밝혔다. 신규 확진자 수는 역대 최다였던 전날 1만6095명(당초 1만6096명으로 발표했다가 정정)에서 하루 사이에 1447명 늘었다.
 
문 대통령은 국민들에게 이동과 만남 자제를 당부한 만큼 솔선수범 차원에서 청와대 관저에 머물기로 했다. 문 대통령의 임기가 100일도 남지 않았다는 점에서 퇴임 후의 모습에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문 대통령 임기 4년간 설 연휴 모습은
 
문 대통령의 설 연휴 계획은 31일로 예정된 명절 인사 영상 공개만 공지돼 있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지난 27일 춘추관 브리핑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애초 올해 설 명절에 양산으로 귀성 예정이었으나 계획을 취소했다”면서 “문 대통령은 설 연휴 기간 관저에 머물며 오미크론 상황 대응에 집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문 대통령은) 작년 설, 지난 추석, 부모님의 기일에도 업무에 집중하기 위해 휴가를 사용하지 못했다”면서 “이번 설 명절에는 꼭 그렇게 되기를 바랐으나 오미크론의 폭증에 대한 염려, 이에 대한 대응 상황의 점검 등 때문에 다시 설 명절 휴가 계획을 취소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오미크론에 대한 경각심을 키우기 위해 문 대통령 역시 연일 관련 메시지를 내놓고 있다.
 
문 대통령은 임기 첫 해인 2018년에는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있던 만큼 강원도를 찾았으며 2019년과 2020년에는 각각 사저가 있는 양산과 청와대 관저를 오갔다.
 
2019년에는 설 연휴를 하루 앞두고 서울 관악구 일대를 찾아 도시락 배달 활동을 했다.
 
2020년 설 역시 연휴 시작 전날 서울시 서초구 소재 농수산물유통센터를 찾아 김정숙 여사와 함께 직접 설 상품을 구입하는 등 설 장바구니 물가를 체감했다.
 
설날 하루 전에는 라디오 방송에 ‘깜짝 출연’해 고향길에 오른 국민들에게 설 귀성 인사를 전했다. 문 대통령은 당일 자신의 생일(1월 24일)을 맞아 노래 ‘너의 의미’를 신청하며 ‘셀프 생일 선물’을 했다. 이후 양산에서 정은경 당시 질병관리본부장(현 질병관리청장) 등과 통화하며 감염 상황을 보고받았다.
 
2021년 설 연휴에는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상인들을 격려하기 위해 인천 남동구의 소래포구 전통어시장을 방문했다. 다음날에는 축구선수 지소연, 배우 류준열 등 국민 8명과 영상 통화를 하며 덕담을 전했다.
 
◆퇴임 후 준비하는 文…양산 사저 곧 완공
 
문 대통령은 이번 설 연휴에 양산에 갔다면 완공을 앞둔 양산 사저를 찾았을 것으로 보인다.
 
승효상 이로재 대표가 문 대통령이 퇴임 후 생활하게 될 경남 양산시 하북면 평산마을 사저를 설계한 것으로 알려졌다. 승 대표가 설계한 문 대통령 퇴임 후 사저는 3월 말∼4월 초 준공될 예정이다.

경남 양산시 하북면 평산마을에 위치한 문 대통령의 사저는 현재 외관 공사가 거의 마무리된 상태이며, 전기 배선 등 내부 공사와 마감 작업 등만 남겨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1952년 부산 피란민촌에서 태어난 승 대표는 문 대통령과 경남고 동기로 인연을 맺은 뒤 ‘50년 지기’로 지내왔다.

그는 이후 서울대 건축학과를 졸업한 뒤 1989년 현재 대표로 있는 이로재를 설립했으며, 2010년에는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봉하마을 묘역을 설계·건축하기도 했다.

2011년에는 광주비엔날레 총감독을 지냈고 이듬해인 2012년 문 대통령이 대선에 처음 도전했을 때에는 선거 캠프 ‘멘토단’에 합류했다. 승 대표는 2017년 대선 때에도 문 대통령 캠프 공약기획위원회에서 일했다.

이후 승 대표는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대통령직속 국가건축정책위원회 제5기 위원장을 맡아 일했다. 이 기간 승 대표는 ‘광화문시대 준비위원회’와 함께 문 대통령이 내걸었던 ‘대통령 집무실 광화문 이전’ 공약을 검토했었다.
 
문 대통령의 경남 양산시 하북면 지산리 평산마을 사저는 산과 가까운 곳에 마련됐다. 이른바 ‘영남의 알프스’라 불리는 영축산 끝자락이자 세계문화유산인 통도사와 가까워 산책과 등산을 즐기기 좋다고 알려졌다.
 
차량은 지난해 광주형 일자리로 생산된 현대자동차의 경형 SUV 차량인 캐스퍼를 이용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온라인으로 진행된 사전예약을 통해 차량을 직접 구매했다.
 
문 대통령은 퇴임 후 매월 1400만원가량의 연금을 받게 된다. ‘전직 대통령 예우에 관한 법률’(대통령예우법)에 따라 ‘지급 당시 대통령 보수 연액’의 95%가 지급된다.
 
문 대통령의 올해 연봉은 2억3822만원이다. 이에 따른 문 대통령 연간 연금액은 약 1억6000만원이 될 전망이다.
 
◆역대 대통령, 각종 의혹에 퇴임 후 불행 반복
 
지난 1987년 직선제 도입 이후 집권했던 전직 대통령 6명은 모두 청와대를 떠나기 전에 각종 의혹에 휩싸였다. 어느 대통령도 ‘권력형 게이트’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노태우 전 대통령은 집권 4년 차인 1991년에 ‘수서지구 택지 특혜 분양 사건’이 터졌다. 검찰 수사 결과 정태수 한보그룹 회장이 청와대 관계자, 국회의원, 건설부 공무원들에게 뇌물을 건넨 사실이 드러났다. 이에 노 대통령은 같은 해 2월 사과 담화문을 발표하며 고개를 숙였다.
 
김영삼(YS) 전 대통령은 권력형 비리 중에서 방산 비리로 내리막길을 걸었다. 여기에 차남인 현철씨의 한보그룹 대출 의혹까지 터졌다. 정부는 통신감청용 정찰기 도입 사업인 ‘백두사업’을 진행했는데 가장 비싼 가격을 제시한 미국의 E-시스템사가 최종사업자로 선정됐다.
 
김대중(DJ) 전 대통령은 아들 문제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김홍일·김홍업·김홍걸 등이 줄줄이 각종 의혹에 휩싸였다. 이른바 ‘홍삼 트리오 게이트’라는 신조어가 탄생할 정도였다. 장남 홍일씨는 안상태 전 나라종금 사장으로부터 인사청탁 대가로 돈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았고, 차남 홍업씨는 이용호 게이트 수사 과정에 특가법상 알선수재, 조세포탈 등으로 구속됐다. 막내 아들인 김홍걸 의원(현재 무소속)은 미국 유학 중에 알게 된 최규선씨로부터 3억원을 수수한 혐의로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자녀 비리는 없었지만 집권 3년 차인 2005년 러시아 유전 개발, 행담도 개발 등이 불거지면서 휘청거렸다. 2006년에는 사행성 게임 ‘바다이야기’ 사건에 정권 실세들이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2007년에는 변양균 청와대 정책실장과 신정아 전 동국대 교수가 연루된 ‘신정아 게이트’가 불거졌다. 노 전 대통령은 대연정을 시작으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이라크 파병 등 각종 현안과 관련해 집권여당에 분열이 생기며 분당사태까지 일어났다.
 
이명박(MB) 전 대통령 때에는 다시 측근·친인척 비리가 기승을 부렸고, 결국 수감됐다. 이 전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전 의원은 ‘만사형(兄)통’이라는 신조어를 낳으며 보좌관의 저축은행 뇌물 수수에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2012년 이상득 전 의원이 구속되는 과정에서 당내 ‘정풍운동’이 불면서 당내 갈등이 최고조에 달했다.
 
박근혜 정부는 집권 4년 차 중반 미르·K스포츠재단 의혹부터 촉발된 ‘최순실 게이트’로 헌정 사상 초유의 탄핵이라는 파국을 맞으며 ‘영어(囹圄)의 몸’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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