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조원 베팅한 MS, 블리자드 품은 배경은…메타버스 '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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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정 기자
입력 2022-01-20 0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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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 당국 승인 여부 변수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 [사진=마이크로소프트]

마이크로소프트(MS)가 미국 최대 게임사인 '액티비전 블리자드'를 687억 달러(약 82조원)에 품기로 하며 향후 사업 방향에 관심이 쏠린다. 거액을 들여 인수에 나선 만큼 미래 산업으로 꼽히는 메타버스 영역을 선점하기 위한 승부수를 던진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인수합병 마무리를 위해선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의 반독점법 관련 조사를 통과해야하는 만큼 회사의 규제 돌파가 큰 관건으로 남았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MS는 2023회계연도(2024년 3월)까지 블리자드를 인수한다. 인수 금액은 원화로 약 82조원 규모며, IT업계 최대 액수다. 앞서 2016년 델이 670억 달러(약 79조8700억원)를 들여 데이터 스토리지 기업 EMC를 인수한 사례가 최고 기록이었다. 이번 인수 건은 MS 역사상 최대 M&A 금액이기도 하다. MS는 지난 2016년 구인·구직 소셜 서비스 링크트인을 262억 달러(약 31조원)에 인수 완료한 바 있다.

블리자드는 MS의 게임 관련 자회사인 'MS 게이밍' 산하에 포함될 예정이다. 이번 인수가 마무리되면 MS는 게임업계 매출 3위에 오르게 된다.

 

[표=김효곤 기자]

앞서 MS는 메타버스 사업 확장 의지를 분명히 밝혔다. 사티아 나델라 MS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8일 홈페이지 게시글에서 블리자드 인수를 발표하면서 "게임은 모든 플랫폼에 걸쳐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 가장 역동적이고 흥미로운 분야"라며 "메타버스 플랫폼 발전에 핵심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존에 보유한 샌드박스 게임인 '마인크래프트'에 더해 블리자드의 디아블로 등 지식재산권(IP)도 추가되면서 메타버스 콘텐츠 다양화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증강현실(VR) 헤드셋 기기인 '홀로렌즈'를 통해 블리자드 게임을 제공할지 여부도 사용자들의 큰 관심사다. 향후 메타(전 페이스북), 애플, 구글 등 VR 기기를 제작하는 업체들과 경쟁 구도도 주목된다.

MS는 이미 인수한 엑스박스 플랫폼에서 구독형 게임 서비스인 '게임패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번 인수로 블리자드 사용자까지 흡수하게 돼 구독자 수 확대도 가능해진다. 지난 2017년 시작한 게임패스는 이달 기준 가입자 수 2500만명을 돌파하며 세계 최대 구독형 게임 서비스로 성장했다. 국내에선 SKT와 마이크로소프트가 협력해 관련 서비스를 전개하고 있다.

MS는 게임 전체를 유료로 구매하거나 일부를 인앱결제하는 기존 사업 방식에서 월정액을 내고 모든 콘텐츠에 접근하는 구독형 서비스에 주력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디아블로 IP를 비롯해 미국 게임 판매량 1위를 기록한 콜오브듀티 IP가 이러한 구독형 서비스 가입자 수 확대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인수로 그간 비디오 게임시장에서 소니와 닌텐도, 모바일 게임시장에서 텐센트에 뒤처진 경쟁력을 끌어올려 시장 주도권까지 확보할 수 있을 거란 기대다.

다만 FTC의 반독점법 관련 조사는 넘어야 할 산이다. 특히 최근 FTC가 불법 인수합병을 강력하게 제재하고 나섰기 때문. 반독점법은 빅테크 기업의 문어발식 확장을 막기 위해 마련된 규제다. 앞서 왓츠앱을 인수한 메타도 지난 2019년 FTC의 조사를 받기도 했다.

지난 18일 FTC는 기업 간 불법 합병을 막는 가이드라인을 개정한다고 발표했다. 대규모 인수합병 사례를 더욱 까다롭게 조사하겠다는 의지다. 이번 MS와 블리자드 인수합병 성사에도 영향을 미칠지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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