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 전술 펼치는 北..."한·미 도발 제어 수단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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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원 기자
입력 2022-01-18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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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북한이 연초부터 탄도미사일의 종류를 바꿔가며 무력 도발을 이어가는 가운데, 수십년간 반복해 온 '벼랑 끝 전술'이 되풀이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연초부터 이어지는 북한의 도발은 ‘강대강 선대선’ 원칙하에서 미국의 대북제재에 맞대응하면서도 미사일 주권은 결코 포기하지 않겠다는 메시지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17일 발사한 단거리 탄도미사일과 관련해 "전술유도탄 검수사격시험"이라고 밝혔다. 추정 발사체는 '북한판 에이태킴스'(KN-24)인 것으로 파악됐다.

조선중앙통신은 18일 "국방과학원과 제2경제위원회를 비롯한 해당 기관의 계획에 따라 17일 전술유도탄 검수사격시험이 진행됐다"며 "검수사격시험은 생산·장비(배치)되고 있는 전술유도탄들을 선택적으로 검열하고 무기체계의 정확성을 검증하기 위한 데 목적을 두고 진행됐다"고 밝혔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이날 시험발사 현장에 참관하지 않았다.

통신은 "우리나라 서부지구에서 발사된 2발의 전술유도탄은 조선 동해상의 섬 목표를 정밀타격했다"면서 "국방과학원은 생산되는 이 무기체계의 정확성과 안전성, 운용 효과성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통신이 공개한 사진을 보면 '서부지구에서 발사한 전술유도탄'은 '북한판 에이테킴스'로 불리는 단거리 지대지미사일 KN-24로 파악된다. 북한의 KN-24 발사는 이번이 네 번째로, 2020년 3월 21일 이후 1년 10개월 만이다. 생산된 장비 중 무작위로 골라 실사격을 했을 때 품질 검사를 통과했다는 의미로, 북한은 KN-24 생산 수량을 늘릴 것으로 보인다.

특히 KN-24가 요격이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현재 한·미 요격망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북한판 에이태킴스는 일반 탄도미사일처럼 포물선 형태로 비행하고, 최고 고도가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2개의 발사관을 탑재한 무한궤도형 또는 차량형 이동식 발사대(TEL)에서 발사되며, 터널과 나무숲 등에 숨어 있다가 개활지로 나와 2발을 연속 발사한 뒤 재빨리 은폐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14일 당시와 같은 표적을 다른 장소에서 다른 종류의 미사일로 명중시키는 시험발사를 진행한 것을 볼 때, 북한이 장소와 방식을 달리해 기습적으로 목표를 타격하는 훈련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 평양에서 발사하면 충남 계룡대의 육해공군본부를 직접 타격할 수 있는 사거리(400㎞ 안팎)이며 정점 고도가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최저 요격고도(50㎞)보다 낮아 대응이 쉽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끝난 뒤인 3월 북한이 고강도 도발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특히 3월 한국에서 대선이 실시되고 11월 미국에 중간선거가 치러지면서 북한도 정치적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군사 도발 시기를 조율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북한이 코로나19로 인한 심각한 경제난을 겪고 있어 '벼랑 끝 전술'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북한은 지난 2017년 9월 마지막 핵실험을 실시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은 사실상 사전에 자신들의 계획을 투명하게 다 공개해놓고, 이 계획에 따라 순차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며 "문제는 이를 뻔히 알고서도 한·미가 북한의 도발을 제어할 수 있는 실효적 수단이 없고, 북한이 요구하는 대화와 협상의 선제조건들을 충족시키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앞으로 상당 기간 ‘악순환의 악순환’이 지속될 전망"이라며 "보다 근본적이고 본질적인 해법 찾기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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