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대선이다] "더는 미운오리 아냐"...770만 코인개미 유혹한 李·尹 'MZ 표심 잡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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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은 기자
입력 2022-01-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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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선공약 숨은 1인치 ⑫가상자산>

  • 이재명 "민주당 정부, 가상자산 부정"

  • 과세기준 5000만원 상향엔 "더 고민"

  • 尹 "수익 5000만원까지 양도세 면제"

  • 과세 시점엔 "선 정비 후 과세" 주장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9일 '770만 코인개미' 유혹에 나섰다. 두 후보는 이날 가상자산 관련 공약을 동시에 발표했다.

우선 이 후보는 가상자산 투자를 죄악시한 현 정부 기조에 대해 사과한 뒤 가상자산 법제화 등 4대 정책공약을 제시했다. 윤 후보 역시 가상자산 시장 규제가 불합리하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과 가상자산 소득 과세기준 상향 카드를 꺼내 들었다. 

거대 양당 대선 후보가 가상자산 공약을 고리로 차기 대선 캐스팅보트(결정적 투표자)인 MZ세대(1980~2000년대 출생) 표심을 정조준한 셈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9일 서울 강남구 업비트라운지에서 열린 가상자산 거래소 현장 간담회를 마친 뒤 가상자산 정책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사과한 李 "민주당 정부, 가상자산 부정"

이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강남구 미림타워에서 오세진 코빗·이석우 두나무·차명훈 코인원·허백영 빗썸 대표가 모두 참석한 가운데 열린 가상자산 거래소 현장간담회에 참석, 현 정부와 달리 청년층의 가상자산 시장 투자를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확고히 했다.

이 후보는 1894년 동학농민운동 당시 벌어진 우금치 전투를 거론, "2000여명에 불과한 일본군과 관군에게 2만7000명이 넘는 동학혁명군이 전멸당했다"며 패배 원인으로 '기술 격차'를 지목했다. 그러면서 "국제 경쟁에서 우리가 탈락하지 않고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는 가상자산 시장에 적극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나아가 "우리 민주당 정부에서 가상자산 시장의 ICO(가상화폐 공개)와 발행을 원천적으로 금지하고 마치 없는 것처럼 부정하려고 해서 가상자산 시장 발전이 지체된 점은 문제가 있었다"며 사과했다.

그러면서 이 후보는 △가상자산 법제화 △ICO 허용 검토 △증권형 가상자산 발행 및 공개(STO) 검토 △디지털자산 생태계 구축 지원 방안 등 4대 정책공약을 제시했다. 가상자산 법제화와 관련해서는 객관적 상장 기준을 마련하고 공시제도를 투명화하는 한편, 불공정거래 행위를 감시하고 정보격차를 해소하는 보호 규정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이 후보는 '가상자산 투자수익 과세 기준(250만원)이 주식시장(5000만원)과 비교해 형평성 문제가 있다'는 지적에 "저는 '현재의 250만원은 과하다, 면세점을 올려야 한다'는 주장은 이미 했다"면서도 "5000만원까지 주식시장(기준)과 똑같이 해야 하는지는 조금 더 고민해야 한다"고 답했다. 가상자산 소득 과세기준 상향에 대해서는 공감하면서도 기준을 못 박는 데엔 신중한 태도을 보인 셈이다.

이밖에도 이 후보는 MZ세대 표심 확보를 위해 공모주 청약 배정물량 가운데 5%를 청년에 선(先) 배정하는 내용의 공약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관투자자 배정물량을 청년 배정물량으로 돌려 청년층의 자산증식 기회 증대를 돕는다는 구상이다. 대상은 청년기본법상 청년층에 해당하는 만 19~34세 개인이 유력하다. 앞서 이 후보는 지난해 11월 한국거래소 간담회에서 이 같은 구상을 내비친 바 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가상자산 개미투자자 안심투자 정책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尹 "수익 5000만원까지 양도세 면제"

윤 후보도 질세라 같은 시각 여의도 당사에서 '가상자산 개미투자자 안심투자' 정책공약을 발표하고 코인개미 구애에 나섰다. 윤 후보는 우선 가상자산 투자 수익에 대해 5000만원까지 양도소득세를 면제하겠다고 공약했다. 신중한 태도를 보였던 이 후보와 달리 과세 기준을 주식과 동일하게 맞추겠다는 얘기다.

정부가 내년 1월로 유예한 가상자산 소득 과세 시점에 대해서도 윤 후보는 '선 정비, 후(後) 과세' 입장을 밝혔다. 그는 "많은 투자자가 믿고 거래할 제도적 여건을 만들어두면 정부가 소득 등을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며 "그러면 세법의 일반 원칙이 적용될 수 있지만 지금 단계는 곤란하다"고 밝혔다. 가상자산 투자 환경을 개선한 뒤 과세하겠다는 뜻이다. 이 경우 과세 시점이 내년 1월보다 더 늦어질 가능성이 점쳐진다.

이와 함께 윤 후보는 △투자자 보호를 위한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 및 디지털산업진흥청(가칭) 설립 △ICO 허용 및 거래소발행(IEO) 방식 도입 △대체불가능토큰(NFT) 거래 활성화를 통한 신개념 디지털자산시장 육성도 약속했다.

윤 후보는 "과거에 검찰에 몸담고 있을 때만 해도 가상자산에 대해 '불법적인 것 아니냐, 사기 아니냐' 이런 식이었다"면서 "(이제는) 거래가 이뤄지는 현실을 존중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어차피 인정할 것이면 왕성하게 거래될 수 있도록 정부가 제대로 된 시장을 만들어주고 시장 거래 규칙을 만들어줌으로써 지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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