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국마케팅의 성공?'...베트남 빈패스트, 지난해 자국서 신차 판매 1위 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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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노이(베트남)=김태언 특파원
입력 2022-01-22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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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 엑센트 제치고 빈패스트 '파딜' 가장 많이 팔려

  • 빈패스트에 빈그룹 역량 총동원...올해부턴 전기차에 집중

  • "누적적자 2년 안에 해소될 것...빈패스트 차별화 전략 강조"

"요즘 빈패스트(VinFast)는 업계의 무서운 아이로 통합니다."

베트남 자동차 업계 관계자의 전언이다. 베트남 빈그룹의 완성차 제조 계열사인 빈패스트가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최근 빈패스트는 높은 판매량을 앞세우며 현대, 기아, 도요타 등 베트남에서 오랫동안 아성을 쌓은 유수의 자동차 메이커들을 바짝 뒤쫓고 있는 모습이다. 

VN익스프레스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빈패스트의 소형 세단인 파딜(Fadil)은 2021년 베트남 전체 자동차 판매 집계에서 판매량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빈패스트 차량 출시 3년 만에 거둔 쾌거다.

파딜은 지난해 총 2만4128대가 팔려 단일 차종으로는 가장 많이 팔렸다. 파딜의 가장 강력한 경쟁자였던 현대 엑센트는 2020년에 1위를 기록했지만 2021년에는 1만956대만 팔려 2위로 내려앉았다. 코로나19 여파로 대부분의 차종 판매량이 줄어든 가운데 파딜만이 지난해보다 6112대나 더 팔리면서 독보적 성장세를 나타낸 것이다.

브랜드 부문에서도 빈패스트는 지난해 3만5723대를 팔아 현대-탄콩(7만518대), 도요타(6만7533대), 기아(4만5532대)에 이어 4위에 랭크됐다. 1위 현대와는 격차가 아직 2배 이상 벌어지지만 2019년 첫 시장 진입 이후 벌써 10계단 이상이나 수직 상승했다.

베트남 자동차전문매체 오토프로(AUTO PRO)는 “경기 여파로 축소된 지난해 자동차 부문에서 승자는 단연 빈패스트라고 말할 수 있다”며 “파딜이 경쟁 차종에 비해 특별한 기술적 우위를 점한 것은 아니지만 빈패스트가 종합 마케팅 전략을 사용해 계속해서 시장에 파고들고 있다”고 짚었다.

지난 1월 8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2022 CES(국제전자제품박람회)'에서 빈패스트가 새로운 전기차 모델들을 공개하고 있다. [사진=VN익스프레스 영문판 갈무리]
 

◆빈패스트에 담긴 애국 의미 강조··· 빈컴몰 무료주차 등 7가지 핵심 혜택도 제공
빈패스트 출시 3년. 빈패스트는 부품 확보, 기술 격차 등 여러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시장에 안착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관련 업계에서는 빈패스트의 강점은 무엇보다 빈그룹의 역량을 총동원해 마케팅에 적극 활용한 애국 마케팅을 꼽는다. 

빈패스트는 신차 출고 전부터 애국 마케팅을 전면에 내세웠다. 빈패스트는 자사의 모든 차들은 베트남의 정체성을 지님과 동시에 베트남 국민에 의해, 베트남 국민을 위해 만들어진다는 캐치프레이즈를 전면에 내걸었다. 

한 업계 전문가는 “이는 자국 자동차 브랜드가 즐비한 선진국 국민들은 절대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라며 “이제 '빈패스트=베트남 자동차'라는 등식이 베트남에서 자리 잡고 있다. 빈패스트는 단지 빈그룹의 이윤 창출 수단으로 그치는 게 아니라 베트남 국민들에게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새로운 자신감을 심어줬다”고 말했다.

앞서 빈패스트는 공식 출시에 맞춰 다른 베트남 자동차회사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던 디자인 공개투표를 실시한 바 있다. 현재 출시된 빈패스트의 럭스 모델 2종 역시 4명의 디자이너가 제시한 20개 모델 중 베트남 국민 6만2000명이 투표에 참여해 직접 선정한 것이다.

빈패스트라는 이름 또한 Việt Nam(Vietnam·베트남), P(F)hong cách(Stylish·스타일), An toàn(Safety·안전), Sáng tạo(Creativeness·창조), Tiên phong(Pioneer·개척)이라는 의미가 응축돼 있다. 풀어보자면 베트남의 스타일이자 안전, 창의성, 개척을 의미한다. 이는 베트남 금성홍기에 담긴 5가지 의미에서 착안했다. 빈패스트는 그 이름만으로도 베트남인들의 애국심을 자극하기에 안성맞춤이다.
 

빈패스트 파딜(Fadil) [사진=베트남 오토프로(Auto Pro) 웹사이트 갈무리]

여기에 빈펄(Vinpearl), 빈컴(Vincom), 빈홈즈(Vinhomes) 등 빈그룹 소속 다른 계열사의 빈패스트를 향한 전폭적인 지원도 판매율을 뒷받침하고 있다. 빈패스트는 자사의 자동차 소유자에게 빈그룹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혜택을 내세우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빈패스트 구매자는 △빈그룹 계열 부지 내 주차 6시간 무료 제공 △차량 10년 보증 △평생 예비 부품 공급 △63개 성·시 전역 AS 지원 △모바일 서비스수리·유지보수 △연중무휴 365일 견인 제공 △중고차 가격 보장 등 총 7가지 혜택을 제공받는다.

특히 빈그룹이 빈패스트에 제공하는 시내 무료 주차 서비스는 독보적인 혜택이라는 지적이다. 차주 입장에서는 최대 수백만 동의 주차비를 절감할 수 있다. 빈그룹의 빈컴몰, 빈홈스, 빈펄리조트 등은 시내 도처와 휴양지 곳곳에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빈그룹은 이러한 혜택을 2022년 말까지 모든 고객을 대상으로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최근 빈패스트는 올해부터 가솔린 차량 생산을 중단하고 전기차 양산에 집중하겠다고 선언했다. 빈패스트는 새로운 전기차 시리즈인 ‘VF’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세단 등 총 5개 모델을 출시한다고 밝혔다. 빈패스트가 베트남에서 첫 전기차량을 생산·출고하는 시기는 올 11월로 예정돼 있다. 업계에서는 엔진, 전장 등 핵심 부품을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는 빈패스트로서는 오히려 전기차 시장 진출이 기존 업체보다 더 자유로울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러한 상승세에 힘입어 팜녓브엉(Phạm Nhật Vượng) 빈그룹 회장은 최근 언론 인터뷰를 통해 우려하는 빈패스트의 누적 적자가 2년 안에 해결될 수 있다고도 내다봤다. 이어 파딜의 성공적인 안착처럼 빈패스트의 전기차도 베트남 국민차 대열에 입성시키는 것이 목표라며 빈패스트만의 차별화된 전략과 노하우로 시장점유율을 계속 높여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팜녓브엉 빈그룹 회장 [사진=베트남통신사(TTX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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