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 맞서 '똘똘한 앱' 하나로... 전략 바꾸는 은행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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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지 기자
입력 2022-01-24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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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그래픽팀]

시중은행들이 기능별로 따로 운영하던 여러 애플리케이션(앱)을 하나로 통합하는 '원 앱' 경쟁을 벌이고 있다. 각 금융지주 회장과 은행장들은 신년사나 상반기 경영전략회의에서 '종합금융 플랫폼'을 중점 과제로 내세우고 있다. 금융당국이 은행권 앱 규제를 완화하겠다고 약속하면서 은행권이 토스·카카오뱅크와 같은 빅테크에 맞설 '슈퍼앱' 경쟁을 벌이기 시작했다.  

24일 은행권에 따르면 BNK부산은행은 2016년 롯데그룹과 손잡고 운영해온 서브 앱 '썸뱅크'를 내달 28일 접는다. 부산은행은 썸뱅크에서 호응을 얻었던 생활 밀착형 서비스를 모바일뱅킹 앱으로 옮겨 원 앱으로 플랫폼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지난 10일엔 모바일뱅킹 앱에 문화·공연 서비스가 이전됐고, 내달 25일부터는 환전·외환 송금 서비스, 28일에는 QR 결제, 개인·기업 제로페이, 제로페이 모바일 상품권 선물하기 기능 등을 순차적으로 옮긴다. BNK금융그룹은 비은행 계열사와 협업을 통해 금융 서비스 범위도 넓혔다. 지난달부터 부산은행 앱에서 BNK캐피탈 개인사업자 대출을 한번에 조회할 수 있도록 통합 대출 서비스를 시행한 게 대표적인 사례다.

파편화된 앱 기능을 한곳으로 모아 플랫폼화하는 전략은 다른 금융사들도 적극 채택하고 있다. KB는 국민은행, KB국민카드, KB저축은행, KB캐피탈 등을 한번에 볼 수 있는 '금리 비교 플랫폼'을 구상 중이다. KB국민은행은 앞서 기존 스타뱅킹 앱을 대대적으로 개편하기도 했다. 지난해 연말만 해도 18개에 달하던 앱에 분산된 금융 관련 기능을 'KB스타뱅킹' 한 곳에 모았다. 기존 앱을 모두 중단한 건 아니지만 웬만한 기능은 KB스타뱅킹 앱 안에서도 동시에 이용가능하도록 편의를 높였다. 

이재근 국민은행장은 스타뱅킹 앱을 빅테크와 견줄 수준으로 끌어 올리겠다는 계획이다. 올해 초 취임한 이 행장은 신년사에서 "차별화된 고객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KB스타뱅킹 등 KB의 플랫폼을 금융뿐만 아니라 고객의 일상 생활을 아우르는 '슈퍼 앱'으로 진화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이미 2018년부터 '원 앱' 전략을 내세워 6개 금융 앱을 '쏠(SOL)' 하나로 통합해 모바일 뱅킹 이용자 수가 수직 상승하는 효과를 봤다. NH농협은행은 7개로 분산됐던 앱을 3개로 통합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하나은행과 우리은행도 '하나원큐'와 '우리WON뱅킹' 등 주요 앱 하나로 다양한 기능을 이용할 수 있게 개편을 거듭해왔다.

은행들이 원앱 전략을 펼치는 이유는 빅테크로 이탈하는 사용자를 붙잡기 위해서다. 그동안 은행들은 적게는 10개, 많게는 20개 이상의 금융서비스 관련 앱을 제공해 오히려 이용자들의 불편을 초래했다. 

그러나 토스는 지난해 플랫폼 앱에 토스뱅크·토스증권을 넣은 슈퍼 앱 전략으로 돌풍을 일으켰다. 슈퍼 앱 덕분에 지난해 토스는 국내 뱅킹서비스 앱 사용자 수(MAU) 1위를 거머쥐었다. 

모바일 빅데이터 플랫폼 아이지에이웍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토스의 사용자 수는 1397만4762명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2위 카카오뱅크(1317만154명) △3위 KB스타뱅킹(1036만2569명) △4위 신한 쏠(948만8829명) △5위 NH스마트뱅킹(884만3456명) 순을 기록했다. 신한 쏠과 NH스마트뱅킹은 1000만 고지를 넘기지 못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마이데이터 사업이 본격화하면서 원앱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면서 "
각종 금융사에 흩어져 있던 개인의 데이터를 한데 모아 빅데이터로 활용하는 제도인 만큼 각 계열사 기능도 함께 제공돼야 시너지가 더 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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