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려 깨고 두 자릿수 공급 '40년 모기지'…민간 출시는 '머뭇'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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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종호 기자
입력 2022-01-1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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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2021년 7월 40년 초장기 모기지 상품을 도입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초장기 모기지는  금리 인상기에 대비해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됐다. 청년, 신혼부부 등의 원리금 상환 부담을 완화해주자는 취지였다. 이 같은 인식이 구체화된 것은 2020년 12월 9일 ‘제31차 금융리스크 대응반 회의’였다. 이날 회의를 주재한 도규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40년 이상 초장기 모기지(주택담보대출)의 단계적 도입방안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약 반년 뒤인 2021년 6월 정부는 ‘40년 초장기 모기지’가 담긴 ‘서민·실수요자 내집 마련 지원 및 무주택 청년의 금융 부담 완화 방안’을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40년 초장기 모기지의 탄생 배경과 출시 전후로 나왔던 전망, 출시 후 지금까지 성과 및 향후 정책 과제를 알아본다. 

◆지난해 7월 40년 초장기 모기지상품 출시

당시 금융위는 서민·실수요자의 내집마련을 돕는 보금자리론 등 정책모기지와 전세대출 보증상품의 요건이 확대·개선된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보금자리론 등 정책모기지에 40년 초장기 모기지상품을 출시하고, 보금자리론의 세대당 한도는 3억6000만원까지 확대했다. 

보금자리론은 집값 6억원과 소득 7000만원 이하 가구에 제공되는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로 연간 17만 가구가 이용하는 상품이다.

주택금융공사의 전세대출보증은 실수요자가 더 저렴한 금리로 전세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보증을 지원하는 상품으로 연간 72만 가구에 제공되고 있다.

금융위는 만 39세 이하 청년과 결혼 7년 이내의 신혼부부는 앞으로 40년 만기 고정금리인 보금자리론·적격대출을 이용할 수 있게 했다.

현재 소득이 많지 않은 청년가구는 만기를 연장함으로써 매월 원리금 상환부담을 축소하고 주거안정을 누릴 수 있다고 금융위는 전했다. 

40년 모기지는 만기 내내 고정금리로 제공돼 금리상승위험을 피할 수 있다. 3년 이후부터는 목돈이 생기면 중도상환 수수료 없이 원금을 상환할 수도 있다.
 

초장기 모기지 도입 전 생애주기 등을 고려해 일부에서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출시 전 실효성에 의문 제기 

하지만 일각에서는 40년 초장기 모기지 출시를 두고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늦어지는 취업 연령을 고려할 때 40년 동안 수입이 있어야 상환이 가능하다”며 “하지만 60대에 정년을 마치는 경우가 많아 계속 경제 활동을 할 수 있게 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취업포털 인크루트는 자체 조사 결과 2018년 기준 대졸 신입사원 평균 나이가 30.9세로 나타났다. 반면 평균 은퇴연령은 49.3세로 나타났다. 통계청의 '2021년 5월 고령층 부가조사 결과'에 따르면, 취업 경험이 있는 55~64세까지 고령층 인구가 가장 오래된 일을 그만둔 평균 연령은 49.3세였다. 현재 근로자의 법적 정년은 60세다.

이 같은 이유를 들어 일부에서는 출시 직전까지도 40년 초장기 모기지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우려가 지속됐다. 
 

초장기 모기지는 출시 4개월 동안 판매 비중을 늘려가며 시장에 안착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초장기 모기지 안착…민간은 출시 ‘머뭇’

우려와 기대 속에 출시된 초장기 모기지는 출시 4개월 만에 7배 넘게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주택금융공사 2021년 경영혁신사례 평가보고서에 따르면 만기 40년 초장기 주담대가 출시 4개월 만인 11월 공급 비중(건수 기준)이 16.8%를 기록했다. 

40년 만기 주담대가 출시된 7월 비중은 2.3%였으나 부동산 가격 상승에 따라 초장기 모기지에 대한 수요가 늘며 14.5%p 증가했다. 

40년 만기 상품의 비중이 확대되면서 그동안 80%에 육박했던 30년 만기 주담대의 비중은 11월 기준 66.0%까지 감소했다. 7월 30년 만기 주담대의 비중은 77.8%였다. 

정부는 초장기 모기지의 민간 출시를 검토한다는 입장이지만 아직까지 시중은행은 직접 출시에 소극적인 모습이다.

이에 대해 한 금융권 관계자는 ”시중은행의 경우 초저금리 상품을 40년이라는 기간 동안 가져가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여기서 오는 리스크 등을 은행이 모두 가져가야 하기 때문에 출시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초장기 모기지는 상환기간이 늘어날수록 상환 초기에 납입하는 월 상환액이 원금상환보다 이자상환이 많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초장기 모기지 이용 시 주의할 점은?
 
김영도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40년 만기 모기지 상품 도입과 향후 정책과제'라는 보고서를 통해 “우선 월 납입부담은 줄어들 수 있지만, 상환기간이 길어질수록 총상환금에서 차지하는 총이자상환액의 규모는 커진다”고 분석했다.
 
또 “일반적으로 상환기간이 늘어날수록 상환 초기에 납입하는 월 상환액은 원금상환보다 이자상환 부분이 많아진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초장기 모기지 상품을 제공하는 기관의 입장에서는 중장기적 위험관리에 만전을 기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 초장기 고정금리 상품을 제공하는 것은 미래에 발생할 수 있는 금리변동 위험을 제공기관이 떠안아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이는 민간은행이 초장기 모기지 상품 출시에 소극적인 이유와 같다.
 
김 연구위원은 “취급기관 입장에서는 금리변동에 따른 위험 관리에 최선을 다할 필요가 있다”면서 “주택금융 소비자의 생애주기 재무관리가 가능하도록 추가적인 상품구조 개발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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