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액주주 반대 극심靑청원 1만명 넘겨
  • 업계 "철강업 의존도 줄이기 위한 포석"
상장 철강사가 소액주주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연이어 물적분할을 통한 지주사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철강업계 일각에서는 향후 '탄소 절벽'을 우려해 선제적으로 비철강산업에 대한 투자를 늘리려는 행보라는 분석이 나온다.

24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연말연초 상장 철강사의 물적분할 소식에 소액주주의 반대가 거세다. 올해 들어 물적분할을 금지해달라는 내용으로 마감하거나 진행 중인 청와대 국민청원은 총 6건이다. 해당 청원에 찬성한 전체 청원인은 지난 23일 기준 1만6명에 달한다. 경제 부문 국민청원이 청원인 1000명을 넘기는 경우가 많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뚜렷하게 확인할 수 있는 반대기류다.

포스코는 지난달 물적분할을 통한 지주사 체제 전환을 공식화했으며, 오는 28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안건을 통과시키겠다는 방침이다. 세아그룹의 세아베스틸도 지난 20일 지주사 체제 전환을 위해 물적분할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두 상장 철강사는 규모와 우호 지분 등에서 다소 상황의 차이가 있으나 소액주주의 반대가 극심한 상황에서 이를 정면 돌파하겠다는 포부다.

다만 상장 철강사의 지주사 전환은 여타 산업권 상장사의 물적분할과 상당한 차이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은 신규 출범하는 자회사를 통해 자본을 조달하겠다는 뚜렷한 목표를 갖고 물적분할을 단행했다.

반면 포스코와 세아베스틸은 물적분할을 통해 자본을 조달하겠다는 의도를 찾아보기 어렵다. 오히려 상장 철강사는 지주사 체제 전환을 통해 비철강 신규 산업에 투자를 늘리겠다는 명분을 내걸고 물적분할을 추진하고 있다.

이 같은 행보에 대해 철강업계에서는 향후 업황 악화가 예고된 철강사업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물적분할을 추진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는 철강산업이 몇 년 후 탄소 절벽을 맞이할 수밖에 없는 상황과 연관이 깊다. 현재 정부가 발표한 2050년 탄소중립 시나리오에 따르면 국내 산업권이 2050년 배출할 수 있는 온실가스 규모는 불과 5110만톤(t)에 그친다.
 

[사진=탄소중립위원회, 포스코]

이는 지난 2018년 기준 국내 산업권에서 온실가스 배출량이 가장 많은 기업인 포스코의 배출량인 7312만t보다 적다는 점이다. 즉 2050년에는 수백 곳이 넘는 산업권 사업장 전부가 2018년 포스코의 70% 수준으로 탄소 배출량을 제한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 같은 극단적인 목표가 제시된 탓에 탄소 배출이 많은 기업은 획기적인 신기술에 회사의 사활을 걸고 있는 상태다. 가장 많은 탄소를 배출하는 기업으로 지목된 포스코도 '수소환원제철'이라는 신기술을 개발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포부다.

문제는 천문학적인 비용 투자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김학동 포스코 부회장은 지난해 수소환원제철의 기술 개발과 설비 전환에 향후 몇 년 동안 총 30조~40조원의 비용을 투자하겠다고 말했다. 한국철강협회는 철강사 전체가 수소환원제철로의 설비 전환과 기술 적용에 109조원의 비용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했다.

천문학적인 비용을 투자하더라도 획기적인 신기술 개발이 성공하리라 장담할 수 없다. 자칫 기술 개발에 실패한다면 감산밖에 방법이 없다. 실제 철강업계는 신기술 변수가 없다면 포스코가 2030년부터 매년 단계적으로 생산량을 낮춰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를 포함해 글로벌 주요국에 탄소 감축 정책이 실시되는 상황"이라며 "단순히 이전 수준으로 생산량을 유지하기 위해서 수십조를 투자해야 할 주력산업만 믿고 있을 그룹은 어디에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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